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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量的완화…원화切上 대비해야 - 양준모
2012-09-26
글로벌 量的완화…원화切上 대비해야 유럽의 재정위기 이후 국제 금융시장은 이제 통화전쟁으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9월 들어 일주일이 멀다하고 유럽과 미국, 그리고 일본이 잇달아 양적(量的)완화 조치를 발표하고 브라질·페루·터키는 물론 중국까지도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 초부터 정책금리 인하와 자금 공급을 주도했던 유럽중앙은행(ECB)은 9월6일에 만기가 1년에서 3년 정도 남은 유로권 국채를 유통시장에서 즉시 매입하는 정책을 선언함으로써 통화정책의 파급 경로를 강화하고 나섰다. 미국도 2014년까지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을 천명하면서 통화 공급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9월13일에는 단기 채권을 매각하면서 주택담보채권(MBS)을 매월 400억 달러씩 사들이고 장기채권의 보유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양적완화 조치를 발표했다. 일본은행도 9월19일에 자산매입 금액을 10조 엔 더 증액해 80조 엔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주요국 정책의 파급효과에 올바른 대응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주요국 정책의 파급 경로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현재 주요국들은 국채 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고, 일부 민간 위험자산을 인수함으로써 민간의 위험자산 투자를 유인하는 정책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MBS 매입을 통해서 신용공급 경로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주식 매입과 신흥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시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또한 주요국들이 유가 상승, 원자재 가격 상승, 농산물 가격 상승 및 세금 인상 등 물가 상승 요인을 인지하면서도 점진적이고 확고한 통화 팽창정책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것은 완만한 물가 상승을 용인하면서 주택 구입 및 민간투자를 활성화시키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지속적으로 해외 자금이 국내에 유입되고 한국의 통화 가치가 추세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원화절상(切上) 속도가 완만하고 급격한 자금 유입이 없기 때문에 통화전쟁에 대한 우려를 기우(杞憂)라고 폄훼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오히려 수출 환경과 금융시장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시간 계획에 따른 면밀한 통화·재정정책이 필요한 때다. 첫째, 2008년의 충격이 재발되지 않는 한 플라자 합의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합의와 같은 글로벌 공조는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각국의 정책으로 피해를 보지않기 위해선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 통화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다만, 민간소비 활성화를 위해 즉각적인 대응보다는 환율 변동폭과 해외 자금의 유입 규모를 살펴보고 중국의 대응을 확인한 후에 대응책을 실시하는 게 바람직하다. 특히 한국은 글로벌 충격에 취약한 만큼 자금 유입 추세가 반전될 경우의 대비책도 필요하다. 둘째, 향후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한 구조조정기금 확충과 함께 금융권의 자산 재구성을 위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공조 방안이 필요하다. 가계부채는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가계부채 문제를 신호로 국내에 유입된 자금이 급격히 유출되면 더 심각한 복합적 경제 충격이 발생한다. 따라서 가계부채 해결을 위한 정밀 타격 대책을 세워야 한다. 셋째, 지금 주요국은 1년 이상의 공표된 시간계획에 따라 정책을 펴고 있다. 민간의 신뢰와 기대를 이용하는 전략이다. 우리도 시장 신뢰를 바탕으로 국채의 만기 구조 변화, 금융기관의 자산 구성 변화 등 기존 통화정책의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파급 경로를 개발해야 한다. 시장은 이미 통화전쟁에 반응하고 있다. 부작용이 확대되지 않도록 시장과 소통하면서 급변하는 글로벌 금융환경에 전략적 정책 대응 방안을 수립하기 바란다. 양준모 (연세대 정경대 교수·경제학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문화일보 2012. 9. 26 포럼 <원문>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209260103393719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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