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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교조 '통일교육'은 세뇌일 뿐 - 이성호
	2007-01-22
전교조 '통일교육'은 세뇌일 뿐 요즘 들어 화제가 되는 일부 전교조 교사의 ‘통일교육’은 연일 반복되다시피 하는 대통령의 돌출 발언, 그리고 대규모 노조의 파업만큼이나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얼마 전 전교조 교사 2명이 북한이 제작한 이적표현물을 전교조 지부 홈페이지에 올려 경찰에 체포된 사건은 일부 전교조 교사들의 통일관이 얼마나 친북으로 기울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실례다. 이러한 친북 편향적인 관점의 불법성 및 부당성은 그간 수없이 지적되고 비판돼 왔으나, 시정의 기미가 보이기는커녕 오히려 대선이 다가올수록 더욱 기승을 부릴 암울한 조짐마저 나타난다. 이 글에서는 친북 편향적인 통일교육이 내포하는 위험성을 이념적 혹은 실정법적 입장이 아닌, 교육의 원론적인 관점에서 밝혀 보려 한다. 교육은 가치를 지향하는 인간의 행위다. 즉, 교육은 항상 바람직한 것 또는 좋은 것을 추구한다는 뜻이다. 이같은 가치 지향성은 교육의 목적·내용·방법 등의 전 과정을 규제하는 가장 중요한 윤리이자 도덕적 기준이다. 달리 말하면, 아무리 좋은 의도를 전제로 한 교육이라도 그 방법이 잘못됐다면 좋은 교육이 될 수 없다. 이것이 바로 구타 같은 비인격적 체벌을 교육 현장에서 철저히 배격하는 이유이자 명분이다. 그런데 친북 편향적인 통일교육은 그 방법에 있어 세뇌의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으며, 바로 이 점에서 교육의 기본적인 윤리에 위배된다. 구타가 교육의 방법이 될 수 없듯이, 세뇌 또한 어떠한 경우에도 교육의 방편이 돼서는 안 된다. 일부 전교조 교사는 이렇게 항변할 것이다. “옳은 것을 옳다고 가르치는 것이 어째서 세뇌인가.” 과연 그럴까? 바람직한 통일의 방식이나 양상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각들이 존재하며 어떤 것들은 서로 대립되기도 한다. 이들 가운데 어느 것이 최선의 대안인지는 어느 누구도 단언할 수 없다. 그럼에도 친북 편향적 통일교육은 통일에 대한 이른바 ‘모범답안’을 제시하고 있으며, 그 외의 어떤 방안도 수용하려 하지 않는다. 이는 분명 독선이다. 그리고 이러한 독선을 미성년자인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아니 강요하는 것은 결국 세뇌다. 다양한 종교의 역사와 원리를 가르치는 것은 종교교육이다. 그러나 특정한 종교를 미화하고 나머지를 배격하는 것은 세뇌라고 볼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교사가 가르치는 것을 학생들이 맹목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반론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 또한 설득력이 부족하다. 우리 같은 유교 문화권에서 학생들에 대한 교사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교사의 위상도 달라진다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의 학생들은 교사의 말을 존중하고 무서워한다. 실제로 필자 학교의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맹목적인 반미관을 가지게 된 동기를 물으면 거의 대부분이 중학교 또는 고등학교 시절 교사들로부터 그렇게 배웠다고 대답한다. 심지어 특정 신문을 비방하는 학생들에게 이유를 물으면 ‘그 신문을 읽은 적은 없지만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하셔서’라고 얼버무린다. 이것이 이른바 ‘참교육’인가. 무릇 교사의 진정한 권위는 교사의 전문지식과 인격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교사 개개인의 정치적 성향이나 신념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문제다. 교사가 특정 이데올로기의 전도사가 돼 그것을 학생들에게 강요하는 행위는 어떤 경우에도 용인될 수 없다. 결론적으로 세뇌는 교육이 아니다. 이는 교육의 윤리에 위배될 뿐 아니라 더 나아가 끔직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독자적인 판단을 불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친부모를 반역으로 고발한 나치의 청소년 친위대, 문화혁명의 전위대였던 홍위병, 그리고 처참한 학살의 행동대원이었던 폴포트의 추종자들 대부분이 특정한 이념에 의해 세뇌당한 소년들이었다는 사실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이성호 (중앙대 교수·교육학, 바른교육권실천행동 정책위원장 / 바른사회 회원) 출처 - 문화일보 2007. 1. 22 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