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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쉬는 남자' 100만명 시대 - 최창규
	2007-01-17
'그냥 쉬는 남자' 100만명 시대 지난 10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06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실업자 수가 82만7000명이고, 실업률은 2005년의 3.7%에서 3.5%로 0.2%포인트나 떨어졌다고 한다. 실업률이 줄었다는 것이 반가운 소식이어야 함에도 우리에게 전혀 와 닿지 않는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실업률 통계가 국민이 현실 생활에서 느끼는 실업의 고통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세 인구는 경제활동인구와 비경제활동인구로 구분된다. 그리고 다시 경제활동인구는 취업자와 실업자로 구분된다. 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 중에서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15세 이상이라 하더라도 가정주부·학생·노인 등은 취업자에도 실업자에도 속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다. 그런데 작년에 15세 이상 인구는 1.2% 늘었다. 그 가운데 경제활동인구가 1.0% 는 데 비해 비경제활동인구는 1.6%나 는 것이다. 이렇게 취업도 아니고 실업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난 것이다.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는 사람들 중 단순히 지난해에 ‘쉬었음’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2005년에 비해 3.2%나 늘어 128만명이고, 그 중에서도 남자가 103만명, 여자가 25만명이나 된다. 그 밖에도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서 아예 일자리 구하기를 포기해버린 구직단념자가 지난해에 12만명이나 되고 그 중 남자가 7만명, 여자가 5만명이나 된다. 그냥 쉬거나 혹은 일자리 구하기를 아예 포기한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는 현실이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다. 가장 좋은 분배정책이야말로 사람들로 하여금 사회복지비 지출에 의존하여 살게 만들기보다는 올바로 된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어야 한다. 일자리는 궁극적으로 기업 활동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기업 투자가 증가하고 경제성장이 이뤄질 때라야만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현재의 악화된 고용상황에 대해 기업인과 기업 활동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과도한 규제를 일삼은 정부·여당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 심각한 경제 문제의 해결을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 달라는 국민의 바람을 뒤로하고 정작 국민의 살림살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비현실적인 국정과제에만 매달린 결과 경제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리하여 가장 서민들을 위한다는 노무현 정부의 구호와는 정반대로 결과적으로 서민들의 생활을 가장 어렵게 만들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아직까지도 국민의 살림살이나 일자리 만들기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대통령의 임기 변경이나 연임 허용과 같은 개헌에만 집착하면서 정작 고통 받는 국민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려는 데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현 정부의 임기가 얼마 남지는 않았지만 이제라도 국민은 현 정부가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에 힘쓰기를 원하고 있다. 정부가 아직도 제대로 된 정책의 방향을 몰라서 그런 것이라면 우선적으로 정부 규제를 철폐하고 시장원리에 입각한 경제정책을 펴주기 바란다. 정부는 먼저 기업인들이 대한민국에서 자긍심을 가지고 창조적인 기업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만 한다. 외국기업들로 하여금 대한민국은 기업 활동에 대한 규제가 심한 나라라는 인상을 주는 것도 피해야 한다. 국내에서의 기업 활동에 대한 규제가 많고 정부의 경제정책이 경제논리보다 반시장적인 정치논리에 의해 수시로 좌우된다면 국내기업이든 외국기업이든 국내에서 기업의 투자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소비자들의 이익을 증진하기보다는 각종 이익집단의 반대 투쟁에 밀려 교착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성공적으로 체결하는 것도 우리 경제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근로자들도 역사적 사명감을 가져야만 한다. 세계화시대의 무한경쟁 상황은 국내 대기업 노조의 파괴적인 행동이 무한정 허용될 수 있을 만큼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노조의 명분없는 과격한 투쟁으로 인해 앞으로 자라나는 우리 후손들이 먹고 살아야 할 일 터까지 사라지게 만들 수는 없는 것이다. 최창규 (명지대 교수·경제학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문화일보 2007. 1. 17 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