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사회시민회의

> 자료 > 바른사회 칼럼

	미국 쇠고기, 소비자에게 맡겨라 - 정인교
	2007-07-16
미국 쇠고기, 소비자에게 맡겨라 2003년 광우병(BSE) 발병으로 수입 중단되었던 미국산 쇠고기가 국내 대형 마트에서 본격적으로 시판되자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반응이 높은 반면, 일부 매장에서는 한미 FTA를 반대하는 단체들이 소똥을 뿌리는 등 과격한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쇠고기 수입 재개 및 시판은 크게 국제교역, 소비자이익, 과학적 판단 등 3가지 관점에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광우병과 같은 위험요인이 발생할 경우 수입국은 수입을 중단할 수 있다. 수출국이 문제가 된 위험요소를 제거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에 따라 수입 재개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 미국산 쇠고기 수입국들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수입 중단, 미국 광우병 위험요소 제거, 수입재개 협상 등의 순서를 밟아 왔다. ■ 일본은 미국산 쇠고기 시판중 우리나라보다 식품 안전성기준이 더 까다로운 일본도 별 잡음 없이 미국산 쇠고기를 시판하고 있으며, 미국 소비자들은 예전과 다름없이 자국산 쇠고기를 소비하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국제교역규범을 지키지 않는다면 선진통상국가로 발전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소비자이익 측면에서 미국산 쇠고기 시판은 절실해진다. 수입이 금지되었던 3년 동안 호주산 쇠고기는 시장점유율과 판매가격을 높여 왔고, 소비자들은 비싼 호주산 쇠고기를 살 수밖에 없었다. 한우값은 천정부지로 올라 서민들은 상대적으로 싼 수입쇠고기에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었고, 호주 축산업자들은 국내시장에서 쏠쏠한 재미를 누렸다. 하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결정되면서 한우값은 물론 호주산 쇠고기 값이 상당수준 내렸다. 지난 5월 미국이 국제수역사무국(OIE)으로부터 광우병 통제국가로 인정 받게 됨으로써 국제사회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거부할 수 없게 되었다. 일부에서는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나, 과학적 방법으로 증명하지 못하는 한 설득력을 가질 수 없다. 또한 과학적 영역에 속하는 부분은 관련분야 과학자에게 맡겨야지, 직업적 사회운동가들이 나서서 불매운동을 벌이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 소비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서라도 사고 싶은 쇠고기 판매를 방해하는 것은 ‘진정한’ 시민단체가 할 일이 아니다. 이처럼 소비자의 선택권이 침해 당하고 있는데도 국내의 많은 소비자단체들은 눈을 감고 있다. 이 단체들도 광우병의 의심 여부를 우려할 수 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국내 광우병 발병 여부 조사를 주장했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나라보다 위생기준이 엄격한 일본에서도 28마리의 광우병 소가 발견되었는데, 우리나라와 일본은 비슷한 시기에 광우병의 원인이 되는 동물성 사료를 사용해 왔다. 일본은 모든 소를 대상으로 조사해서 광우병 소를 찾아내 조치를 취한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조사가 이루어진 바 없다. 미국과의 FTA 협상기간에 손톱크기 뼛조각으로 인해 우리나라는 국제적 웃음거리가 되었고, 국제사회는 우리 통상체계를 혹평했다. 사유재산에 무단 침입해 소똥을 뿌리고, 고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여 미국 쇠고기를 판매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아내는 등의 행위만으로도 외국의 시각이 싸늘해질 것이다. 과연 시장경제질서가 서 있는 나라인가? 이런 일들로 인해 우리 통상환경에 대한 외국의 평가가 낮게 된다. ■ FTA 저지 위해 판매 반대 우리 정부는 국제수역사무국의 결정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절차를 합리적으로 적용할 것임을 약속하고 한미 FTA 협상을 타결하였다. 한미 FTA 반대단체들이 주도해서 미국산 쇠고기 불매운동을 벌이는 것은 국민건강 위협을 핑계로 양국 간 쇠고기 수입 검역절차 협상을 차단하고, 미 의회의 FTA 비준을 막기 위한 것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우리 국민보다 높은 나라를 찾기 힘들고, 식품 안전성에 대한 정보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소비자가 선택할 소비결정을 정치성 단체와 이해집단이 관여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소비자권리 의식이 발휘되어야 할 때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출처 - 한국일보 2007. 7. 16 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