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사회시민회의

> 자료 > 바른사회 칼럼

	인생 2모작을 준비하려면 - 남성일
	2006-12-06
인생 2모작을 준비하려면 이른바 인생 2모작에 대한 관심이 높다. 우리나라의 베이비붐 세대라는 1955∼1963년생 810만명 중 일부는 이미 50세를 지났고 퇴직하기 시작했다. 50대에 하나의 커리어를 매듭지은 후 다시 20∼30년의 새로운 인생을 모색하는 인생 2모작은 앞으로 80세를 훨씬 넘겨 살 것으로 예상되는 현재의 50대들에게는 호기심을 넘어 현실적 필요성으로 인식되고 있다. 성공적인 인생 2모작을 위해서는 어떤 일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과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가에 대한 계획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나와 있는 정보는 재무계획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고 취업계획 정보는 거의 없어서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는 고령자의 취업이 많이 이루어져야 정보도 생산되는데 현실은 고령자 취업이 매우 어렵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고령자 취업이 어려운 까닭은 기업이 고령자 채용을 꺼리는 까닭도 있지만 근로자 또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연령 위계(位階) 심리와 관련이 있다. 즉 나이든 사람 입장에서는 아무 일이나 하기에는 자식들이나 옛 직장 부하들 앞에 체면이 안서기 때문에 망설인다. 또 새 직장을 갖게 되더라도 은연중 고령자로서 대우받으려는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한국인 50대의 또 다른 어려움은 체력적으로 매우 취약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미국의 50대는 20대 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조깅을 한다. 반면 한국의 50대는 수십년의 과로,음주,흡연으로 기(氣)가 다 빠져나가 뛰기는 고사하고 걷기도 숨찬 형편이다. 이렇게 심리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부적합한 상태에 있으니 인생 2모작을 계획하더라도 새로운 취업을 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농업의 2모작은 농경지의 지력(地力)을 크게 손실시키므로 거름을 주는 등 지력 보존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수적이라 한다. 인생 2모작 또한 활력(活力)보존을 위한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 중년을 넘긴 사람들이 스스로 탈바꿈하는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나는 몇년 전부터 축 처진 한국의 50대들을 팔팔한 인재로 바꿔주는 '50 사관학교'를 만들자고 주장해오고 있다. 군대의 사관학교가 지(智)·덕(德)·체(體)를 강조하는데 반해 50 사관학교는 심(心)·체(體)·지(智)를 강조하는 일종의 고령자 재훈련 교육프로그램이다. 즉 마음 훈련,몸 훈련,머리 훈련을 통해 젊음을 되찾고 노령화를 늦추자는 것이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 훈련이다. 대부분의 50대들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노인이 되어 있다. 자기도 모르게 50이라는 숫자가 주는 무게에 마음이 눌려 스스로 늙었다고 생각한다. 마음 훈련은 긍정적 시각을 길러준다. 자신은 아직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젊은 오빠라고 생각하도록 한다. 그리고 대화할 때 과거 이야기는 절반을 넘지 않도록 하고 대신 미래를 기획하는 이야기를 하도록 한다. 몸 훈련은 50대의 체력을 최대한 30대 체력으로까지 끌어올려준다. 최소한 주 5일 이상 매일 30분 이상 땀 흘리는 운동을 통해 건강을 회복한다. 운동을 통해 다져진 근육은 노화를 방지할 수 있다. 몸 훈련을 통해 얻어진 건강은 자신감을 키워주고 마음훈련을 보완하여 더욱 긍정적인 삶을 살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몸 훈련 못지않게 머리 훈련도 중요하다. 우리 머리는 끊임없이 자극받아야 젊음이 유지된다.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거나 새로운 기술을 배우라. 텔레비전 앞에 멍하니 앉아있는 시간을 줄이고 책을 읽거나 강의를 듣는 시간을 늘려라. 건망증을 나이탓으로 돌리는 것은 머리 훈련을 게을리했기 때문인지 모른다. 마음과 몸과 머리를 훈련시키는 프로그램은 체계화된 교육시스템이 있을 때 큰 효과를 발휘하겠지만 개인적으로도 의지만 있다면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항상 스스로를 젊다고 생각하고,운동을 꾸준히 하면서,머리를 쓰고 배우는 자세를 갖는다면 인생 2모작의 풍부한 수확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南盛日 (서강대 경제대학원장 / 바른사회 정책위원) 출처 - 한국경제 2006. 12. 6 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