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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규제 완화 가속화해야 - 전삼현
2009-06-05
기업 규제 완화 가속화해야 정부는 최근 기업규제 중 145건을 한시적으로 유예하고, 135건은 폐지 또는 개선키로 하고 규제 개혁 작업에 나섰다. 지난 1분기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각각 4.4%, 22.1%씩 감소한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불가피한 조치로 보인다. 이미 오래 전부터 과도한 규제는 불필요한 기회비용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지난해에는 삼성경제연구소가 기업들이 부담하는 연간 규제 비용이 78조원에 이른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규제가 갖는 순기능이 있음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규제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큰 것만은 사실이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대기업 규제 완화를 통해 민간부문의 투자를 확대하고자 노력해 왔다. 특히, 오랜 기간 논란의 대상이 돼 온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은행 주식 소유제한 완화 등을 실현했다. 그리고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재정 지출을 대폭 늘렸다. 그러나 정부 출범 후 1년이 훨씬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실업자 100만명, 청년실업자 50만명을 웃도는 등 그 효과가 현실화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금융위기의 여파도 원인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과도한 규제가 민간부문에 대한 투자를 막는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번 규제개혁은 시중의 부동자금이 민간 분야의 자발적인 투자와 창업 등으로 이어져 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정책 실현 가능성과 실효성 확보다. 다행스럽게 정부는 ‘경제위기 조기 극복을 위한 비상대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까지 그 추진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또한 경기침체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큰 소규모 자영업자와 서민에 초점을 맞춰 규제를 개혁하려는 점에서 시기적으로도 적절하다. 그리고 그 내용도 민간의 창업 및 투자 애로 요인 개선이 91건, 영업활동 과정의 부담 개선이 159건,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 및 서민 애로 개선이 30건 등 균형감을 갖고 있다. 어떤 이유를 대든 이번 규제개혁 작업은 분명 위축된 기업 투자와 민간 소비를 끌어올리는 데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럼에도 정작 투자 활성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질지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즉, 대량실업 문제와 50만명의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이번 개혁이 미흡한 감이 있다고 보는 것 역시 그 가운데 하나다. 그것은 시장에 대한 파급력이 큰 노동 규제와 수도권 입지 환경 규제가 제외됐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문제가 반드시 한꺼번에 해결돼야 할 사안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정부가 진정 이번 개혁의 실효성을 확보하고자 한다면, 시급하고 파급력이 크지만 불가피하게 이번에 배제된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한 노동 규제와 수도권 입지 환경규제의 완화 방안을 조속한 시일 내에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시적 유예라는 규제완화 정책은 오히려 불확실성을 증폭시켜 기업들이 투자를 더욱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투자란 불확실성이 제거됐을 때 비로소 피어나는 꽃과 같기 때문이다. 정부는 후속 조치로 2년 동안 한시적으로 시행한 뒤 영구 폐지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들을 사전에 마련해 이를 기업들에 공시해야 한다. 그리고 기업들 또한 혜택을 누리는 데 안주하지 말고 과감한 연구·개발 및 설비 투자를 통해 국가 시책에 적극 참여함은 물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국민은 물론 정부와 정치권 모두의 시선이 항상 기업 규제완화에 우호적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규제완화의 지속성과 실효성 확보 여부는 기업들의 몫일 수도 있다. 전삼현 (숭실대 교수·법학 / 기업법률포럼 상임대표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문화일보 2009. 6. 5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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