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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쇠퇴하는 유럽 산별노조 - 남성일
	2006-11-01
쇠퇴하는 유럽 산별노조 유럽 노사관계 현실을 둘러보기 위해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다녀왔다. 이번 여행의 초점은 현재 우리나라 노사관계의 이슈가 되고 있는 복수노조와 산업별 교섭이 이들 나라에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하는 것이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전통적으로 소수 노조가 많고 단체교섭이 산업별 및 기업별로 중층화된 구조를 가지고 있는 나라들이다.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세계화라는 피할 수 없는 추세에 따라 일어나는 노사관계의 변화였다. 무엇보다 뚜렷한 것은 산업별 교섭이 쇠퇴하고 기업별 교섭이 이를 대체하는 것이었다. 노동조합과 사용자연합이 산업별로 조직되어 교섭하는 산업별 교섭은 유럽국가들의 전통적인 교섭방식이었고,이에 따라 유럽에서는 산별노조가 발달하였다. 그러나 산별교섭은 거대한 항공모함과 같아 개별기업의 자율성을 억제하고 급변하는 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없는 경직성으로 인해 이제 개별기업의 탄력성을 살릴 수 있는 기업별 교섭에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를 반영하여 프랑스는 2004년에 기업별 교섭이 산별 교섭과 다른 내용을 담을 수 있도록 아예 법을 바꾸었다. 따라서 이제 프랑스에서는 산별 교섭보다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의 기업별 교섭도 가능하게 되었다. 이는 프랑스의 전통적인 산별교섭 우위의 위계(位階)를 변경한 것이다. 그리고 이탈리아에서는 법제화까진 안되었지만 기업별 교섭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산별교섭 무용론이 대두되면서 사용자들은 산별교섭을 차제에 없애자고 주장하고 있다. 유럽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또 한가지는 복수노조의 대립으로 인한 어려움이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노조들은 최근에는 약화되기는 하였지만 오랫동안 서로 다른 이념으로 대립해왔다. 그리고 어느 노조도 다수를 점하고 있지 못하므로 대표성에 문제가 있고 노조들이 서로 협력하지 않는 한 유효한 협약(協約)을 체결하지 못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더욱이 노조들이 서로 견제하기 시작하면 노사관계 전체가 분열과 혼란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프랑스에서는 2004년 법 개정을 통해 과반수가 찬성하면 단체협약이 유효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에어프랑스와 같은 기업 현장에선 여전히 노조간 경쟁이 심해지면 절대로 결론에 이르지 못한다고 고충을 털어놓는다. 이탈리아의 경우 노조간 분열은 이탈리아 노조의 역사적 DNA에 뿌리를 두고 있어 극복하기 힘들다고 솔직히 고백한다. (이탈리아 노사정협의회 노조대표의 말) 우리나라 노동계는 유럽 노사관계를 모델로 산별교섭과 복수노조를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제 유럽에서 산별교섭은 흘러간 유행가가 되고 있다. 그나마 산별교섭이 형태를 유지하는 까닭은 산별교섭에서 연금，보험，산업안전 등 기업별 교섭에서 다루기 힘든 주제를 다루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이들 주제는 모두 법에 의해 다루어지므로 산별교섭을 할 필요가 없다. 또 이탈리아 같은 경우 10인 미만 사업장이 전체의 90%가 넘으므로 영세사업장 조합원의 교섭력을 위해 산별교섭이 필요하다고 합리화하지만 우리의 경우 전체 조합원의 90%가 대기업 및 공공부문에 종사하고 있으며 막강한 교섭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복수노조는 3년 후 허용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다. 복수노조는 근로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정당성(正當性)이 있으나 노조의 분열과 대립으로 인한 문제점도 내포하고 있어 세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대표성을 확립하기 위한 논의가 더욱 심도있게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아울러 교섭 주기의 확대가 필요하다. 즉 임금과 단체교섭을 2년에 한번씩 하도록 함으로써 낭비(浪費)를 줄이고 충실한 교섭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년을 1년 앞둔 프랑스의 노조전임자는 24세 된 자신의 아들이 노조에 가입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자신은 노조의 정치화와 대립에 환멸을 느끼는 아들세대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변화하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노동운동가의 얼굴은 담담했다. 南盛日 (서강대 경제대학원장 / 바른사회 정책위원) 출처 - 한국경제 2006. 11. 1 시론

동네사람	기업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산별교섭보다 기업별교섭이 유리할수밖에 없지요. 그리고 정치는 소수엘리트들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노동자들도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야 사회가 더욱 발전한다고 생각합니다.2009-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