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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기다리는 메가톤급 통상 현안들 - 최원목
2012-12-26
새 정부 기다리는 메가톤급 통상 현안들 '박정희노믹스'를 상징하는 박근혜 후보가 사상 최다 득표로 대통령에 당선된 사실은 국민 대통합과 제2의 경제 발전을 바라는 시대의 열망을 반영한 것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열망이 반영되어야 할 분야가 대외 통상이다. 국가 이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메가톤급 통상 현안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최대 현안은 2014년 말에 반드시 우리가 이루어내야 할 쌀 시장 개방이다. WTO 체제에서 유일하게 시장 개방 유예 품목으로 인정된 쌀에 대한 20년간의 유예 기간이 2년 후 만료된다. 이제 쌀에 대한 관세율을 책정하고, 국내 쌀 농가의 피해 보상과 구조조정 규모도 결정해야 한다. 한·미 FTA의 투자자·국가중재조항(ISD)의 개정 협상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한·미 FTA의 ISD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제기되었고, 최근 론스타가 우리 정부를 상대로 ISD를 제기한 바도 있어 적절한 수준의 수정 또는 보완은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의 객관적인 분석을 기초로 다국적 기업들의 ISD 제도 남용 방지를 위한 추가적 장치를 고안하고 국내 사법 제도와 조화를 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중 FTA를 비롯한 동북아 FTA 체제 구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시대적 사명이다. 미국·EU와 이미 맺은 양자(兩者) FTA는 시장 개방과 양자 통상 현안의 제도적 해결을 위한 노력이다. 이에 비해 이제부터 맺을 FTA는 아시아 대통합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는 일이다. 한·중 FTA는 단순히 중국이라는 최대 시장을 얻는 일이 아니다. 북미와 유럽을 능가하는 최대 지역 공동체인 동북아 경제 공동체의 근간이 될 상품·서비스·투자·무역구제·원산지·지식재산권·환경협력 등 분야의 제도적 틀을 내놓는 일이다. 이것은 미국과 유럽에서 발전한 FTA 모델을 기초로 협상해왔던 그동안의 모습에서 탈피해 아시아형의 새 모델을 제시해야 함을 의미한다. 한·미 간의 민감한 갈등 요인을 관리하는 일도 난제다. 우리 측이 ISD 개정을 요구하면 미국 측은 쇠고기 시장 추가 자유화 요구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기업형수퍼마켓(SSM)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영업시간 제한이 미국계 SSM에는 적용되지 않도록 요구해올 가능성도 있다. 또 우리 쌀 시장 개방과 관련하여 미국산 쌀의 일정한 의무 수입량을 한국이 FTA 틀 속에서 보장하라고 요구해올지도 모른다. 이러한 민감한 통상 현안들이 다음 정권으로 넘어가는 형국이다. 얽히고설킨 이슈들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지 않도록 예방 통상 외교를 펼치는 일이 중요하다. 이명박 정부가 노무현 정부로부터 물려받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촛불 시위를 겪게 되고, 그로 인해 수많은 정책 어젠다가 표류한 전례를 박근혜 정부가 답습해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과 정부가 적극적으로 소통하여 국가 이익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새로 도입된 통상절차법에 따른 국회와 행정부의 합리적 게임 룰과 민간 자문 채널 속에서 합리적 토론을 통해 정책이 추진되고 평가되어야 한다. 한국같이 경제의 대외 무역 의존도가 높은 나라가 국제 통상 이슈를 국내 정치의 도구로 전락시키는 경우 상대국의 무역 보복으로 이어져 경제가 고스란히 그 대가를 치러야 하는 점도 우리가 새겨야 할 교훈이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조선닷컴 2012. 12.24 기고 <원문>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2D&mid=sec&sid1=110&sid2=201&oid=023&aid=0002472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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