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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예산안 심의의 3대 포인트 - 안종범
	2009-10-05
내년 예산안 심의의 3대 포인트 2010년 예산안이 1일 국회에 제출됐다. 올해 본예산과 비교해 2.5% 늘어난 291조8000억원 규모인데, 재정적자는 2.9% 그리고 국가채무는 36.9%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느 때처럼 이번 예산안이 긴축인지 팽창인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 4월 통과한 추경을 포함하면 올해 대비 3.3% 줄어든 예산이라서 지나치게 줄였다는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편 내년도 경상성장률이 약 6.6%라는 전망에 따르면 2.5% 증가는 긴축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예산 규모라는 총량을 놓고 벌이는 ‘긴축이냐 아니냐’의 공방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 예산 편성 당시 성장률 전망은 늘 낙관적으로 했고 또 당해 연도에 가서는 늘 추경을 편성했기 때문에 긴축으로 시작된 예산은 결과적으로는 실제 성장률보다 훨씬 늘어난 팽창으로 끝났던 것이다. 결국 재정수지가 당초보다 더욱 악화하고 국가채무는 더 늘어나는 결과가 해마다 되풀이됐던 것이다. 이제 내년 예산 심의부터는 달라져야 한다. 첫째, 재정 운용의 목표를 성장률 제고에서 고용률 향상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동안은 예산의 구성이 성장과 복지 중 어디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를 놓고 논란을 벌였지만, 이제는 국정 운영의 중심이 일자리 즉 고용률에 맞춰져야 한다. 고용의 경우 경기선행이 아니라 경기후행성일 가능성이 크므로 거시경제지표상 위기에서 벗어났다 하더라도 고용 측면에서는 2010년이 여전히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다. 즉, 내년에도 일자리를 더 만들고, 더 지키는 데 예산이 제 기능을 하도록 해야 한다. 얼마 전 발표된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다목적으로 짜인 데 이어 이번 예산안도 민생안정, 경제 활성화, 재정 건전성 회복 등 다목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목표를 ‘고용률 제고’로 단순 명료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 부문별 예산에 대한 중기계획을 세우고 그 아래서 2010년 예산이 짜여야 한다. 정부의 예산안은 부문별 중기재정계획의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재정수지와 국가채무 수준의 중기계획 제시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국가재정법에서 요구하고 있는 국가재정계획은 5년을 단위로 부문별 예산 운용의 방향과 계획을 짜고 이를 기초로 각연도 예산을 편성토록 하고 있다. 따라서 고용률의 목표치를 세운 뒤 이를 달성하기 위한 각연도 부문별 예산 규모의 수준을 책정하고 이를 기초로 2010년도 예산사업에 대한 심의가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위기 이후 불확실성이 여전히 우리 경제에 드리워져 있는 상황에서는 중기계획의 수립 아래 재정 운용을 하는 것이 대내외 여건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기에 유리하다. 셋째, 예산의 투입으로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철저히 가려내는 미시적 예산 편성 노력이 필요하다. 무조건 예산을 투입하면 국내총생산(GDP)이 늘어나고 일자리가 생긴다는 과거 ‘뉴딜식’ 바람은 이제는 통하지 않는다. 예산을 직접 투입하는 대신 시장에 혹은 기업에 유인 체계를 제공하거나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예산을 투입하더라도 민간부문의 경제활동이 더욱 활성화되는 ‘구인효과’가 큰 부문에 집중해야 한다. 고용 탄력성이 큰 부문에 예산과 자원이 집중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것이다. 내년 예산에도 일자리 관련 예산이 9조원 정도 포함돼 있다. 고용 창출, 고용 유지, 고용 촉진 그리고 교육 및 훈련에 배정된 예산이 올해 추경을 포함했을 때 12조원에 비하면 줄어들었다 하더라도 여전히 상당한 규모다. 이들 예산 사업 하나하나가 과연 투입된 예산 대비 효과, 즉 ‘비용효과성’이 어느 정도인지 철저하게 따지는 세밀한 심의 과정이 이번 국회에서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안종범 (성균관대 교수·경제학/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문화일보 2009.10.01 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