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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관련법 강화해야 - 변화순
2003-02-11
성매매 관련법 강화해야 최근 한국 형사정책연구원은 여성부의 용역을 받아 '한국의 성매매 규모와 현황'을 발표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성매매 조사여성이 33만명, 성매매 거래량은 1억7000만건, 이로 인한 연간 매출액은 24조원으로 추정되었다. 실제로 여기에 잡히지 않는 보도방과 직접적으로 성을 사고 파는 10대 성매매 등을 포함하면 2배 이상 거래되고 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이 경제적 규모는 술과 이에 따른 서비스 비용은 제외되었고, 단순히 성매매를 위한 장부상에 드러나지 않는 검은 돈이라는 점이다. 그토록 한국의 성매매는 매우 위험한 수위에 이르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향락산업은 생활주변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이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고 있지 못하다. 정부 차원의 해결 의지가 없으며, 개인적으로 볼 때 성을 사고 파는 일은 범죄도 아닌데 그것이 왜 사회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도 많다. 여기서 중요한 관점은 종사여성이 빚의 고리로 인한 경제적 예속과 정신적 피폐화와 신체적 질병 등으로 고생하고 있으며, 여성들이 중간 포주에 의해 착취당하고 성을 사는 사람에 의해 인권유린을 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흔히 자신이 원해 이 직업을 택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여성이 자신이 일을 해서 벌 수 있는 조건만 된다면 이 직업을 택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사회 구조적인 문제도 무시하기 어렵다. 우리 나라에서 향락산업이 확산되는 원인은 무엇이며, 그 특성은 어떠한가. 이용 남성의 입장에서 보면 사회적으로 여성에게는 혼전순결이 강조되는 반면 남성에게는 성적 자유가 허용되고, 매매춘은 필요악이며 여성을 성적대상이나 스트레스 해소수단, 접대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 용인되고 있다. 여기에 과소비 향락문화, 성개방화 등이 만연되면서 이러한 경향이 보편화됐다. 또 경제개발을 위해서는 모든 수단과 방법이 용인되었는데 업무상 접대도 그 중 하나로 지금도 관행화되어 업무추진을 원활히 하는 방법중 하나로 활용된 점도 중요한 원인이다. 여성 종사자 측면에서 보면 여성은 취업기회가 적고 이중적인 노동시장구조로 인해 주로 저임금이고 안정성이 낮으며 작업조건이 열악한 3D 업종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더불어 다양한 매체를 통해 감각적이고 자극적인 문화에 노출되는 시기가 빨라지고 과소비와 황금만능주의가 만연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이 필요해졌다. 또 증가하고 있는 가출-비행 청소년들 역시 이러한 향락문화에 쉽게 빠짐으로써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직업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제도적 요인의 영향을 보면 여성 종사자의 경우 가출했을 때, 상담이나 정보안내를 받고 싶을 때 등과 같은 상황에 직면했을 때 원조받을 수 있는 복지서비스 체계가 부족하다. 또 정부차원에서 법-제도적 장치를 활용하여 적극적으로 매매춘에 대해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음성적인 매매춘이 다양한 변종들을 만들면서 확대되고 있다. 수요자의 측면에서 보면 역설적으로 정부가 매매춘에 대해 적극적이고 엄격하게 대처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적 규제에서 자유로이 매춘을 이용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를 근절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우선 정부는 성매매 관련법을 제정하고 이를 범국가적 차원에서 엄격하게 적용시켜야 할 것이다. 그러나 성의 문제는 정부의 법-제도를 개선하는 것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지속적이고 광범위한 정책의 실시와 더불어 시민단체를 포함한 국민이 함께 성매매에 대한 의식과 관행을 개선할 수 있는 협력체제가 요구된다. 변화순 (한국여성개발원 선임연구위원 / 시민회의 운영위원) 출처 - 세계일보 2003. 2. 11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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