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醫藥 리베이트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 - 김용하
2013-01-29
醫藥 리베이트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 새해 벽두부터 의약품(醫藥品) 리베이트 사건이 연거푸 터지고 있다. 지난 10일 동아제약의 전·현직 임직원이 구매 대행 업체를 끼고 전국 1000여 병원에 48억 원대의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적발된 데 이어, 27일에는 CJ제일제당이 266명 의사에게 43억 원어치의 리베이트를 시행한 것이 경찰에 적발됐다. 소비자시민모임과 환자단체연합회는 동아제약과 녹십자·대웅제약 등 유명 제약사 6곳 상대로 의약품 리베이트 환급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발표하는 등 리베이트 논란이 가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의약품 리베이트는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지만 이번에 적발된 리베이트 사건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감사원이 지난해 발표한 ‘건강보험 약제 관리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청, 공정거래위원회, 검찰 등은 2007~2011년 무려 1조1418억 원에 이르는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사와 도매상을 적발했다. 또 공정위는 2007년 11월 제약사 리베이트 관련 조사 결과에서 국내 제약사의 판매관리비 비율은 매출액의 35%로 판매수익의 약 20%가 리베이트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했으며, 이 경우 소비자의 손해액은 연간 약 2조180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리베이트가 불가피한 거래 관행이라는 인식을 없애고 분명히 범죄라는 점을 명확히하기 위해 정부가 일벌백계(一罰百戒)하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2010년부터 리베이트 제공자뿐 아니라 받는 쪽도 처벌하는 쌍벌제를 시행한 이후 리베이트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지만 여전히 음성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공권력이 기강을 잡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2011~2012년 간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검찰이 면허 자격정지 등 처벌해 달라고 보건복지부에 통보한 의사는 3000명이 넘지만 이 중 자격정지를 당한 의사는 200명도 되지 않는다. 이웃 일본도 리베이트가 사회 문제가 되자 1990년대 초 관련 병원 의사 구속, 의사면허 취소, 실명과 얼굴 언론 공개 등 극단적인 조치로 오랜 악습(惡習)을 바로잡았다. 리베이트 관행을 감시·감독하는 보건복지부와 공정거래위 등 관련 기관 사이에 공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서는 제재 강화 외에도 리베이트가 일어나는 보건의료산업의 환경을 건전하게 바꾸는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 국내 제약산업은 약 500개 기업이 20조 원 안팎에 불과한 좁은 국내 시장을 두고 경쟁하고 있고, 오리지널 신약으로 세계 시장을 주무르는 다국적 제약회사와는 달리 국내 제약사는 제너릭이라고 불리는 복제약으로 판촉 경쟁에 치중하다 보니 현재와 같은 리베이트가 판치게 되는 것이다. 최근 몇 차례 이뤄진 약값 인하로 인한 제약사의 매출 타격과 리베이트 혐의 적발을 통한 과징금 부과에 따른 피해 규모가 비슷해 리베이트를 제공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의약업계 주변의 말이나, 건강보험 수가가 너무 낮아 진료 수입만 가지고는 병원 운영을 할 수 없다는 의료계의 주장도 경청할 필요가 있다. 보건복지부는 혁신형 제약기업에 대한 지원 예산 책정, 정부 연구·개발(R&D) 사업 참여권과 정책자금 융자 혜택 등 제약산업의 선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리베이트 관행을 막는 유인책으로는 역부족이다. 더욱이 이들 지원도 대부분 대형 제약사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어 중소 제약사의 도태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거래의 투명화도 좋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대부분의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유사하게 다국적 제약기업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업계 일각의 경고도 있다. 보다 적극적인 제약산업 진흥과 의료시장 개혁안이 병행돼야 의약품 리베이트 문제가 근원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문화일보 2013. 1. 29 포럼 <원문>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301290107313719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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