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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제도적으로 끊어라 - 이창원
2012-12-28
낙하산 제도적으로 끊어라 이제 임기가 두 달 정도 남은 이명박 정부는 집권 내내 낙하산인사 문제가 비판의 중심에 있어 왔다. 정부 탄생 기여에 대한 보은 차원에서 객관적인 자질이나 경력이 부족한 많은 인사가 공공기관 기관장, 사외이사, 감사 등의 직위에 임명됐다. ‘고소영 인사’ ‘서울시 라인’ 등의 비판에도 현 정부 내내 청와대 출신을 비롯한 측근 그룹이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민영화된 기업의 사외이사 고위직에 전방위로 배치됐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이명박 정부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노무현 정부 시기에도 ‘회전문 인사’, ‘코드인사’ 등이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최근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낙하산인사를 문제 삼으며 정치적 친분 관계보다는 전문성 위주로 인사를 선발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낙하산인사로 공공기관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것을 방지하고,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인사에 대한 원칙 없는 보은인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동일한 논리로 박 당선인은 인수위 구성에서도 전문성과 실무를 중시하겠다고 밝혔다. 박 당선인이 낙하산인사를 방지하겠다고 공언한 것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박 당선인의 공언이 선언 정도로 그치지 않고 낙하산인사를 근본적으로 뿌리 뽑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조치가 요구된다. 첫째, 공공기관 평가를 보다 엄격하게 적용해 책임성을 향상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일정 수준 이하의 경영평가를 받은 공공기관의 기관장이나 감사는 그 자리에서 물러나게 할 뿐만 아니라 일정 기간 공공부문을 비롯한 정부 직위에서 일하지 못하도록 제도화하고 법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둘째, 공공기관 기관장·사외이사·감사 선정 과정에서 철저한 인사검증 시스템을 가동하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약 1만6000명의 고위 공직자를 대상으로 엄격한 인사청문 시스템을 가동한다. 먼저 고위직 인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연방수사국(FBI)의 신원조회, 국세청의 세무조사, 공직자윤리위원회를 거치면서 개인의 직업, 교육, 가족사항, 경범죄 위반사항, 전과 등 200여개가 넘는 항목의 검증을 거친다. 특히 특정 최고위직은 인사에 앞서 대통령이 의회 상임위원장, 여야 지도자 등과 지속적인 협의를 거치기 때문에 논란이 될 여지는 거의 없다. 셋째, 공공기관 내부에서 역량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다. 공공기관 외부에서 그 기관의 기관장이나 감사로 배치되는 명분 중 하나는 외부 인사가 내부 직원보다 역량이 높다는 판단에 근거하는 경우가 많다. 공공기관 내부 임직원의 능력이 외부 인사보다 더 뛰어나다면 내부승진을 통해 기관장으로 임명하는 것이 논란의 가능성을 막아준다. 또 역량을 갖춘 내부 직원을 육성하는 것은 조직 구성원의 사기를 향상할 뿐만 아니라 이들 스스로 역량을 제고하는 노력을 유도한다는 면에서도 매우 긍정적이다. 마지막으로, 공공기관은 국민의 삶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는 공공의 자산이며, 집권한 정권의 전리품이 아니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낙하산인사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통령과 정권 실세의 의지가 중요하다. 차기 정부에서는 낙하산인사 논란이 사라져 전문성과 능력을 갖춘 인사가 공공기관에서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창원 (한성대 교수·행정학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세계일보 2012. 12. 27 시론 <원문>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2D&mid=sec&sid1=110&sid2=201&oid=022&aid=0002476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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