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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실험 ‘옥쇄작전’ - 남주홍
2006-10-09
북한의 핵실험 ‘옥쇄작전’ 북한이 기어이 핵실험을 강행할 태세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3일 핵실험 계획을 공식 발표하고 조만간 단행할 것임을 천명했다. 이로써 북한은 이제 국제사회와 건곤일척의 승부수를 걸고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 버렸다. 그렇다면 앞으로 상황은 어떻게 전개될 것이며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우선 북 지도부의 최후의 도박이라고 할 수 있는 핵실험 강행은 비장한 체제 생존책 차원에서 나왔기 때문에 그 나름의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다. 즉 북 정권이 처한 대내외적 여건이 결국 파키스탄 모델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파키스탄 모델이란 주적인 인도의 핵위협에 대항하고 국민적 단합을 도모하기 위해 핵무장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며, 국제사회의 각종 제재 조치는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핵 보유를 기정 사실화하는 학습효과를 낸다는 자기합리화 논리다. 여기에다 북 내부 상황이 체제 동요 현상을 일으킬 정도로 인민 대중이 피폐해 어떤 극적인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정치적 판단도 크게 작용했다. 따라서 이번 북 외무성의 핵실험계획 발표는 단순한 협상용이나 공갈 협박이 아닌 실제 상황이며 지금까지 가상적 시나리오만으로 존재해 왔던 안보 위기가 실전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국제사회와 한반도 휴전 체제에 미치는 충격파는 대단히 클 수밖에 없다. 우선 북한의 핵실험은 당장 이란의 핵무장을 충동하여 국제 핵확산금지조약(NPT)의 기반을 무너뜨릴 것이다. 이른바 ‘악의 축’으로 불리는 북한과 이란의 핵무장은 9·11 이후 유엔 차원에서 추진중인 대테러 전쟁에 폭발성을 부여해 미국과 유럽연합(EU) 및 일본의 강경한 대응조치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미국은 일본이나 대만의 핵개발 도미노 현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북한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 외의 모든 조치를 강구해 놓고 있다. 그래서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전면적인 경제봉쇄를 금융제재 확대를 기화로 단행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국을 포함한 모든 대북 무역 거래국은 응분의 참여를 각오해야 한다. 당장 유엔 안보리는 군사 제재의 필요성을 인정한 유엔헌장 제7장을 가동할 것이기 때문에 기존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조치(PSI)는 미 태평양함대의 주도로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들을 검색하게 돼 미·북간 정면 대치가 불가피해진다. 한국 정부와 국민이 받을 충격은 더 심각하다. 우선 2020년 목표의 군사력 건설계획을 전면 수정하거나 전시 작전통제권 단독 행사로 한미연합사를 해체하려던 기존의 야심찬 ‘자주국방’ 의욕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핵으로 공식 무장한 북한군에 대적하기 위해서는 재래전 중심의 군비경쟁 논리나 억제·방어체계는 분명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모두가 무분별한 햇볕정책 8년반이 자초한 자승자박이 아닐 수 없다. 안보 문제를 철저히 무시한 일방적인 김정일 정권에 대한 물적 지원 및 정치적 후원은 북으로 하여금 “남조선이 선군정치로 북의 핵보호를 받고 있다”고 호언하게 만들었고, 이른바 내재적 접근식의 친북반미 논리에 바탕을 둔 정·경 분리식 교류·협력 정책은 안으로는 극단적인 안보불감증인 민족공조론을 확산시키고, 밖으로는 한미 안보동맹의 해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여기서 대책은 분명하다. 북핵실험은 한반도 안보 체제의 핵분열을 예고하므로 이제는 철저히 안보 우선주의로 국정 운영 방향을 재정립할 수밖에 없다. 차제에 외교·안보·통일부서의 책임을 묻고 전면 개편하라. 그리고 전작권 환수 논의를 즉각 중단하고 한미연합사 해체계획을 유보하라. 우리가 핵무장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 한미 연합작전 체제의 핵 우산 외에는 아무런 대안이 없음을 명심하라. 남주홍 (경기대 교수·국제정치학 / 바른사회 정책위원) 출처 - 문화일보 2006. 10. 9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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