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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大選 후보를 제대로 검증하려면 - 황인정
	2002-10-07
大選 후보를 제대로 검증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후보자의 이념이다’ 우리는 말로만 ‘민주주의·시장경제’를 내세우면서도 실제 국정운영은 반대로 수행하는 사례를 보아왔다. 선거만 하면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또 사유재산이 인정되고 상거래가 자유롭다고 시장경제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이익집단들의 압력 행사 기회로 이용되는 토론회 대통령 선거는 국민 모두의 초미의 관심사다. 그것은 국회의원을 뽑는 總選과는 달리 대통령 선거의 결과는 정권교체와 연계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사이 大選을 앞두고 후보자의 자격검증을 위한 각종 토론회가 열을 올리고 있다. 이것은 국민에게 후보자의 자질을 객관적 잣대로 검증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 주기 때문에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또한 토론 과정에서 특정 정책이나 국가적 과제(National Agenda)에 대하여 후보자가 자연스럽게 자신의 입장과 견해를 밝히게 됨으로써 결과적으로 국민과의 약속을 유도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동안 토론의 내용과 방식을 보면 다소 미흡한 점이 없지 않다. 정치, 경제, 통일, 사회, 여성, 문화, 노동 등 분야별로 토론이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토론방식은 경제단체, 사회단체, 노동단체, 여성단체, 문화단체 등 여러 이익집단들의 관심사와 요구사항을 중심으로 후보자의 입장을 강요하거나 그들의 주장을 수용하도록 압력을 행사하는 기회로 이용된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러다 보니 사실상 이익집단 간의 상충되는 요구를 받아들이게 되는 모순이 생긴다. 특히 분야별 토론은 대학입시 문답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후보들의 단편적 지식수준은 알 수 있지만 대통령이 갖추어야 할 자질을 검증하기에는 부적합하다. 한편 이념정당 내지 정책정당이 정착되지 못한 오늘의 상황에서 大選 후보자의 정치참모들도 이익집단의 표를 의식하여 정책을 만든다. 국민들은 상호 모순되고 일관성없는 정책공약을 통해서는 후보자의 진면목을 알 수 없다. 따라서 분야별 정책토론회는 가능한 한 지양해야 할 것이며 오히려 대통령의 자질에 관한 본질적 사항을 토의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과연 어떤 것이 분질적 사항들인가? 국가경영 능력, 위기관리 능력 등을 알 수 있는 토론회돼야 선거란 외형상 대통령직을 수행할 ‘사람’을 선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원래의 의미는 특정인을 지지한다고 하기보다 후보자가 제시하는 정책이나 국정 운용기조에 대한 지지도를 확인하는 절차라고 할 수 있다. 국민이 원하는 바(Interests)를 후보자가 적절히 표현(Articulate)한 것이 정책공약이며 이에 대한 국민 개개인의 찬성의사(투표)를 취합한 결과(Aggregation)에 따라 후보자의 당선 여부가 결정된다. 따라서 선거는 바로 국민 다수가 원하는 국정방향과 의견을 정확하게 확인하고 또 이를 성실하게 수행할 것을 약속한 후보와 국민 간의 일종의 사회계약 행위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후보자의 올바른 자격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수행해야 할 ‘역할’과 또한 이번 大選을 통해서 국민들의 판단과 선택을 요하는 ‘국가적 과제’를 중심으로 토론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면 바람직한 토론을 위해서 어떤 사항들이 다루어져야 할 것인가?몇 가지만 짚어보자. 첫째, 대통령은 국가경영의 총책임자이다. 따라서 국가자원을 동원하고 조직하는 관리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것은 지식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경영학·행정학·정치학 책을 읽었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오랜 기간 국가경영에 직접·간적으로 참여해 온 조직경혐을 통해서 쌓아온 것이라야 한다. 따라서 후보자의 조직관리 경험과 그가 경영한 조직의 성취업적과 경영자로서의 성실성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둘째, 국가경영 능력과 관련하여 간과할 수 없는 것이 대통령의 위기관리 능력이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 중에서 링컨, 루스벨트 등이 역사적으로 가장 높이 평가받는 이유는 바로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 때문이다. 