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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에게 淸富의 가치관 가르쳐야 - 조동근
	2007-07-23
청소년에게 淸富의 가치관 가르쳐야 무엇이 한 나라를 빈국(貧國)과 부국(富國)의 엇갈린 길로 가게 하는가. 기후 등 자연조건을 떠올릴 수 있지만 해답은 아니다. ‘자원(資源)의 역설’이 시사하듯이, 부존자원이 풍부한 나라가 도리어 가난한 경우가 많다. 결국 경제는 사람이 꾸려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인구의 질(質)’이 풍요와 가난을 가르게 된다. 그러면 ‘인구의 질’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 ‘인적자본론’이 해결의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간단치 않다. 교육은 사물을 인식하고 현상을 해석하는 ‘사고의 틀’을 형성하는 것이기에, ‘이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따라서 교육은 ‘세계의 지적 조류’에 역행할 수도, 순응할 수도 있다. 유감스럽게도 그동안 우리나라 경제교육은 글로벌리즘과 개방화라는 큰 시대적 흐름에 역행해 왔다. 좌파적 시각에서 반(反)시장·반기업 정서를 부추기는 이념적으로 편향된 내용을 청소년에게 가르쳐 왔기 때문이다. 예컨대 기업의 존립 목적은 이익의 ‘사회 환원’이며 기업의 주인은 종업원을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라는 등이다. 그렇다고 경제교육을 정상화시키려는 노력이 없었던 건 아니다. 2006년 2월 교육부와 전경련은 ‘경제교육 내실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교환하고 차세대 고교 경제교과서를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내실화’로 표현됐지만 ‘시장경제’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데 동의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경제교과서 모형이 개발됐음에도 교육부가 전교조와 민주노총 등의 반발을 이유로 일선 고등학교로의 배부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전경련이 2008학년도 1학기 배포를 목표로 ‘중학생용 경제교과서’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해 그 귀추가 주목된다. 보기에 따라서는 전경련이 중등과정 경제교육에 깊이 관여하는 것이 이례적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결코 여유롭지 못하다. 우선 경제수업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교육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국민공통 기본교육과정’인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전체 4692시간 중 사회과 수업은 510시간이며, 그 중 경제교육은 31시간에 지나지 않는다. 지리 133, 세계사 88, 국사 168시간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이는 세계 각국이 이론 중심에서 실생활 위주로 경제교육을 전환하고 경제과목 수업시간을 늘리는 등 경제교육을 강화하는 추세에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중등과정의 경제교육은 ‘시장친화적 가치관’의 함양에 중점을 둬야 한다. 예컨대 탈무드에 나오는 “물고기 한 마리는 한 끼 식사에 지나지 않지만,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주면 평생의 식사가 해결된다”는 경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고기 잡는 법’은 결국 돈을 버는 것을 의미한다. 소득은 ‘남의 필요’를 충족시켜준 대가로서의 한계기여에 대한 반대급부다. 소득을 위해서는 남의 필요를 찾아내는 ‘눈’이 필요하다. 따라서 기회 포착을 위해 늘 깨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부를 창출하는 사회’가 된다. 하지만 ‘물고기를 주는 것’은 소득 이전이다. 한 사람의 소득 중 일부를 떼어내 다른 사람에게로 옮기는 것이다. 자신이 물고기를 잡으려 하지 않고 남이 잡은 물고기를 분배받기를 요구하게 되면 그 사회는 정체된다. 부를 창출하지 않기 때문이다. 청소년이 어떤 가치관을 갖느냐가 그 나라의 경쟁력을 결정한다. 교육 수준은 높았으나 평생 부채에 쪼들렸던 ‘가난한 아빠’와 비록 초등학교도 못 나왔지만 자신의 사업을 일으켜 엄청난 부를 일군 친구의 ‘부자 아빠’를 그린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에서 보듯이, 우리는 청소년이 청부(淸富)의 가치관을 갖도록 도와야 한다. 시장경제에 부합하는 발전 친화적 가치관이기 때문이다. 조동근 (명지대 사회과학대학장 / ㈔시장경제제도연구소 이사장) 출처 - 문화일보 2007. 7. 23 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