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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값 급등 방치땐 위기 온다 - 오정근
2013-01-14
경제민주화보다 위기 극복이 우선 원화가치 절상 폭이 가파르다. 지난 11일 원ㆍ달러 환율은 1056.10원으로 지난해 6월 5일(1181.80원)에 비해 원화가 11.9% 절상되고 원ㆍ엔 환율은 1186.36원으로 1200원 선이 붕괴되면서 지난해 6월 4일(1509.91원)에 비해 원화가 27.3% 절상됐다. 올해에도 원화는 연평균 기준으로 달러에 대해 8% 정도, 엔화에 대해 20% 내외 추가 절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지난해 고점 대비 달러에 대해 20% 내외, 엔화에 대해 47% 내외 절상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미국과 일본의 무제한 양적 완화조치다. 무제한 양적 완화로 풀린 돈이 신용도 좋고 자본 유출입 규제가 없는 한국 시장에 밀려들어오면서 원화가치가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투자자들은 통화가치 강세 예상 국가에 투자해 환차익을 노린다. 금리 차이까지 있다면 금상첨화다. 자본 유출입 규제가 없다면 더욱 좋다. 그런 시장이 바로 한국인 것이다. 그리고 통화가치 고평가가 어느 정도 진행됐다고 판단되면 환차손을 보지 않기 위해 일거에 빠져나가면서 외화유동성 경색을 초래한다. 이들에게 한국은 언제나 현금자동인출기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은 이렇게 출렁이는 환율에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원ㆍ달러 환율도 중요하지만 한국과 일본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품목이 많아 원ㆍ엔 환율이 중요한 변수다. 원화는 엔화에 대해 1997년 외환위기 전인 1995년 4월~1997년 2월 30% 절상됐다. 또한 2008년 외화유동성 위기 전인 2004년 1월~2007년 7월 47% 절상됐다. 그 결과 1995년 80억달러였던 경상수지 적자가 1996년 230억달러로 확대되면서 외환보유액이 고갈돼 외환위기를 초래했다. 2008년 위기 때도 비슷한 경로를 답습했다. 2004년부터 시작된 원고로 2004년 323억달러였던 경상수지 흑자가 2005년 186억달러, 2006년 141억달러로 줄어들었다. 급기야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2008년 1~3분기 중에는 33억달러 적자로 돌아선 가운데 위기를 당한 미국 금융회사들이 투자자금을 일시에 회수하자 부족해진 외화유동성을 한ㆍ미 통화스왑으로 가까스로 모면했다. 두 번의 위기를 겪은 한국은 얼마나 교훈을 배웠을까. 안타깝게도 다시 유사한 과정을 따라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미 지난해 원화는 엔화에 대해 고점 대비 27% 절상된 후 금년에도 20% 내외 추가 절상이 전망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의 절상 폭이 단기간에 일어날 전망이다. 그 충격이 시차를 두고 금년 상반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다. 이 정도면 금년도 예상되는 경상수지 흑자를 거의 대부분 소진하고 성장률도 1%포인트 이상 추가 하락시킬 수 있는 수준이다. 당장 일자리 6만~7만개가 날아가고 자영업자들의 가계부채 상환 여력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민생정부를 표방하고 있는 새 정부는 첫해부터 엄청난 시련에 봉착할 전망이다. 하반기에 급격한 외화유출로 외화유동성 관리를 염려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급격한 자본 유입에 따른 원화가치 절상을 막는 데는 △금리 인하로 내외금리차에 따른 투자유인 축소 △과도한 자본 유입 규제 △외환시장 개입 등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지난 11일 한국은행의 금리 동결조치는 가파른 원화 절상을 고려할 때 일부 논란의 소지가 없지 않다. 2011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자본이동관리원칙 등 국제적인 공감대를 토대로 전향적인 자본 유입 규제와 확장적 통화정책을 적극 검토해야 할 때다. 하반기에 예상되는 위기에 대한 만반의 준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매일경제 2013. 1. 13 - 테마진단 <원문>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3&no=29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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