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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혁, 국제규범에 맞춰라 - 김중수
	2003-01-18
개혁, 국제규범에 맞춰라 외환위기를 극복한 경험에서 우리 국민이 얻은 교훈은 경제개혁을 멈춰서는 안된다는 것이다.국제경제질서와 괴리된 경제체제를 갖고는 급변하는 세계 경제환경에서 경제위기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물론 개혁피로증후군이 나타나기에 이제 개혁이라는 표현을 그만 사용하자는 주장도 제기되지만, 그것은 개혁방향이 불분명하고 개혁효과가 미진하다는 의미일 뿐 개혁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무릇 어떠한 경우에도 적용되는 말이겠지만 목표설정이 정확해야만 일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다. 추상적 개념인 개혁이라는 구호만으로는 국민의 동의를 얻기가 쉽지 않다. 경제개혁의 내용과 추진방향을 경제주체들에게 명료하게 제시해야 한다. 외환위기 극복과정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 프로그램이 경제개혁과 동의어로 사용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기의식이 팽배했고, 국가신인도를 높여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과 노동시장이 유연해야만 외국인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는 데도 공감대가 쉽게 형성될 수 있었다. 외환위기서 배울 교훈 외환위기가 극복됐다고 국민이 느끼는 순간 경제개혁이라는 개념에 대해 이의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저소득 계층이 불평등하게 부담을 많이 진다는 것이 가장 큰 불만이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실업자를 구제하기 위해 사회안전망을 더욱 확충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는데 이는 우리 사회가 당연히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세계화 추세의 부작용인 빈부격차 확대나 기업구조조정의 결과인 취업구조의 불안정에 적절히 대처하지 않고서는 사회의 안정을 유지할 수 없으며, 따라서 경제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도 없게 된다. 그러나 경제위기를 다시 경험하지 않기 위해서는 경제의 글로벌화와 관련된 경제개혁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경제개혁의 기본 틀은 우리경제의 경쟁력을 높이고 세계경제에서 우리의 역할을 확대하는 것이어야 한다. 국내경제의 제도와 정책을 국제규범에 맞추는 것이 개혁의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글로벌 경제와 일관성을 갖는 개혁정책의 세 가지 핵심 구성요소는 시장을 개방해 경쟁체제를 갖추고, 규제개혁을 통해 경제자유화를 촉진하고, 감독체계를 강화해 경제의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정부의 주된 역할은 이 세 과정에 적응하지 못한 경제주체들을 사회안전망으로 보호하는 것이다. 모든 부문에서 이러한 방향으로의 개혁은 궁극적으로 국가경제 발전과 국민 후생증진에 긍정적 기여를 한다는 것이 역사적 경험이다. 시장개방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게 되는 중요한 요인으로 정책의 실패를 들 수 있다. 시장개방의 선결조건은 규제개혁을 통해 국내의 경제자유화를 정착시켜 외국과의 경쟁채비를 갖추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 경쟁체제 확립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다가 통상압력에 밀려 시장을 개방하게 되면, 국내경쟁력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외국기업에 시장접근만 허용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경쟁체제 미비의 화살을 개방정책이 맞는 형국이 되고, 개방에 반감을 갖는 국민정서만 더 확산되게 된다. 한편 시장개방 이후 사후적으로 조급하게 경제자유화 조치에 치중하다 보면 감독체계를 적절히 강화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경제위기의 원인을 제공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IMF 경제위기의 교훈인 것이다. 信認度 결정할 제도개혁 글로벌 경제화와 사회안전망 확충은 경제개혁의 양대 축이다.세계무대에서의 경쟁도 피할 수 없으며, 내부적 사회응집력도 필요하다. 특히 경제에는 국내외의 구분이 사라졌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국내의 제도개혁이 바로 국제시장에서 한국경제의 신인도를 결정하는 잣대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국내문제라고 해서 내부지향적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언제나 한 눈은 국내시장에, 다른 한 눈은 국제시장에 초점을 맞춰야 균형된 시각에서 개혁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을 모든 경제주체가 염두에 두기를 바란다. 金仲秀 (KDI 원장 / 시민회의 회원) 출처 - 중앙일보 2003. 1. 17 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