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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 희망찾기', 백화점식 대책으론 안 된다 - 강석훈
2011-11-11
'2040 희망찾기', 백화점식 대책으론 안 된다 이명박 정부의 임기는 실질적으로 1년 남짓 남아 있다. 이제 국민은 이명박 정부를 어떻게 기억하고, 역사는 이명박 정부를 어떻게 기록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세상일이란 대부분 비대칭적이다. 명예를 쌓기는 어려워도 허무는 것은 쉽다. 신뢰를 얻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잃어버리는 것은 찰나의 순간이면 족하다. 그리고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처음 신뢰를 쌓을 때의 100배 노력을 해도 쉽지 않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무너졌음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하나의 증거이고, 지금 난무하는 각종 한·미 FTA 괴담도 결국 이명박 정부의 신뢰 상실이 가장 큰 원인이다. 그렇지 않고는 최고 전문가 수백명이 대한민국을 위해 수년간 힘을 합쳐 노력한 한·미 FTA가 만신창이가 되는 상황을 설명할 수 없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세대 간 사고와 행동의 격리 현상을 좌파와 우파, 보수와 진보의 틀에서 해석해서는 전체 모습을 보지 못한다. 세상 이치를 생각해보면 일하기 어려운 중·장년층은 복지를 원하고 일자리가 중요한 청년층은 성장을 원하는 게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는 성장과 복지 사이에서 세대 간 선호 현상이 뒤죽박죽되어 있다. 문제의 본질은 희망이 있음과 없음의 차이이다. 죽도록 찾아 헤매도 일자리가 없어서 미래 희망이 없고, 그나마 일자리가 있다 해도 경제 위기가 반복되면서 불안으로 뒤덮이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많은 사람이 바닥에는 목숨을 지켜줄 기본적인 그물조차 변변치않은 상태에서 공중 3회전 돌기 서커스를 하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는 2040세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한다고 분주하다. 그러나 신뢰가 무너진 정부가 짧은 시간에 급조해서 내놓은 백화점식 대책으로 거대한 물길을 되돌리기는 역부족이다. 한두 가지 정책으로 2040세대의 인기를 다시 찾아오겠다는 발상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문제들에 대한 통 큰 접근이 필요하다. 이명박 정부의 철학과 방식으로 국민의 머리로 이해되고 가슴으로 와 닿는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지금 복지만능주의의 프레임에서 한국을 구출할 새로운 프레임을 제시해야 한다. 어떤 시대, 어떤 역사도 국가가 모든 국민의 가난을 책임질 수는 없었다. 우리 국민과 젊은 세대도 복지 시스템을 완벽하게 갖추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믿지는 않을 것이다. 국민이 힘이 드니 세금을 많이 거두어 골고루 나누어 주겠다는 정책이야말로 게으른 정책 당국자들과 말로 먹고사는 정치인들이 책상 위에서 만드는 하수(下手)에 불과하다. 인구 고령화를 감안할 때 우리 경제에 남아있는 건강 수명은 10년도 채 안 된다. '희망 없음'이 '절망'으로 바뀔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희망 없음의 고통과 희망 있음에 대한 갈증은 복지만으로 해결될 수 없고, 성장만으로 치유될 수 없다. 한편으로는 미래 먹거리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미래 먹거리가 국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연결되는 다양하고 강력한 통로를 제시해야 한다. 그러면 이명박 정부는 '747'에서 시작하여 '중도실용'과 '공정'으로 방황했지만, 결국 새 희망을 제시한 정부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강석훈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조선일보 2011. 11. 11 시론 <원문>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11/10/201111100256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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