위기관리 능력은 비록 후일역사가 평가할 일이라 하더라도 事前的으로 후보자의 성장배경, 조직관리 경험, 책임감과 추진력 등을 통해서 최소한 유추할 수 있는 토론을 유도해야 할 것이다. 셋째, 대통령은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고 국가를 보위하는 최고 책임자다. 그래서 그는 국군 통수권을 행사하게 된다. 따라서 검증해야 할 사항은 한반도의 안보상황에 대한 인식, 軍의 조직과 군비 현대화에 대한 견해, 東北亞 평화안보전략, 그 맥락에서 對北 내지 통일문제 등에 관련된 의견을 알아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넷째, 대통령은 對外的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외교총수다. 따라서 세계화, 특히 세계사의 흐름에 대한 인식, 국제NGO들의 反세계화 운동 등에 대한 후보자의 인식과 입장 등을 알아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의 국제적 역할, 對外교역, 안보 등과 관련하여 전통 우방국에 대한 견해내지 관계설정에 대한 후보자의 입장과 의견을 알아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對外的으로 민감한 부분에 대한 토론은 서로가 자제해야 할 것이다. 이 점에서 우리는 최강의 국력을 가진 미국의 경우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세계화, 인생관, 인간성 등도 검증돼야 다섯째, 대통령은 헌법상 삼권분립을 전제로 하는 행정부의 수반이기 때문에 앞으로 국회와의 관계를 어떻게 전개해 갈 것인가를 알아보아야 할 것이다. 그의 國會觀, 政黨觀, 대통령과 그의 소속 정당과의 관계설정 등에 관한 그의 소속 정당과의 관계설정 등에 관한 그의 소신을 확인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중앙-지방 관계, 특히 국가경영 차원에서 징방권화에 관한 후보자의 견해도 밝혀져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그의 직무수행 기간에 민주주의의 살아 있는 모습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동안 경제사회 발전의 걸림돌이라고 지적되어 온 한국 정치의 향후 발전방향에 대한 국민의 평가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여섯째, 대통령은 公人 중의 公人이다. 그의 위상과 책임 때문에 모두가 존경하는 대상이다. 따라서 대통령의 업무수행 자세와 일상 활동은 모든 국민의 관심사가 될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대통령은 모든 면에서 어른이나 아이들에게나 항상 모범(Reference)이 된다. 그만큼 교육적 영향력이 지대한 것이다. 또한 직접적으로 정부정책에 대한 국민적 지지와 신뢰를 전제로 성공적 국정수행을 위해서도 대통령은 부지런하고, 성실하고, 정직하고, 나라와 국민을 사랑하고, 국가발전에 헌신적인 사람으로 비쳐지고 믿어져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측면을 검증하기 위해서 후보자의 세계관, 인생관, 인간성, 도덕적 기준 등에 관하여 알아보아야 할 것이다. 이 경우 후보자의 자서전이나 공개된 사실자료를 중심으로 검증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항목은 바로 후보자의 이념에 대한 검증이다. 그동안 햇볕정책은 외형상 南北관계의 협력분위기 조성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 오늘의 심각한 ‘南南갈등’을 야기했다. 정치의 본질이 갈등구조의 해결에 있다면 南南갈등을 해결 할 수 있는 기준에 대한 국민적 심판을 이번 大選(즉 국민투표)을 통해서 받아내야 할 것이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세계화 과정에서 지구상 보편적 이념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말로만 ‘민주주의·시장경제’를 내세우면서도 실제 국정운영은 반대로 수행하는 사례를 보아 왔다. 선거만 하면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또 사유재산이 인정되고 상거래가 자유롭다고 시장경제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정치나 경제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정부 역할의 전제가 되고 항상 그와 관련된 자원 배분에 있어서 중요한 잣대가 된다. 따라서 특히 분야별 토론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일관성 있는 후보자의 이념적 성향과 소신을 검증할 수 있어야 하고 토론과정에서 그의 입장과 후보자가 뜻하는 바를 공개적으로 확인해야 할 것이다. 후보자의 경험과 사회경제적 배경을 분석하고 사실과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후보자의 면면을 확인하며 그 의미를 평가·검증하는 방법이 동원되어야 할 것이다. 황인정 (강원발전연구원장 / 시민회의 회원) 출처 - 월간조선 2002년 10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