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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公人의 자세 - 김재한
	2003-07-22
公人의 자세 동계올림픽의 유치 실패로 불거진 김운용 IOC부위원장의 책임론이 아직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다. 강원도민들은 김 부위원장의 공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에, 김 부위원장은 오히려 자신의 책임론을 제기한 인사들에게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회 동계 특위도 김 부위원장의 징계위 회부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특위 법적 마감일인 오는 31일에 특위를 속개하기로 했을 뿐이다. 한쪽 손을 들어주지 않고 적당히 얼버무리면 갈등이 해결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앞으로 불거질 더 큰 갈등의 싹을 키우는 것이다. 2014년 동계올림픽 국내신청도시의 결정을 둘러싼 대립을 조장하게 될 것이고, 국내유치경쟁에서 받은 상처가 국제경쟁에서 큰 약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IOC의 개최도시 결정에서 국내지지도라는 항목은 매우 중요한데, 한국의 특정 도시 유치신청을 다른 도시가 반대한다는 점은 유치에 치명적 약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현재 우리 사회의 갈등은 하나의 결론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 갈등대립구도로 자리잡는 경향이 있다. 이는 갈등해결의 방식이 너무나 임기응변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유치신청은 국내신청도시의 결정단계부터 어이가 없었다. 다른 도시의 반발이 있더라도 하나의 도시로 정했어야 하는 것을 정치적으로 타협하다 보니 강원과 전북의 공동신청이라는 결정을 내렸다.공동개최안은 거리 근접성이라는 IOC 기준에서 보면 바로 결격사유 그 자체이다. 여기서부터 김 부위원장의 책임론이 제기되었던 것이다. 국회 동계특위의 진행 역시 정치적이다. 한 쪽에서 무조건 공격하고 다른 한 쪽에서 무조건 방어하는 형태로 김 부위원장 문제가 논의되면 아무런 해결이 되지 않는다. 잘못이 있어도 아무런 제재가 없거나 반대로 잘못이 없어도 선동하여 희생양으로 만드는 것 모두를 피하기 위해서는 인물 중심과 패거리 중심의 결정보다 미래지향적 체제정비가 있어야 한다.동계올림픽 유치, 심지어 유치 신청 자체가 해당 지역에 특혜가 된다고 인식하는 것을 불식시켜야 한다. 유치 신청은 곧 무조건 이익이고, 신청 철회는 무조건 손해라는 인식을 없애야 한다. 악조건 속에서도 유치 신청을 하는 것이 지역 발전에 도움된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현행의 국가정책은 문제이다. 시혜성 성격보다 발전적 입장에서 국책사업 정책이 정비되어야 한다.특히 동계올림픽 유치 실패에 관련되어 불거진 또다른 현행 한국사회의 문제점은 공익(公益)에 대한 공인(公人)의 자세이다. 김 부위원장의 행위가 애국인지 매국인지 최종적으로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차제에 공익 우선의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많은 정치인, 경제인, 문화인들이 국가적 필요에 의해 국가예산과 각종 지원으로 육성되었는데, 그러한 인사들이 자신의 부와 권력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오히려 국가로부터 아무런 특혜를 받지 않고도 시장적 경쟁력을 확보한 인사들의 사회적 기여도가 더 높은 것 같다. 개인적인 소(小)를 위해 국가적인 대(大)를 희생하는 행위는 더 이상 용납되어서는 아니 된다. 인위적이고 개별적인 인물 중심의 정책 방향 대신에, 사익을 추구하더라도 자연스럽게 공익이 실천되는 체제가 조성되어야 한다. 金哉翰 (한림대 정치학 교수 / 시민회의 바른정치운동본부장) 출처 - 세계일보 2003. 7. 22 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