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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와 역외가공 - 정인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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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04 | |
| 한미 FTA와 역외가공 한ㆍ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이 1일 발효됐다. 국내 비준절차가 완료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5개국이 먼저 협정을 발효시키고, 필리핀 브루나이 라오스 캄보디아 등 4개국은 향후 발효될 예정이다. 한ㆍ아세안 FTA는 100개의 개성공단 생산물에 대한 역외가공이 인정됨으로써 동남아로의 수출길을 열었고, 개성공단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한반도 평화 정착에 기여할 수 있게 되었다. 개성공단 물품에 대한 역외가공 인정은 한미 FTA 협상에서도 최대 쟁점 중의 하나였다. 북한을 적성국가로 간주하고 있는 데다 미사일 발사, 핵실험 등으로 인해 미국은 개성공단 문제를 협상의제로 포함시키는 것조차 거부했다. 반면,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을 협상의 주요 목표 중의 하나로 부각시켜 추진 필요성을 홍보함에 따라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협상타결보다는 결렬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 한ㆍ아세안은 개성공단 인정 하지만, 한미 양측은 한반도 역외가공위원회 설치라는 묘수를 통해 개성공단에 대한 입장 차이를 줄일 수 있었다. 미국은 북한지역에 대한 시장경제를 확산시킬 수 있는 인센티브를 북한에 제공하게 되었고,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을 한미 FTA 협정에 조건부로 포함시킴으로써 당초 내세웠던 목표의 일부를 달성하게 되었다. 한미 FTA 협정문이 공개됨에 따라 미국과의 FTA 실익 논쟁이 제기되고 있다. 한미 양국 정부는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윈-윈' FTA를 타결한 것으로 평가한 바 있으나, 국내 일부에서는 경제효과가 없고 독소조항이 많다는 상반된 주장을 내놓고 있다. 특히 개성공단 조항을 우리 정부는 최대 성과 중의 하나로 평가하고 있으나, FTA 반대진영은 협정에 명시된 '한반도 역외가공지역(OPZ)'의 지정요건이 환경·노동에 대한 국제규범을 준수해야 할 정도로 지나치게 엄격해 사실상 의미 없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협정문에 따르면, 역외가공이 인정될 수 있는 기준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진전 ▦역외가공 지역들이 남북한 관계에 미치는 영향 ▦역외가공 지역에서 일반적인 환경 기준, 노동 기준, 및 관행, 임금 및 영업 관행 ▦현지 경제의 일반적 상황 및 관련 국제규범의 적절한 참고 등이다.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이들 기준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여러 상황을 봐가며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며, 북한이 미국은 물론이고 우리나라가 희망하는 방향으로 행동하도록 유도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반도 비핵화 문제도 '완전 비핵화'가 아니라 '비핵화를 향한 진전'으로 되어 있고, 국제규범의 절대적인 준수가 아니라 '적절하게 참고'하며, 북한의 일반적인 상황을 고려한다는 것이다. 북미 관계가 개선되고, 북한이 경제발전을 위해 개성공단에 대한 관심을 가질 때 역외가공 문제는 생각보다 쉽게 해결될 수 있도록 협정문이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 한ㆍ미협정문 일부만 보면 안돼 미국과의 FTA 찬반 여부와 관계없이 우리 국민은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원하고 있다. 어렵사리 포함된 역외가공 인정 기준을 독소조항으로 주장하기보다는 한미 FTA를 통해 개성공단물품 수출길을 얼마나 빨리 열 것이며, 남북경협 강화로 연결시켜 나갈 것인가에 대한 관심과 논의가 집중되었으면 한다. FTA 협상은 속성 상 일정 부분 상대국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민감한 사항은 상대국 요구를 액면 그대로 수용하기보다 예외 인정, 부속서 별도 규정 등을 통해 상대국의 입장을 반영하면서도 자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파급영향을 최소화시키게 된다. 협정문의 일부 내용만을 제시하며 독소조항이라고 주장하기보다는 관련 내용을 전체적으로 판단하여 평가해야 할 것이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한국일보 2007. 6. 4 시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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