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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전략적 타결 필요하다 - 정인교
2007-02-21
한미 FTA, 전략적 타결 필요하다 얼마 전에 일본에서 열린 자유무역협정(FTA) 정책 세미나에 참석한 일본측 관계자들은 자국의 FTA 정책 방향보다는 한미간의 FTA 협상 추이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한국이 미국과의 FTA를 통해 한 수 배우기를 바란다는 모호한 표현 뒤에 숨어 있는 부러움과 질시를 느낄 수 있었다. 미국과의 FTA 협상이 마무리 국면을 향하고 있다. 지난 주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제7차 협상에서 한미 양측은 다수 분야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둠에 따라 양측 모두 3월말 타결에 낙관적인 입장이다. 공산품 상품양허와 노동·환경·통신·전자상거래 등의 분야는 거의 타결된 것으로 보이고, 금융·투자·섬유·농업 등에서는 핵심 쟁점에 대한 절충안을 손질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우리가 공세를 취하고 있는 무역구제 분야와 미국측 관심 분야인 자동차와 의약 분야에 대한 타협안을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 상품무역에서 양측은 추가적인 상품양허 개선을 통해 즉시철폐 비율을 85% 안팎으로 맞췄고, 농산물 양허 및 긴급수입제한조치에 대한 협상도 진전을 봤다. 다음 달 협상에서는 민감한 200여개 농산물시장 개방에 대한 합의 도출이 협상단의 최대 과제가 될 것이다. 국내 반대론자들이 우려하고 있는 간접수용의 적용 범위에서 정당한 규제정책(부동산정책, 조세조치 등) 제외 문제도 우리 협상단이 풀어야 할 과제다. 금융분과에서 인력 이동을 통한 국경간 거래 허용 범위를 계리, 손해사정 등 보험 부수 서비스로 한정키로 합의했고, 외국은행 지점에 대한 본점 자본금 불인정, 앞으로 증권거래소 상장시 외국인 지분제한 허용 등에 합의했다. 다만, 금융 분야에 대한 일시적 세이프가드, 우체국 보험 등에 대해서는 이견이 지속되고 있다. 자동차 표준작업반은 양국 업계의 기술장벽 관련 애로 요인을 해결하는 협의 채널을 운영하기로 합의했으나, 시장 개방에 대해서는 양측의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 자동차 업계는 2.5% 관세 철폐로 한국 업체의 시장 잠식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데 비해, 국내 반대론자들은 자동차 관세 철폐를 대수롭지 않게 보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7차 협상을 마치고 귀국한 우리 협상단은 이제 전면 타결을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논의된 내용을 종합, 서로 수용할 수 있는 타협안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 협상이 타결 국면으로 발전했는데도 일부에서는 여전히 원론적 수준의 논리를 근거로 반대하고 있어 안타깝다. 이들은 7차 협상의 높은 성과를 ‘퍼주기식 타협’으로 폄훼하고 있으나, 이 역시 일방적인 반대 논리의 연장선이다. 표면상으로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이슈가 많은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 이슈 중 다수는 서로 맞물려 있어 한번 물꼬가 트이면 동시에 해결될 가능성이 크다. 한 가지 우려점은 예상치 못한 변수의 돌출이다. 정치적 명분에 휩쓸려 소탐대실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돌출 변수를 종합적으로 판단, 국익과 부합하는 합리적 결정을 이끌어낼 수 있게 우리 내부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한미 FTA 협상의 전면 타결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협상 담당자들도 낙관적으로 보고 있고, 유력 대선 주자들도 한미 FTA에 대해 우호적이다. 6자회담 타결 직후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미 대통령간 전화 통화에서 양측이 한미 FTA 조기 타결에 의견 일치를 본 것은 큰 다행이다. 실무자들이 풀 수 없는 핵심쟁점은 최고위층이 나서서 해결해야만 협상이 타결된다. 미국과의 FTA는 세계화에의 적극 참여와 우리 경제의 도약을 의미하며, 한반도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3월말 협상 타결이 최선의 길이다. 정인교 (인하대 교수·경제학, 바른FTA본부 정책위원장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문화일보 2007. 2. 21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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