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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本리스크의 본질 제대로 이해해야 - 안재욱
2013-01-10
日本리스크의 본질 제대로 이해해야 경기침체 수렁에 빠진 일본 경제를 구출하려는 아베 신조 정부의 거침없는 행보로 한국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아베 총리는 취임 전부터 ‘윤전기를 돌려 무제한으로 돈을 찍어 내겠다’는 공언과 함께 최근 경기부양을 위해 10조 엔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함은 물론, 제조업에 1조 엔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런 일본의 공격적 조치는 주요 시장에서 일본 기업과 경쟁하는 한국의 수출 기업들에 큰 위협이다. 일본의 무제한 양적완화는 엔화 가치를 하락시키고 원화 가치를 상승시키기 때문에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은 떨어질 것이다. 가격 경쟁력 약화는 수출 감소로 이어져 경제 성장을 둔화시킬 것이다. 그렇다고 수출을 늘리기 위해 일본의 양적완화에 동조해 우리도 양적완화로 원화 가치 상승을 막으려는 조치는 매우 위험하다. 원화 가치 상승을 막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엔화를 사들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원화의 공급이 급증해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겪는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양적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엔화 가치가 계속 하락한다면 우리는 엄청난 손실을 볼 수 있다. 양적완화로 인한 엔화 약세는 일시적으로 일본 기업에 유리할 수 있지만, 장기침체에 빠진 일본 경기는 양적완화로는 살아나기 어렵다. 일본이 20년 동안 장기침체에 빠지게 된 근원은 바로 통화 팽창정책에 있다. 일본은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엔고에 따른 수출 부분의 타격을 상쇄하기 위해 저금리 정책을 통한 내수 진작정책을 폈다. 저금리 정책으로 많은 돈이 풀려 나갔고 부동산과 주식시장에 거품이 형성됐다.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과열과 인플레이션을 치유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자 거품이 터지면서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재정 투입과 통화 공급을 늘리는 정책으로 대응했다. 금리를 제로까지 인하했고 파산에 직면한 좀비 기업들을 구제하기 위해 재정자금을 투입했다. 그러나 그러한 정책은 일본 경제의 구조조정을 막았다. 일본이 비효율적인 생산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20년 넘게 경제 불황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지 않고 무제한적으로 돈을 찍어내는 경우 엔화 가치가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환율이라는 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손해 보는 측도 있지만 이익 보는 측도 있다. 환율이 떨어져 원화 가치가 상승하면 수출 기업에는 손해지만 수입업자나 가계, 내수 관련 서비스업에는 이익이다. 만일 수출 진작을 위해 정부가 고환율 정책을 편다면 수입업자나 가계, 내수 관련 서비스업을 희생시켜 수출 기업에 혜택을 주는 소득 재분배가 일어날 것이다. 이는 구성원 간의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 초기에 수출 진작을 통해 경제성장률 높이기 위해 고환율 정책을 쓴 적이 있다. 그로 인해 수출 기업인 대기업들이 많은 혜택을 봤다. 그것이 반(反) 대기업 정서가 형성됐던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고 경제민주화 논란이 일어났던 하나의 배경이기도 하다. 따라서 수출 기업들은 정부에 환율 방어를 요구하지 말아야 한다. 환율 하락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를 품질과 서비스를 개선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대응 전략으로 극복해 나가야 한다. 그것이 정도(正道)다. 정부도 환율 방어를 위한 위험한 양적완화 정책보다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바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규제를 완화하고 법인세를 인하하며, 기업과 기업인을 존중하는 풍토를 만들어 기업과 기업가의 혁신을 유도해야 한다. 그리고 경제민주화라는 이름으로 가해지고 있는 대기업에 대한 규제들을 신중하게 재고해야 한다. 안재욱 (경희대 교수·경제학 / 바른사회 감사) 출처 - 문화일보 2013. 1. 9 포럼 <원문>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301090107393719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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