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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대로된 일자리 창출이 복지정책 - 류동길
	2006-09-27
제대로된 일자리 창출이 복지정책 정부는 최근 ‘좋은 일자리 창출 보고회’에서 간병인, 방과후 활동 강사, 환경 지킴이 등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2007∼2010년중 매년 20만개씩 모두 80만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올 초에도 5월의 지방선거를 의식해서인지 일자리 52만7000개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런 계획은 ‘4년간 80만개’라는 숫자의 매력에다 정부가 열심히 일한다는 걸 국민에게 알릴 수 있어 계획 발표 그 자체만으로도 정책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정부가 만들겠다는 일자리는 보충적인 일자리이자 불안한 일자리에 불과하다. 이런 일자리도 어려운 처지의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는 걸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제대로 된 일자리가 아니다. 비록 그런 일자리를 잡은 사람도 얼마 후 다시 실업상태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새로 만들어진 ‘괜찮은 일자리’는 14만개로 2004년의 30만개에 비해 크게 줄었다. 제대로 된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 정부는 지난 3년반 동안 공무원을 2만6000명이나 늘렸다. 정부가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하면 공무원은 늘어나고, 그것은 결국 국민부담 증가, 공공부문 비능률, 규제 확대를 가져오고 민간부문을 위축시킨다. 정부는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면서도 출자총액제한제 등 각종 규제의 끈을 쥐고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지 않은가. 지난 5년간 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연 1.2%에 불과했다. 기업은 로또복권 사듯이 단순하게 투자를 결정하는 게 아니다. 최소한 10~20년을 내다본다. 사업 가능성이 있어야 투자에 나선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성장이 일자리 문제도 해결하고 국민후생을 해결하던 시대는 이제 거의 끝나간다.” ‘일자리 창출 보고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한 말이다. 성장이 일자리를 창출하지 않는다면 일자리는 무엇이 창출한다는 것인가. 노 대통령은 2002년 대선 후보 시절 “7% 신성장정책으로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하겠다”고 공약했다. 2005년 8월 언론사 논설책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노 대통령은 이회창 후보가 6%로 이야기하는 바람에 그보다 높은 7%를 내세웠다고 말한 바 있다. 공약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성장의 중요성은 알았던 것 같다. 그런데 이제 인식이 바뀐 것인가. 경제 성장의 일자리 창출 효과는 기계화·자동화 등으로 과거보다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성장 없는 복지는 지속될 수 없다. 적정한 성장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일자리 창출은커녕 지금의 일자리마저 없어질 수 있는 것이다. 복지국가라던 스웨덴의 국민은 지난 9·17총선에서 복지보다 시장주의적 개혁으로 일자리를 내세운 우파에 승리를 안겼다. 스웨덴 총선결과를 보고 우리 정부는 “지난 8월 발표한 ‘비전 2030’은 스웨덴 모델을 베끼지 않았다”고 긴급 기자회견까지 했다. 이미 국제사회에서 실패한 것으로 판명된 스웨덴 복지 모델을 부러워했던 게 켕겨서 그랬는지 모른다. 성장에 매달려도 시원찮은 판에 복지 우선으로 정책 방향이 기울면 어떤 결과가 올 것인가. 지금 한국은 사람도 돈도 공장도 해외로 떠나고 있다. 그런데도 복지타령이다. 복지 확대의 중요성을 누가 모르는가. 하지만 최고의 복지정책은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다. 정부가 앞장서서 세금을 풀어 비효율적이고 비생산적인, 그렇고 그런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것은 근본적인 실업대책이 아니다. 정부의 능력은 무한하지 않다.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일은 어디까지나 기업의 몫이다. 정부는 복지국가의 허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부가 할 일은 일자리 만드는 기업을 돕는 것이어야 한다. 그게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복지국가로 가는 지름길이다. 류동길 (숭실대 명예교수·경제학 / 바른사회 회원) 출처 - 문화일보 2006. 9. 27 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