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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기업 민영화가 필요한 또 다른 이유 - 김정호
	2007-05-11
공기업 민영화가 필요한 또 다른 이유 젊은이들은 취업을 포기할 정도로 일자리가 없어 실의에 빠져 있는데, 공기업에서는 ‘신이 내린 직장’이라고 불릴 정도의 대우를 하고 있다. 안정적이고 편한데다 높은 보수까지 보장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누군가 좋은 직장을 갖는다는 것 그 자체를 비난할 이유는 없다. 동료가 보수도 좋고,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게 된다면 당연히 축복해 줘야 할 일이다. 우리가 경제 성장이 필요하다고 소리 높여 외치는 이유도 국민의 대다수가 현재의 공기업들처럼 신이 내린 듯한 직장을 바라기 때문이다. 이치가 그러함에도 우리나라 공기업 직원들의 높은 대우에 대해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그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임금이나 보수는 각자의 생산성만큼 받는 것이 정답이다. 그보다 적게 받으면 억울한 것이고 생산성보다 많이 받아 간다면 부당한 것이다. 특히 생산성보다 높은 보수를 받아갈 경우 기업의 비용이 높아지고 결국 생산되는 제품의 가격을 높여서 소비자에게 부담을 주게 된다. 또 지나치게 높은 보수는 투자의 수익률을 떨어뜨림으로써 투자를 통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막는다. 공기업이나 정부 투자기관 직원들의 높은 보수가 청년 실업과 전혀 무관하지 않게 보이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즉, 생산성에 걸맞지 않게 높은 임금을 받는 것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다른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보이는 일이다. 사기업들에서는 그런 일이 드물다. 다른 기업과 치열한 경쟁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임금이 지속적으로 생산성을 뛰어넘는다면 가격은 높아지고, 결국 다른 기업과의 경쟁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런 사실을 근로자들도 알고 있기 때문에 사기업에서의 임금은 생산성에 접근하려는 성향을 보이게 된다. 따라서 사기업에서 종원업들이 높은 임금과 좋은 근로조건을 누린다는 것은 상당 부분 생산성을 높인 결과로 봐야 한다. 높아진 생산성만큼 높은 월급을 받는 것은 사회에 기여한 만큼 받아가는 것이며, 당연히 축복과 부러움을 모두 받아도 된다. 하지만 경쟁이 없는 공기업들에서는 높은 임금이 높은 생산성을 의미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국가가 독점적 지위를 지켜주고 있는 상태에서는 근로자들이 생산성보다 높은 임금을 받더라도 기업 자체가 도태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절대로 망할 이유가 없는 상태에서는 임금을 최대한 높여 받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그리고 생산성과 보수 간의 격차는 세금으로 국민이 부담하거나 높은 가격으로 소비자들이 부담하게 될 것이다. 공기업의 높은 임금에 대해서 우려의 눈길을 보내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렇다고 월급을 깎는 것은 그리 바람직한 대안이 아니다. 공기업 직원들의 진정한 생산성이 얼마인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 경우 월급이 낮아진 것보다 더 심하게 생산성이 떨어질지 모른다. 가장 좋은 해법은 최대한 빨리 민영화하는 것이다. 공기업이라면 한국통신을 KT로 바꿨던 것처럼 빨리 민간회사로 만들 일이고, 공적자금을 투입한 결과 정부가 주식을 보유하게 된 기업이라면 한시바삐 주식을 매각해서 실질적으로 민간회사로 되돌려 놓을 일이다. 그래서 그들도 국가의 도움 없이 경쟁 속에서 스스로 생존하게 해야 한다. 그런 상태에서도 여전히 높은 임금을 지탱할 수 있다면 축복해줄 일이다. 생산성이 그만큼 높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받는 좋은 대우는 사회에 기여한 대가로 여겨도 된다. 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으면서 조금이라도 임금이 높아진다면 늘 의심의 눈초리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부분의 나라가 열성적으로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무현 정부는 그 반대의 길을 택했다. 그로 인해 투자가 저조해지고 실업이 더 늘었을 수도 있다. 젊은이들을 위한 새 일자리 창출, 중단된 민영화 정책에 다시 박차를 가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다.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문화일보 2007. 5. 11 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