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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가 필요하다 - 이창원
2010-01-04
'고용노동부'가 필요하다 우리 국민이 '이명박 정부'로부터 가장 절실히 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 '세종시'나 '4대강 살리기'보다 사실 국민의 관심사는 바로 '일자리 창출'에 모아져 있다. 대학 도서관은 각종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족(公試族)이 점령한 지 오래고, 젊은이들은 "취업만 한다면 영혼이라도 팔겠다"는 이야기까지 한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100만 정도의 실업자에 취업 준비자, 구직 단념한 사람, 추가 취업 희망자, 비정규직 등을 모두 합하면 광의의 '고용 위기자'가 1000만명 정도나 된다는 통계를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지금 전 세계의 화두는 '고용'이다. '고용 없는 성장', '청년실업'의 문제는 이제 모든 국가의 문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선진국일수록, 선진국으로 갈수록 고용문제의 중요성은 커진다. 다시 말하면 고용문제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절대 선진국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고용문제의 해결 없이는 노동의 발전도 불가능하다. 고용과 노동은 수레의 두 바퀴와 같다. 이미 우리나라 노동부의 업무비중을 보면 고용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노동부 전체인력의 53%가 고용분야에 종사하고 있고, 사업수행 인력만 보면 60% 정도가 고용분야에 해당한다. 일반국민의 인식도 달라졌다. 최근 설문조사에서 '노동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일자리창출' 등 고용정책(33.1%)과 실업급여 등 고용서비스(16.4%)라는 것을 보면 소위 '고용'이라는 이슈가 노사관계 지도(25%)나 근로감독(10.8%) 등 전통적인 노동부 업무보다 훨씬 높은 것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선진국의 경우도 고용업무의 비중이 전통적인 노동업무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노사관계에 정부가 개입하는 경우는 많지 않으며, 근로감독 역시 산업안전보건 업무 위주로 실시하고 있다. 이에 반해 고용업무는 국가적 과제로서 우리나라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인력·조직·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아직 선진국에 비해 고용문제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이 미진한 상태이다. 이렇게 고용문제가 악화된 이유는 '수출주도 성장전략의 고용창출 견인력 약화' '학교교육과 기업의 인력수요와의 괴리' '눈높이 격차로 인한 중소기업 구인난' '출산·육아 부담에 따른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저조' 등 다양하다. 결국 고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산업·교육·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포괄적 접근이 필요한데, 고용의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접근하는 전 정부적 시스템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러한 측면에서 현재의 '노동부'를 조속히 '고용노동부'로 전환해야 한다. 부처의 명칭은 그 부처가 지향해야 할 최고의 가치를 나타낸다. '고용노동부'로의 변경은 단순한 명칭변경이 아니라 고용의 중요성에 대한 국가적인 인식을 나타내는 것이다. 노동부를 '고용노동부'로 전환한 후에는 '고용노동부'라는 명칭에 걸맞은 기능의 정비와 조직발전의 중장기 플랜을 마련하여야 한다. 인간의 라이프사이클은 아주 크게 나누어 보면 '학교교육-취업-은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사이클 중 우리 국민에게 '더 많은, 더 나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고용노동부'의 가장 주요한 임무다. 단순히 시간상으로만 가장 긴 것이 아니라, 학교교육과 은퇴의 중간단계로서 중요한 링크역할을 하는 '취업'을 위해, 조속히 '고용노동부'가 출범하여 '더 많은 일자리, 더 나은 일자리'를 활기차게 만들어 나가기 바란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조선일보 2010.12.31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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