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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패산 터널 개통과 국책사업의 비용 - 최창규
	2007-12-31
사패산 터널 개통과 국책사업의 비용 서울외곽 순환고속도로 전구간이 28일 오후 9시를 기해 완전 개통됐다. 일산에서 퇴계원에 이르는 36.3㎞ 구간이 개통됨으로써 성남, 안양, 고양, 의정부 등 경기도 주요도시를 연결하는 외곽 순환고속도로가 완성된 것이다. 이로 인해 경기 북부지역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져 택지 개발과 산업단지 조성 등 개발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서울외곽 순환고속도로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보면 우리 사회가 진정한 선진국으로 가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든다. 원래는 일산에서 퇴계원에 이르는 구간 고속도로가 2001년 6월말 착공됐으나 같은 해 11월 환경단체와 불교계의 반대로 인해 송추에서 의정부를 잇는 사패산터널 구간 공사가 중단되기에 이르렀다. 그런 와중에 2002년 12월에는 노무현 대통령 후보가 대안 노선 검토를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리하여 노 정부 아래서 계속 백지화와 강행 사이를 오가다가 결국은 정부가 2003년 12월에 중단됐던 공사를 재개하는 성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약 2년간 공사가 중단되면서 약 5000억원대의 엄청난 추가 비용만 발생했다. 또한 일산~퇴계원 구간이 완전 개통됨에 따라 기존 국도인 39호선 및 43호선을 이용하는 것보다 운행거리는 10.9㎞, 주행시간은 50분이나 단축됨으로써 연간 7600억원의 물류비 절감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2년간의 공사 지연으로 인한 국민의 손해만도 1조5200억원이나 되는 셈이다. 아무튼 이러한 공사 관련 시행착오는 결국 통행료 증가의 원인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무리 중요한 국책사업이라 하더라도 우리 후손들이 사용하게 될 자연을 가급적 훼손하지 않고 소중하게 보존해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한다. 그렇지만 중요한 사회간접자본이라고 할 수 있는 도시외곽 순환고속도로의 건설이 전문성·중립성이 의심되는 시민단체들이나 불교계의 반대로 인해 엄청난 시행착오를 거치고 결국 그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을 국민에게 전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대형 국책사업이 시행되기 이전 단계에서 미리 이해 당사자들이나 환경 관련 시민단체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못한 점도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이러한 분쟁이 증폭된 배경으로 정치권의 개입을 들 수 있다. 2002년 대선을 앞둔 노무현 후보가 사패산터널 구간의 대안 노선 검토를 선거공약으로 내세우면서 결국 공사가 파행으로 흐르는 데 일조를 하게 된 것이다. 더욱이 2004년 9월 사패산터널 시공사인 서울고속도로는 외곽 순환도로가 인접한 ‘회룡사 주변의 환경 보전과 관련한 일체의 보상비’로 20억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전문성과 중립성, 공익성을 기반으로 이뤄져야 할 환경 관련 주장들이 마치 주택건설공사에서의 ‘알박기’식 떼쓰기와 다를 바 없다는 인식이 국민 사이에 팽배하게 된다면 시민단체들로서도 스스로 존립의 명분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시민단체들의 활동이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돼서도 안된다. 신이 아닌 인간이 하는 대부분의 일이 개발이라고는 하지만 환경을 파괴하는 요소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국민이 합법적이라고 판단하고 공감하는 사업까지도 환경 보전을 명분으로 발목잡는다면 이는 진정한 의미에서 선진국이라고 할 수 없다. 그리고 그 진행 과정에서 공익보다 사익을 앞세운 선동꾼들의 주장에 휘둘리게 된다면 결국 그 피해는 선량한 대다수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새 정부에서는 민주적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대규모 국책사업을 선정하되 일단 결정이 되면 무책임한 대중 선동에 의해 공사가 방해받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최창규 (명지대 교수·경제학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문화일보 2007. 12. 29 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