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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유가 시대, 유류세부터 인하하라 - 최창규
	2007-09-18
고유가 시대, 유류세부터 인하하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7일에 미국 서부텍사스산 중질유는 배럴당 80.57달러, 브렌트유는 77.01달러를 기록했다. 그리고 두바이유는 배럴당 72.99달러(현물 기준)에 거래됐다.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의 기준가격인 두바이유 가격의 추이를 살펴보면 2004년말 배럴당 33.10원이었던 것이 계속 올라 지난해 8월 70달러 이상으로 크게 올랐다. 그 뒤 내림세로 돌아서 지난 1월에는 한때 5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가 최근 한달 사이에만 10% 이상 급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유가 급등 배경은 지난 11일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총회에서 석유 증산 규모가 시장의 기대보다 작은 하루 50만배럴로 결정된 것과 함께 동절기 수요를 앞둔 미국의 석유 재고 감소 발표 때문이다. 그리고 구조적으로는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중국, 인도 등 국가들의 석유 소비가 크게 늘어난 것도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다. 지난 주 전국 주유소 판매가격은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537.22원이었다. 그런데 그 가운데서 교통세·주행세·교육세를 합친 유류세는 744원이었다. 게다가 부가가치세와 관세까지 합하면 기름값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보다 더 커지게 된다. 이쯤 되면 차를 움직이는 것이 기름인지 세금인지 구분이 잘 안 된다. 당연히 치솟고 있는 기름값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유류세 인하 요구로 이어진다. 유가 상승의 충격이 발생하면 그 부담을 민간과 정부가 고루 나눠야 함에도 오로지 세금 인상과 가격 인상을 통해 소비자에게만 전가해온 것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엄청난 양의 유사휘발유의 사용도 높은 유류세 부과에 대한 국민의 조세 저항의 한 형태라고 해석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유가 인상에 대해 정부도 그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관련 세금을 줄이고 지출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더라면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렇게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정부는 보란 듯이 증세와 공무원 증원 등 정부 지출 증가로 일관해 왔다. 기름값에 대한 높은 세금은 과거 우리가 어렵게 살 때 자동차가 사치재라는 인식이 있었을 때에 정당화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자동차가 우리 생활에 있어서 빈부를 막론하고 생활에 필요한 필수재가 됐다. 차량을 생계의 중요한 수단으로 삼고 있는 많은 서민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기름값이 오르더라도 차량 소비가 쉽게 줄어들기 힘든 구조다. 또한, 유류세는 고소득자나 저소득자나 구분없이 일률적으로 부과되는 간접세라는 점에서 서민들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지게 된다. 서민들에 불리한 유류세를 확대하여 서민을 위한 사회복지 재원을 확보한다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유류세 인하는 소비자들의 소비 여력을 높여 소비 증가와 경기회복에도 도움을 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올 것이다. 최근 수년간 달러 표시 원유 가격이 크게 올랐으나 원·달러 환율이 내려 국내 원화 표시 유가 상승 압력을 완화해 주는 역할을 해왔다. 고유가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한다. 그리하여 앞으로 환율이 크게 떨어지지 않으면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커지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정부는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첫째, 정부는 유류세를 인하하여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세수가 감소하면 무리하게 다른 데서 세수를 늘리기보다는 공무원을 줄이는 등 정부 지출을 줄여 국민과 고통을 분담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둘째, 석유 이외의 태양열·풍력 등 친환경적인 대체에너지 개발에 대한 연구와 노력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 셋째, 해외 유전 개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해외 에너지 자원 개발에 힘써야 한다. 넷째, 정유업체와 석유유통업체들의 경쟁 활성화와 그에 따른 가격 인하를 적극 유도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국민의 석유를 비롯한 에너지 절약을 위한 캠페인은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필요가 있다. 최창규 (명지대 교수·경제학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문화일보 2007. 9. 18 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