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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보는 히딩크 리더십 - 노부호
	2009-03-16
다시 보는 히딩크 리더십 히딩크 감독의 첼시가 4연승을 거둬 다시 사람을 놀라게 하고 있다. 맡는 팀마다 승리의 주역으로 탈바꿈시키는 히딩크의 마법은 무엇일까? 어려운 시절이라 다시 한 번 히딩크 리더십을 생각하게 된다. 그의 리더십이 갖는 세 가지 본질을 얘기해 보자. 무엇보다 리더는 신뢰와 존경을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리더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은 ‘승리의 전략(winning strategy)’을 제시하는 동시에 구성원들에게 ‘승리의 정신(winning spirit)’을 심어주는 것이다. “이 사람 말 대로 하면 진짜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이 들게 말이다. 히딩크는 말과 행동에서 성공에 대한 믿음을 주었다. 그는 경기마다 목표와 전략이 뚜렷하고 구체적이었다. 시합 전날에는 세트 플레이 작전을 시뮬레이션 해보고 경기에서 해야 할 개인의 임무를 메모해 나눠줘 선수들의 자신감을 키워주었다. 또한 철학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신뢰와 존경을 받을 수 있다. 경영자는 경영에 대한 기본 개념을 갖고 경영의 본질에 대한 자기 철학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 점에서 히딩크는 자기의 축구 스타일을 제시하고 공유함으로써 신뢰를 확보했다. 히딩크 축구의 본질은 체력과 스피드였다. 한·일 월드컵 때 그는 ‘오대영(5대0)’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전술과 조직력에 많은 문제를 노출시켰지만, 선수들의 체력과 스피드를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포함한 혹독한 훈련에 집중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도자는 사심이 없어야 하며, 권위적이기보다 민주적이어서 주변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야 한다. 히딩크는 선수 선발과 기용에서 공정했고, 스태프의 의견을 수용해 결정하는 민주적 자세를 보여주었다. 리더는 이처럼 능력과 철학, 인격을 갖춤으로써 구성원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둘째, 리더는 긴박감을 조성할 수 있어야 한다. 긴박감은 조직의 성공을 위해 조직원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려는 정신 자세다. 히딩크는 끊임없는 경쟁과 평가를 통해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했고, 자격이 안 되는 선수는 탈락시켰다. 그리고 히딩크는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에 대한 명확한 규칙을 갖고 강력한 기강을 구축했다. 트레이닝 센터에 자가용을 몰고 오지 말 것, ‘팀 미팅’ 약속 시간 10분 전까지 올 것, 버스로 이동 시 전화하지 말 것, 식사는 같이 시작하고 같이 끝낼 것 등이다. 마지막으로 인간적인 관심과 배려로 구성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경기장 밖에서 히딩크는 매우 다정다감하며 여러 사람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즐기는 인간적인 스타일의 소유자였고, 선수들과 대화했다. 다정다감한 그는 선수 교체 시 나오는 선수의 머리를 쓰다듬어 줘 선수들이 경기에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게 한다. 실수를 저질렀다 해도 바로 처벌하지 않는 것도 인간적 매력이다. 안정환 선수는 페널티 킥을 실축했지만 계속 기용해 결승골을 넣을 수 있었다. 히딩크는 선수들에게 개별적 관심을 보여줘 선수의 사기를 북돋우기도 했다. 16강전이었던 이탈리아와의 연장전을 앞두고, 히딩크는 선수들 하나하나와 얼굴을 맞대고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것이다. 또 언론의 인터뷰가 스타 선수들에게 집중되자 가급적 후보 선수와도 인터뷰 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그가 국가대표 23명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은 것은 이러한 개인적 성품에 기인한 바가 컸다고 생각된다. 노부호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 바른사회 공동대표) 출처 - 2009. 3. 17 이코노미스트 97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