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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실 대못질'은 헌재심판 방해행위 - 강경근
	2007-10-12
'기자실 대못질'은 헌재심판 방해행위 노무현 정부의 언론정책과 제도는 권력의 반헌법적 언론 탈취로 기록될 것이다. 국정홍보처는 노 대통령의 북한 방문으로 국정 지지율이 일시 높아진 틈을 타, 정부중앙청사와 별관(외교통상부 청사)의 유·무선 인터넷선을 끊어 기자실을 사실상 폐쇄하고 정부과천청사 1층 건설교통부 기자실의 인터넷과 전화선도 차단했다. 홍보처의 이러한 행위는 지난 7월10일 언론의 자유와 국민의 알권리를 본질적으로 침해함을 이유로 한 헌법소원 심판청구가 헌법재판소에 제기돼 심판 과정에 있음을 무시한 반 법치국가적 헌법위반 조치들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런 식의 5·22 ‘취재지원 시스템 선진화 방안’ 강제집행은 헌재의 심판을 방해하는 행위다. 헌법재판소법 제31조는 재판부는 사건의 심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신청 또는 직권에 의하여 증거조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그 증거조사의 일부가 당사자 또는 관계인이 소지하는 문서·장부·물건·기타 증거자료의 제출을 요구하고 이를 영치하는 일, 필요한 물건·사람·장소·기타 사물의 성장 또는 상황을 검증하는 일 등이기 때문이다. 홍보처는 통합브리핑룸으로 들어가든 안 들어가든 적어도 주말까지는 기자들의 짐을 모두 내 가라고 통보하고 내주 초 기존 기자실을 공무원 사무실로 바꾸는 공사를 강행하겠다고 한다. 이런 막무가내 통보는 기자실과 통합브리핑룸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헌재 재판관들이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함으로써 올바른 심리를 할 수 없게 하는 증거인멸 행위와 다름없다. 각 부처 출입기자들이 “기자실 문을 잠그거나 사물함을 치울 경우 수사기관에 고소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이유가 있는 것이다. 홍보처는 또한 부처 출입기자들의 현재 출입증을 이달 말까지 통합브리핑룸 출입증으로 바꾸도록 하며, 통합브리핑룸 출입증만 청사 내부 취재를 위한 청사출입증으로 교체가 가능하게 하겠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재는 국민의 기본권인 알권리를 실현하는 언론이 정권에 탈취되는 현장을 마치 제3자인 양 지켜만 보고 있다. 헌법적 판단을 위한 증거보전이 시급하고도 또한 반드시 요구된다는 점을 잊고 있는 것이다. 헌법소원 심판청구가 제기된 지 3개월이 넘도록 대리인이 변론 개시를 신청하지 않은 것은 신속한 헌법판단이 절실해서였다고 한다. 이렇게 시급한 판단을 요하는 이 사안에 대해서, 헌재는 헌법재판소법 제32조가 정한 자료제출요구 즉, 재판부가 그 결정으로 홍보처에 대해 심판에 필요한 사실을 조회하거나, 기록의 송부나 자료의 제출을 요구하는 등의 절차 이행을 소홀히하고 있다. 기존의 기자실을 국정홍보처장의 행정규칙 정도로 뜯어고치는 이런 취재박탈 행위가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는지의 여부가 쟁점인 이 사안에서, 헌재는 홍보처의 그런 폐쇄와 차단 행위가 헌법재판소법이 정하는 심판 절차를 사실상 무력화하는 행위임을 모른 체하는 것이다. “청사 복도 바닥에서 기사를 쓰는 등 항의농성을 벌이는 한이 있어도 취재제한 조치의 일부인 통합브리핑룸에는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정부 브리핑 취재 및 기사화 거부, 기자실 폐쇄 조치 철회 촉구 등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차기 대선 후보자들은 일치하여 집권하면 브리핑룸·기사송고실 통폐합과 같은 조치들을 원상 복구할 것이라 했음을 정부는 상기해야 한다. 기자들을 합동브리핑센터에 몰아넣고 해당 부처 취재를 겹겹이 봉쇄한 것이나 다름없게 만드는 이런 기자실 폐쇄 조치들은 국정을 감시할 언론을 정부의 홍보 매체로 만들어 사실상 정보를 통제하고 사전 검열하는 언론 통제의 현장일 뿐이다. 국가의 정보는 정부의 소유가 아니고 국민의 것이라는 헌법정신에 반하는 기자실 폐쇄는 포기돼야 한다. 강경근 (숭실대 교수·헌법학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문화일보 2007. 10. 12 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