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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거티브 캠페인의 진실 - 손태규
	2007-02-26
	제19대 국회 입법활동 종합평가편_2(수정).pdf
네거티브 캠페인의 진실 지금 당장이라도 부동산 투기에 대해 여론조사를 해보라. 응답자의 90% 이상이 부동산 투기는 ‘반사회적’이라 비난하고, 해서는 안 될 행위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아무리 전쟁을 선포하고 온갖 정책을 내놓아도 소용이 없다. 대부분의 국민이 그토록 부동산 투기를 싫어하는데 왜 투기는 사라지지 않는가? 아니, 왜 오히려 투기 광풍이 부는가? 정부나 언론이 그 책임에 대한 욕을 먹기 일쑤다. 그러나 궁극적인 책임은 국민에게 돌려져야 한다. 많은 국민들이 투기의 비도덕성에 대해서는 핏대를 세우면서도 투기가 실현하는 이익의 유혹을 뿌리치지는 못하고, 투기 억제정책이 자신의 부동산만은 비켜가기를 바란다. 사람들의 말과 행동은 그만큼 다르다. 이중적이다. 선거 때의 네거티브 캠페인도 마찬가지이다. 많은 사람들이 네거티브 선거운동을 비난하고 싫어한다. 법으로 규제하자는 주장도 한다. 후보들은 공개적으로 네거티브 운동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 선거 현장에서 가장 선호되는 전략 가운데 하나가 바로 그것이다. 그만큼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네거티브 캠페인과 투표율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는 엇갈린다. 유권자들은 후보자의 부정적인 측면만 공격하는 선거운동 때문에 정치를 혐오하게 되고 결국 투표에 대한 흥미와 욕망을 잃고 만다는 주장이 있다. 반면, 유권자들은 오히려 부정적 공격으로부터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고 정치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얻어 더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러나 네거티브 캠페인의 효과에 대해서는 대부분 연구가 일치한다. 적극적인 네거티브 캠페인을 펼친 후보자가 승리한다는 것이다. 198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60%는 조지 부시 후보가 마이클 듀카키스 후보를 상대로 ‘더러운 선거운동’을 펼쳤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결과는 부시 후보의 승리였다. 국민들은 말로는 정책에 관해 듣기를 원한다면서도 실제는 후보들의 성격이나 사생활 등에 대해 알고 싶어한다. 국민들은 후보나 정당이 어떤 정책적 비전이나 이념을 갖고 있는지 대강만 알고 있으며 그것으로 만족한다. 더 이상 특정 이슈에 대한 심각한 토론을 듣고자 하지 않는다. 후보의 인간에 대해 더 알고 싶은 것이다. 후보들은 이러한 유권자들의 속내를 곧 깨닫게 되고 상대방의 인간성이나 과거 경력에 대한 네거티브 전략을 선택하게 된다. 만약 부정적 광고 대신에 정책 이슈가 여론조사에서 특정 후보자의 지지도를 끌어올린다면 네거티브 캠페인은 사라질 것이다. 만약 유권자들이 네거티브 캠페인을 싫어한다고 말하는 것처럼, 실제 투표에서 네거티브 전략을 택한 후보자를 응징한다면 그것은 더 빨리 없어질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에 대한 허위 공격이 성공한 것을 보라. 유권자들의 말과 행동은 그만큼 다르다. 정치는 현실이다. 유권자들이 정책보다는 후보들의 ‘인간’을 더 알고 싶어하는 것이 현실이다. 말로는 네거티브 캠페인을 싫어하지만 속마음은 그것을 더 원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네거티브 캠페인 싸움은 더 치열해질 것이다. 손태규 (단국대 교수·언론학부 / 바른사회 바른언론포럼 회장) 출처 - 국민일보 2007. 2. 20 논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