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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수 늘어나도록 기업 생태계 구축해야 - 오정근
2013-02-04
대기업 수 늘어나도록 기업 생태계 구축해야 경제가 성장해 경제 규모가 커지면 중소기업은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은 대기업으로 성장해 그 수가 증가하는 것이 순리다. 그런데 한국은 정반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중소기업 수는 더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고 중견기업 수도 증가하고 있는 반면 대기업 수는 줄어들고 있다. 종업원 규모별 제조업체 수를 보면 10~299인을 고용하고 있는 중소기업 수는 1986년 4만743개에서 2009년 5만4460개로 늘었다. 그러나 300인 이상 대기업은 1986년 1255개에서 2009년에는 650개로 절반 정도 줄었다. 경제 규모가 커지고 있는데도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가. 첫째는 대기업은 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곳이 대부분이고 따라서 임금도 높게 지급해야 하는데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만큼 경쟁력이 충분치 않아서 성장하지 못하거나 퇴출되기 일쑤다. 둘째는 피터팬 증후군이다. 중소기업에 주어지는 160여가지가 넘는 금융 세제 등 각종 지원과 보호의 혜택을 계속 받기 위해 중소기업으로 남거나 커가는 기업을 분할해 중소기업 지위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다. 셋째, 대기업이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는 기업 생태계가 열악한 경우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대기업을 규제하는 법령만도 34개에 달한다. 부속 시행령은 84개나 된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하는 규제자유도 순위에서 한국은 2009년 98위, 2010년 108위, 2011년 117위로 거의 최하위권에서 연속 하락하고 있다. 결국 경쟁력이 충분치 못하거나 대기업이 되면 규제가 급증하는 등 대기업의 성장 생태계가 열악하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경제가 역동적으로 성장해 가려면 경제의 핵심인 기업이 창업해 성장→구조조정→퇴출→재창업하는 순환구조가 원활해야 한다. 성숙한 기업 생태계란 양질의 창업이 많고 역량을 갖춘 기업이 성장할 경로가 존재하며 수익모델을 잃은 한계기업이 원활하게 퇴출되고 다시 재창업하는 시스템을 갖춘 생태계다. 한국은 지난 10년 동안 기업 투자 증가율이 1%대를 지속할 정도로 기업 생태계가 열악한 실정이다. 창업 생태계는 거의 붕괴 수준이고 성장 생태계도 대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로 열악하기 그지없다. 어떻게 투자 증가율을 회복할 것인가. 건강하고 혁신적인 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길밖에 없다. 첫째, 창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우선 기술 개발을 위한 산학관 협력체계를 내실화해야 한다. 개발된 기술이 창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엔젤투자자, 벤처캐피털, 장외주식시장 등이 발전해야 함은 물론이다. 둘째, 기업이 어느 정도 자리 잡으면 지속적인 기술 연구개발, 사업 확장을 위한 금융 세제 지원, 시장 확보,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다. 중소기업 지원 한시제 도입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일정 기간 동안만 지원해 주고 그 후에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에 대해서만 다시 일정 기간 지원해 줌으로써 기업의 성장 동기를 고취해 열심히 노력해 성장하는 기업에 더욱 도움을 주는 방안이다. 셋째, 원활한 기업 구조조정을 통해 어려움에 처한 기업이 회생할 수 있도록 ‘기업구조조정촉진법’ 연장,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통합도산법)’ 보완, 노동 유연성 제고, 인수합병(M&A) 시장 활성화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기업 생태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가정신의 복원이다. 기업가정신이 지금처럼 위축되고 기업가가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환경에서 10년째 1%대를 지속하고 있는 기업 투자를 회생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정치권 정책당국은 물론 국민 모두가 인식하는 일이 시급하다. 오정근 (고려대 교수·아시아금융학회장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매일경제 2013. 2. 4 경제칼럼 <원문>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3&no=87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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