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사회시민회의

> 자료 > 바른사회 칼럼

	美 재정절벽의 ‘반쪽 해소’ 이후 과제 - 오정근
	2013-01-02
美 재정절벽의 ‘반쪽 해소’ 이후 과제 미국의 민주·공화 양당은 재정절벽 협상을 협상 시한 마지막 날인 지난 12월 31일 극적으로 타결하고 상원은 시한을 넘겨 1일 오전 2시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다. 아직 2~3일 중으로 예상되는, 공화당이 다수당인 하원의 표결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다. 주요 내용은 세입에서 연소득 40만 달러(부부 합산 45만 달러) 이상인 경우 소득세 최고 세율을 현행 35%에서 39.6%로, 500만 달러 이상의 상속세율을 35%에서 40%로, 사회보장급여세를 4.2%에서 6.2%로 각각 인상했다. 세출에서는 200만 명 장기실업자에 대한 실업수당 지급을 1년 연장하고 연간 1093억 달러에 달하는 정부 지출 자동삭감 조치를 2개월 유예한 후 2월 말에 재논의키로 했다. 이로써 연소득 40만 달러(부부 합산 45만 달러) 이하 계층에 대한 소득세 감면조치를 영구화하고 정부 지출 자동삭감 조치 일시유예로 약 6000억 달러의 재정긴축 효과를 방지하게 됐다. 민주·공화 양당 간의 쟁점은, 세입에서 소득세를 어느 정도 상위 계층부터 올린 것인가와 세출에서 지출을 어느 정도 감축할 것인가였다. 당초 민주당은 소득세 인상 대상을 연소득 20만 달러(부부 합산 25만 달러) 이상으로 주장하고, 공화당은 100만 달러 이상으로 주장하면서 과도한 의료보험 지출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가부채와 재정수지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급기야 2011년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100%를 넘어서고 재정적자 비율도 8.7%에 이르러 국가신용등급까지 강등당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주당은 부자 증세를 주장하는 반면 공화당은 지출 감축을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1년 의료보험 확대 법안을 도입한 데 이어 지난 대선에서도 추가 확대를 공약해 재선의 발판을 마련해 왔기 때문에 양당은 물러서기 힘든 일전을 벌이고 있다. 따라서 이번 재정절벽 협상 타결은 부자 증세만 타결하고 지출은 이미 지난 12월 말 한도에 도달한 국가부채한도 증액 협상과 함께 2월 말에 논의키로 함으로써 반쪽의 타결이 됐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투자와 소비 회복을 지연시킬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재정지출을 줄이면 경기가 위축되고 재정지출을 지속하면 이미 한계선을 넘어선 국가부채와 재정적자가 늘어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따라서 미국이 비록 2월 말 협상에서 재정절벽 문제를 돌파한다고 하더라도 위기 전과 같은 3% 수준의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2년 미국의 GDP가 15조7000억 달러로 전 세계 GDP 71조9000억 달러의 22%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위인 중국의 8조2000억 달러와 3위인 일본의 6조 달러에 비해 한참 앞서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로 휘청거리고는 있지만 아직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따라서 미국의 재정운용 제약으로 인한 성장 둔화는 전 세계에 주는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이번 타결로 미국경제가 0.5% 성장 수준으로 급락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다. 따라서 총수출 중 대미 수출이 10%를 차지하는 한국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재정지출 부문 협상이 남아 있고 이 부문 역시 공화당은 재정지출 삭감 없는 부채한도 증액은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따라서 미국경제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금융 면에서도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양적 완화정책으로 풀린 돈의 유입으로 원화 고평가가 지속돼 한국의 수출에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과도한 단기자금 유입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와 대책이 필요하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문화일보 2013. 1. 2 - 포럼 <원문>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301020107393719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