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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디아 FTA에 대비하자 - 정인교
2006-11-21
친디아 FTA에 대비하자 24억의 인구와 12조5000억달러의 경제력을 가진 ‘친디아(중국·인도)’ 경제권 실현이 가시화하고 있다. 경제력과 산업경쟁력, 인구수 등에서 우위에 있는 중국이 인도를 설득해서 거대 무역블록을 만든다는 계획이지만 현재 불리한 위치에 있는 인도가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01∼2002년 사이 중국이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ASEAN)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주도해 나가면서 동아시아 경제 통합의 중심으로 부상하자, 동아시아와의 경제협력 강화 기회를 엿보던 인도가 2003년 중국과의 FTA를 제의하면서 중·인도 FTA가 논의되기 시작했다. 서남아시아에서는 맹주로 통하지만, 인근 국가의 낮은 경제력으로는 자국의 시장경제 확대와 경제 발전에 한계를 절감했던 인도는 그동안 동아시아 지역과의 경제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해 왔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인도는 아·태경제협력체(APEC), 아세안＋3 정상회의 등에 참여의사를 밝혀 왔다. 반면, 중국은 아세안과의 FTA를 실질적으로 타결한 2004년 이후 원자재의 안정적 확보와 수출시장 확대를 위해 호주, 중동(GCC), 남미(브라질, 칠레), 러시아, 인도 등과의 FTA를 추진해 왔다. 이들 국가 가운데 인도는 추진 순위가 낮았으나 이번 후진타오 중국 주석의 인도 방문으로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이다. 하지만 양국간 FTA 추진은 쉽지 않을 것이다. 양국은 1962년 국경 분쟁으로 대규모 사상자를 낸 앙금이 아직 남아 있다. 동아시아와의 경제협력 강화 논의 참가에 관심이 컸던 인도가 2003년 중국과의 FTA를 먼저 제안했으나, 정보·기술(IT) 업종을 빼고는 경쟁력이 약해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 사이 인도는 태국과의 FTA를 체결했고, 우리나라와도 FTA 협상을 진행중이다. 또한 조만간 아세안 전체와의 FTA 협상도 진행될 것이고, 일본과의 FTA도 검토되고 있다. 그렇다고 인도가 중국의 FTA 추진 제의를 거부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자국의 지하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투자를 유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 원자재 가격 급등의 원인을 제공해 왔던 중국이 자원 부국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는 점을 자국의 산업 발전에 활용하려 한다. 양국의 입장을 종합하면, 수준 높은 FTA보다는 서로 부담을 덜 주는 품목들을 포함한 상품 시장 중심의 협정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친디아 FTA가 체결될 경우 세계 경제질서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할 것이다. 먼저, 그동안 국경분쟁 등으로 소원했던 중국과 인도가 협정을 통해 연대관계를 강화함으로써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무대에서 발언권이 강화될 것이다.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에서 이미 양국은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중·인도 관계 강화에 따라 미국은 동아시아 전략을 수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고, 중국의 부상에 민감한 일본은 인도를 껴안는 정책을 적극 추진할 것이다. 한국이 친디아 FTA 출범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거대 경제권과의 FTA 체결을 서둘러야 한다. 현재 협상이 진행중인 미국 및 인도와의 FTA를 조기에 타결하고, 중국과의 FTA 산·관·학 회의도 내실있게 운영해야 할 것이다. 당초 한미 FTA 협상은 올해 말에 협정의 상당 부분을 타결하는 것으로 돼 있었으나, 4차 협상까지도 실질적인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인도와의 협상은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가급적 체결 시기를 앞당기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농산물이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중국과의 FTA는 협정 추진의 필요성과 더불어 민감성도 동시에 제기되는 만큼 협상 개시 전에 충분히 검토하지 않으면 안된다. 중국이 우리나라와의 FTA 체결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므로 협상을 시작하기 전에 우리의 입장을 명시적으로 제시함으로써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정인교 (인하대 교수·경제학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문화일보 2006. 11. 21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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