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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비준동의 서둘러야 - 정인교
2007-11-09
한·미 FTA 비준동의 서둘러야 지난 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KOEX) 회의실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경제효과 추정치에 대한 검증작업이 진행됐다. 국회의 요청에 따라 연구 주체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경제효과 추정 과정을 공개적으로 시연한 것이다. 반대 단체들은 한·미 FTA 추진의 근거로 작용했던 경제효과 분석이 ‘조작’됐다며 반(反)FTA 여론몰이를 해 왔다. 전문가들의 판단에 따르면, KIEP 분석방법론에서 결정적인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고, 어떤 측면에서는 경제효과가 오히려 축소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편, 반대 진영 참석자들은 완벽한 분석 방법을 사용했어야 함을 강조했다. 하지만 현실 경제를 축소한 경제 모형으로 정책효과를 추정함에 있어서 사실상 완벽한 방법은 없다. 다만, 일정한 가정 아래 합리적인 기대값을 구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한·미 FTA 협정은 당초 기대 이상의 수준으로 타결됐고, 그것이 국익에 부합한다는 사실은 국내외 학자들도 인정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다자체제 옹호에 누구보다 적극적인 자그디시 바그와티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도 한·미 FTA의 경제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FTA 도미노 이론으로 유명한 리처드 볼드윈 제네바국제대학원 교수도 한·미 FTA 체결로 우리나라는 협정 자체의 경제효과와 더불어 동아시아 경제통합 논의를 주도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10월31일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올해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은 지난해에 비해 12단계나 상승한 세계 11위로 나타났다. 경제 효율성, 기업혁신 및 성숙도, 노동시장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결과다. 이러한 평가에 한·미 FTA 타결이 중요한 영향을 미쳤을 것임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무역 개방에 따른 제조업과 서비스업 피해지원 대책은 현재 시행중이고, 엊그제 6일 국무회의는 20조4000억원의 피해 보전과 농수산업 체질 개선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FTA 농업 지원대책을 의결했다. 전체 농업 피해가 1조∼2조원으로 예상되는데, 앞으로 10년간 매년 2조원을 지원하도록 돼 있어 결코 부실한 지원대책으로 볼 수 없다. 오히려 한·칠레 FTA에서와 같이 피해가 발생하지 않음에도 주어진 예산을 집행해야 하는 상황이 예견된다. 같은 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한·미 FTA의 의회 동의를 촉구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자동차 협상 결과가 불리하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민주당 후보로 공식 선출되면 유연한 입장으로 변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객관적으로 보면 미국보다는 한국의 국회 비준동의 절차가 간단한 편이다. 미국의 경우 상하 양원으로 구성돼 있고 헌법에 명시된 통상정책 권한을 의회가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교역의존도가 높고 내수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에 한·미 FTA의 필요성은 한국이 미국보다 더 크다. FTA 자체가 무역 개방을 기본으로 하고, 다양한 규제 완화를 포함하기 때문에 이해 관계자들의 반대는 불가피하다. 여기에다 이념적인 반대도 적지 않다. 따라서 비준 시기를 늦춘다고 해서 이들의 반대가 수그러들지는 않을 것이다. 상황을 종합하면, 이제 한·미 FTA 협정을 비준 및 이행시킬 일정을 짜야 할 때다. 2개월에 전에 국회에 제출된 비준동의안이 대통령 선거 열풍에 밀려 상임위원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현재 여건에서 국회 관련 상임위원회가 한·미 FTA를 당장 논의하기는 어려운 상황인지 모르지만, 구체적인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 이후 비준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으나 새 정부 출범전, 연내에 비준동의안을 처리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정인교 (인하대 교수·경제학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문화일보 2007. 11. 9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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