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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규제완화와 기업의 U턴 - 윤창현
	2007-10-09
일본의 규제완화와 기업의 U턴 원심력은 중심에서 벗어나려는 힘이다. 반면 구심력은 중심을 향해 작용하는 힘이다. 만일 어떤 경제가 기업에 좋은 투자 환경을 제공해서 기업들이 그 나라로 많이 진입한다면 해당 경제에 대한 구심력이 작용하는 셈이고, 반대로 그 나라의 환경이 안 좋아서 빠져나오려 한다면 원심력이 작동하는 셈이다. 최근 일본으로 기업들이 유(U)턴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본 내 신규 공장 설립은 2002년 844건에서 2006년 1782건까지 계속해서 늘고 있고, 해외 공장 설립은 2002년 434건에서 2006년 182건까지 줄어들고 있다. 대표적 자동차 기업인 도요타가 일본 내 투자를 북미시장보다 3배 이상 늘리고 있고, 2006년 일본내 생산 차량의 수출이 253만대로 전년보다 24% 늘었다. 일본은 일본판 수도권 집중억제제도인 ‘공업 등 제한법’과 ‘공장 재배치 촉진법’을 각각 2002년과 2006년에 폐지했다. 기업 투자 관련 규제의 핵심인 수도권 억제책을 철폐해 버린 것이다. 글로벌 시대에 기업들을 섣불리 지방으로 보내려고 하다가는 해외로 나가버린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일본의 국토 면적은 38만㎢ 로 한국의 4배 가까이 된다. 우리보다 훨씬 넓은 나라도 수도권 억제 정책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이를 포기하는 상황인데 훨씬 좁은 국토를 가진 우리가 수도권 억제책을 고수하는 것은 아무리 봐도 문제가 있다. 또 일본은 지난 2002년 일본의 출자총액제한제도인 ‘대규모 회사의 주식 보유총액제한제도’도 폐지하는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려고 꾸준히 노력을 해왔다. 그리고 이제 그 열매가 서서히 열리는 조짐이 보이는 것이다. 그동안 해외 경제의 구심력은 엄청났다. 싼 부동산 가격, 낮은 임금, 낮은 세금, 정부의 협조적 태도 등 수많은 요인들로 인해 해외로의 투자가 촉진됐던 것이 사실이고 특히 중국의 경우 공장을 짓거나 기업을 설립하는 붐이 일었을 정도였다. 이처럼 기업들이 해외로 향하는 구심력을 따라 이동하는 데도 우리는 이 추세를 돌리려는 노력을 별로 하지 않았다. 규제·세금·임금·부동산·물류 등 어느 것 하나 시원하게 해결해주지 못하는 바람에 기업들이 우리나라를 벗어나려는 원심력까지 작동한 셈이 됐다. 해외 경제가 우리 기업을 끌어당기는 구심력과 한국을 벗어나려는 원심력이 동시에 작동하면서 해외 투자는 늘어나는데 우리 내부의 투자는 부진한 기이한 모습이 계속됐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해외에 진출한 국내 제조업체 287곳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투자 환경에 관해 조사한 결과 국내 투자 환경은 100점 만점에 49.3점이 나온 반면 진출국은 68.9점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10월의 같은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우리나라 투자 환경에 대한 평가는 58.8점에서 49.3점으로 9.5점이 떨어졌고 해외 진출국 점수는 1.9점이 올라 양쪽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우리의 원심력과 해외의 구심력이 동시에 늘어났다는 얘기다. 특히 점수가 나쁜 부문은 노사 여건(국내 51.9점, 해외 73.9점), 입지 및 공장 설립 여건(국내 54.0점, 해외 72.8점) 등이었다. 그리고 국내 투자 여건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부문은 ‘고비용 저효율 경제구조’(79.4%), ‘지나친 규제’(8.4%), ‘정책의 일관성 부족’(7.3%) 등이었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분명하다. 중국의 구심력이 여전한 상태에서 우리와 무언의 경쟁을 벌이는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이 엄청난 변신을 통해 기업들을 끌어당기고 있다면 이제 우리도 우리 경제로의 구심력을 창출해내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한 때가 온 셈이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답이 이미 나와 있다. 실천이 남았을 뿐이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경영학 / ㈔바른금융재정포럼 이사장) 출처 - 문화일보 2007. 10. 9 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