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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선거와 정책선거 - 김석준
2002-10-22
공명선거와 정책선거 선거를 흔히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대의민주주의에서 국민의 대표를 뽑는 것이 선거이기 때문이다. 선거는 민주주의 정치의 성패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선거가 잘 이루어질 경우에는 민주주의를 꽃피우는 계기가 되지만 그 반대일 경우에는 모든 부정부패의 원인이 되어 정치 실패의 원죄가 된다. 이 때문에 바른 선거를 위한 노력이 정치 개혁의 핵심적인 요소이다. 바른 선거란 공명선거, 돈 안 드는 선거, 정책선거 등인 반면, 바르지 못한 선거는 부정선거, 흑색선거, 금권선거, 관권선거, 지역선거, 선동선거 등이다. 권위주의 시대에는 이러한 바르지 못한 선거의 양상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 선거가 끝난 이후에는 선거에 대한 불복과 선거 소송이 관례화되었다. 그러다가 민주화가 이루어지면서 부정선거나 관권선거 및 금권선거는 약화된 반면 여전히 정책선거와는 거리가 멀고 흑색선거나 지역선거 및 선동선거는 기승을 부리고 있어서 많은 국민들의 우려를 자아낸다. 이로 인해 시민단체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돈 안 드는 선거와 선거공영제를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법·정당법·정치자금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여 12월 대선 때부터 적용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그 핵심적인 내용은 언론매체를 이용한 선거운동의 활성화와 정당의 정책 홍보 활동에 대한 지원 강화, 인력 동원에 의한 선거운동 방법의 폐지와 선거운동성 정치비용 지출 규제, 선거와 관련한 정당 활동의 규제, 선거비용 수입·지출시 단일 계좌 및 카드 사용 의무화, 선거공영제 확대에 따른 후보자 난립 억제, 중앙당의 조직과 기능 축소, 의원총회 중심의 정당운영 등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미디어 선거와 선거공영제를 확대하는 방안이다. 이들에 대해 개정 시기에 대한 의혹, 실질보다는 이미지 중심의 미디어 정치에 대한 우려, 제도권 미디어의 공정성 문제와 비제도권 미디어의 횡포 가능성, 국민 참여 기능을 위시한 정당 역할의 위축, 과다한 선거 기탁금에 따른 진입 장벽 강화 등의 측면에서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이 반영되어 선거법 개정이 이루어지더라도 근본적인 문제점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것은 법 제도만 아니라 정치인들이나 정당의 선거 전략의 문제와도 깊이 연관된다. 이번 대선은 2000년 총선연대의 낙선운동으로 표출된 네거티브 선거가 아니라 후보와 정당의 장점을 비교할 수 있는 포지티브 선거가 되도록 해야 한다. 특히 미디어를 통한 선거공영제 확대가 선전선동에 능한 흑색선거의 확대 재생산이 아니라 국가적인 정책 과제를 발굴하고 그 합리적인 해결 방안에 대한 국민적 합의도출 기회로 활용되도록 해야 한다. 모쪼록 이번 선거가 선거공영제 확대를 통해 지역 선거나 선동선거 및 흑색 선거를 넘어 정책선거, 공명선거, 돈 안 드는 선거가 되어 선진 민주주의를 공고화하는 계기가 되어야 하겠다. 시민단체는 구호가 아닌 실천을 통해 정책 선거가 정착하도록 계속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정책 대안 제시와 바른 선거를 위한 선거문화 개혁운동을 꾸준히 전개해야 할 것이다. 김석준(이화여대 행정학 교수 / 시민회의 공동대표) 출처 - 미래한국 2002.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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