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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적합업종' 조화 이루려면 - 조동근
2011-11-18
'中企적합업종' 조화 이루려면 동반성장위원회는 지난 4일 2차로 25개 품목의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선정했다. 산업별로 대기업의 `일부 사업철수, 사업축소, 진입자제, 확장자제, 진입 및 확장자제`를 권고했다. 이 같은 조치들은 과거에는 개별 기업의 `경영 판단` 사항이었다. 과잉 투자라고 판단하면 사업을 축소할 것이고, 시장이 과포화(過飽和)됐다고 판단하면 확장자제 내지 진입자제를 선택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선정하기에 이르렀다. 상생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는 태생적 오류를 내포하고 있다. 업종 특성상 중소기업이 맡는 경우가 더 효율적이라면 `시장의 힘`에 의해 대기업은 자연스럽게 경쟁에서 밀려나게 된다. 최적자(最適者)인 중소기업이 퇴출될 수는 없다. 그럼에도 퇴출됐다면 중소기업에 적합하지 않은 업종에 종사했거나 업종은 적합했지만 기업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다른 한편으로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하는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경쟁할 기초체력을 쌓으려면 어느 정도의 보호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동반성장위원회는 중기 적합업종 카드를 들고 나온 것 같다. 적합업종제도는 2006년 참여정부에 의해 폐지된 `중소기업 고유업종제도`를 부활시킨 것이다. 정책 기조의 전환이 타당성을 가지려면 그 같은 변화를 가져오게 한 논거가 제시돼야 한다. 예컨대 고유업종제도를 폐지한 후 경제ㆍ사회상의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논거가 제시돼야 한다. 그렇지만 분명한 증거 제시는 없었다. 친서민, 공정사회, 동반성장이란 화두가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우리는 왜 이 화두가 등장하게 됐는지에 대해 사회적인 분위기를 공감해야 한다. 중소기업 영역으로 지나치게 영역을 확장했던 대기업들도 반성해야 한다. 대기업의 영토 확장은 결국 중소기업적합업종제도 `법제화`를 낳고 있다. `중소상인 적합업종 보호에 관한 특별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다. 작은 우려는 법제화될 경우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조항과 충돌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대기업에 투자한 외국 투자자들이 반시장ㆍ차별 정책이란 이유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는 방법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범위 설정이 중요하다. 중기 적합업종 선정은 말 그대로 `자율 협의`사항이다. 이에 따라 누구든지 중기적합업종으로 인정하는 업종은 논쟁할 필요가 없다. 특히 1, 2차 협의를 거쳐 확정한 25개 종목에 대해서도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뜨거운 논쟁의 대상이 되는 업종에 대한 것들이다. 앞으로 140개를 추가로 협의해야 한다. 합의가 도출될지 가히 걱정스럽다. 협의 기간이 너무 길 뿐만 아니라 의견이 좁혀지기 힘든 분야들이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은 보호한다고 경쟁력이 생기는것이 아니다. 중소기업을 겹겹이 보호할 것인지, 배려를 할 것인지, 산업정책과 배려 사이에 조화가 필요하다. 대상과 범위도 축소해 중기 대상 업종이 되는 영역을 신속하게 결정해서 논란을 잠재워야 한다. 이는 대ㆍ중소기업 간 갈등을 막는 일이기도 하다. 나아가 적합업종 기준 요건을 맞추기 위해 기업 조직을 기형적으로 변형시키는 문제점도 차단해야 한다. 업종별로 중소기업 보호막을 걷어내 치열한 경쟁에 노출시키는 게 중소기업을 돕는 것인지도 모른다. 좀비 중소기업이 구조조정되지 않은 채 잔존하고,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이동하지 않는 `과밀`의 문제점도 생각해봐야 한다. 천적이 없으면 새는 날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 바른사회 공동대표) 출처 - 매일경제 2011. 11. 18 기고 <원문>http://news.mk.co.kr/column/view.php?sc=30500001&cm=사설·칼럼메인&year=2011&no=746229&relatedcode=&wonNo=&s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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