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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이유 사건 수사 제대로 했나 - 강경근
	2006-12-27
제이유 사건 수사 제대로 했나 제이유(JU)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제이유 측과 직·간접으로 부적절한 돈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고위 공직자 3명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오피스텔 매매와 현금 소비대차 등의 돈거래는 있었지만 직무와 관련해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는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고, 그래서 불법성이 인정되지 않아 내사를 종결한다는 것이다. 이번 검찰의 처분은 결과적으로 형식에 치중한 판단이 되었다. 일반인들 사이의 거래라면 누가 무어라 하겠는가. 응당 합법적인 거래 관계로 인정받을 것이다. 하지만 현행 세법 등의 법제에서도 거래 당사자가 특수한 관계에 있는 경우, 예컨대 부부나 부자 사이의 부동산이나 현금 거래는 그것이 증여나 상속이 아니라 매매라고 하는 점에 대한 진정성을 입증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법의 해석이나 적용은 일반인의 상식에 따라야 함을 말하는 것이다. 자기는 옳은데 다른 이들이 인정하지 않는다 해서 그를 탓할 수 없다는 것이 법의 상식이다. 지금 다른 한편에서는 제이유그룹 등을 포함한 다단계업체 피해자들이 공정거래위원회의 감독 소홀을 들어 국가를 상대로 50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겠다고 하는 형편이다. 그런 판국에 나온 지방검찰청의 이번 무혐의 내사 종결 처분은 성급했고 균형 감각이 부족한 것이다. 검찰은 앞으로 정치인 관련 로비, 서해유전 개발과 관련된 주가조작 의혹, 공정거래위원회 유착설 등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들에 대해서도 검찰이 사실상 면죄부를 주지 않을 것으로 장담할 수 있으려면, 이를 ‘단군 이래 최대의 사기 사건이 될 수 있다’고 규정했던 정상명 검찰총장이 상명하복의 검사동일체 원칙에 따라 국민에게 자세한 설명을 해주어야 할 것이다. 사기라 함은 사람을 기망하여 스스로 또는 제삼자로 하여금 재물을 교부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는 것 또는 취득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제이유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사기 행위 및 제이유그룹의 그런 사기 행각을 결과적으로 도와주거나 함께 행한 것으로 간주하는 행위들은 한몫에 그 판단이 이루어져야 한다. 어느 한쪽은 되는데 다른 한쪽은 안 된다는 것은 논리의 모순이 된다. 과연 무혐의 처분을 할 만큼 그런 관계가 없었는가. 검찰이 수사 초기 단계부터 제대로 진상을 파악하지 못해 핵심적인 증거 확보에 실패한 결과로 이번 내사가 종결 처분된 것이라면, 이는 검찰의 수사 능력에 회의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나아가 정치권에서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특검’뿐 아니라 지금까지 논의되어 왔지만 수면 아래 잠자고 있는 ‘고위공직수사처’나 경찰과의 수사권 이원화 논의를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할 것이다. 최근 검찰은 론스타 사건 관련 영장청구를 세 번씩이나 기각당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시위자들의 경우에도 그랬다. 그래선 대법원 재판예규 제1084호로 시행된 ‘중요 사건의 접수와 종국 보고’ 때문에 그런 것 아니냐며 법원의 독립도 문제시했다. 이번의 무혐의 처분은 이런 문제들에 대한 검찰의 진정성을 까먹는 것이다. 내사 종결은 수사 이전의 단계를 일단락한다는 뜻이다. 말 그대로의 ‘종결’의 의미는 아니다. 언제든지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면 수사는 재개될 수 있다. 제이유 사기 사건은 검찰총장이 말한 대로 피해자가 30여만명, 피해액이 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와대와 검경, 정부 부처 등에 대한 전방위 로비 의혹으로 보아 ‘대형 권력유착 비리’일 가능성을 상기하면서 검찰은 그 수사 의지를 의심받지 않을 본격적 무대를 준비해야 한다. 강경근 (숭실대 교수·헌법학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세계일보 2006. 12. 27 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