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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시대 기업의 책무 - 김용하
2012-12-27
경제민주화시대 기업의 책무 2012년 국민의 선택이 끝나고 정치적 불확실성은 제거됐다. 그렇지만 박근혜 차기 정부에 대한 기업의 심적 부담이 가볍지만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에 비해 강한 경제민주화 공약을 제시한 민주통합당은 집권했다 하더라도 국회의석 수가 과반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단독으로 반기업적인 법안을 통과시키기 어려웠겠지만 154석을 가지고 있는 새누리당은 마음만 먹으면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은 정치적인 압박 여부를 떠나 대한민국의 기업으로서 책임을 인식하고 스스로 변화의 바람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나라에서 대기업의 위상은 매우 특별하다. 오늘날 한강의 기적은 대기업의 공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고 지금도 한국 경제를 끌어가고 있는 기관차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국민은 대기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며 마침내 여야 불문하고 경제민주화 공약을 만들게 한 이유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경제민주화는 극심한 양극화 현상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내수부문에서 골목상권까지 위협하는 무분별한 대기업의 영역 확장, 중소기업에 대한 불공정한 관행, 일부 대기업 오너의 부도덕한 행태가 대기업의 큰 공(功)을 가리고 과(過)를 더 부각시키게 만들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렇지만 계속되는 경제침체 국면에서 한국 경제를 구할 수 있는 첨병은 역시 대기업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정부와 대기업이 반목하게 되면 한국 경제의 미래는 낙관할 수 없기 때문에 대기업 스스로가 국가적 책무를 수행해 나감으로써 대기업에 대한 국민 인식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국민이 1차적으로 대기업에 기대하는 것은 투자 확대와 수출 증진 그리고 일자리 창출이다. 기업을 중심으로 하는 총수요 진작이 필요하지만 일단 투자 확대부터가 경제민주화와 충돌할 수 있다. 경제민주화의 골자인 순환출자 금지 공약 등이 기업의 투자를 제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에 의한, 기업에 대한 신규투자가 발생하는 것은 경제성장의 잉여가 기업 내부에 그대로 축적되는 구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사안별로 기업 스스로 탐욕으로 비칠 수 있는 눈앞의 이익만 추구하는 행위를 자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오늘날과 같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현실에서는 단기적인 이윤 극대화보다는 장기적인 이윤 극대화 전략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역설적일 수 있지만 기업 스스로 100대 대기업 중심의 가칭 '경제민주화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자율적인 규제 노력을 가시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박근혜 차기 정부는 기업의 자율 규제 노력을 먼저 지켜본 다음 개입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을 연말 연초에 서둘러 처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파이낸셜뉴스 2012. 12. 26 논단 <원문>http://www.fnnews.com/view?ra=Sent1801m_View&corp=fnnews&arcid=201212260100227190012762&cDateYear= 2012&cDateMonth=12&cDateDay=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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