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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이어도 '이의제기' 근거없다 - 제성호
	2006-09-19
중국의 이어도 '이의제기' 근거없다 중국의 지역패권주의가 동북공정에서 ‘바다공정’으로까지 확산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친강(秦剛) 외교부 대변인이 14일 마라도 서남쪽 149㎞에 있는 “이어도에서 벌이는 한국의 일방적인 행동에 반대하며 이는 아무런 법률적 효력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 발언은 중국이 이어도 주변 해역을 한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래서 장차 한·중간 해양경계 분쟁의 불씨가 될 소지가 있다. 이 문제는 영유권의 대상 여부, 해양법상 중국 입장의 타당성, 우리의 관할권 행사 등 여러 가지 법적 측면을 안고 있어 다각적인 검토가 요구된다. 우선 이어도는 해양법상 ‘수중 암초’ 혹은 해산(海山)으로 섬이 아니다. 섬이 되려면 자연적으로 형성되고, 365일 내내 수면 위에 있어야 한다(유엔해양법협약 제121조 1항). 그러나 이어도는 가장 높은 곳이 수심 4.6m여서 섬의 요건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수중 암초’는 섬과는 달리 일국의 영토가 될 수는 없다. 때문에 이어도를 영유권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은 잘못이다. 다만, 이 지역은 한국의 대륙붕 및 EEZ 범위 내에 있어, ‘주권적 권리(sovereign rights)’ 및 ‘관할권(jurisdiction)’의 대상이 될 수는 있다. 중국은 지금 이어도에 대한 한국의 법률적 지위와 관할권 행사를 인정할 수 없다면서, EEZ 경계 획정시 연안에 사는 인구와 해안선의 길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변한다. 한국과 중국처럼 마주보는 대향국의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중간선’이 경계 획정 기준으로 가장 적합한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반면 ‘연안의 인구’는 국제법상 해양경계 획정 기준으로 채택된 바 없다. ‘해안선의 길이’도 낯설기는 마찬가지다. 중국이 이를 원용하는 것은 1969년 국제사법재판소(ICJ)의 ‘북해대륙붕사건 판결’에 명시된 해안선 길이 기준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판결은 대향국이 아닌 ‘인접국’들 간에 있어 해안의 일반적 형상이 ‘오목한’ 지리적 특성에 주목해 해양경계 획정시 ‘해안선 길이’란 요소를 함께 고려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을 뿐이다. 따라서 대향국 사이에 있는 이어도의 관할권 문제에 이같은 기준을 적용하려는 것은 법리의 오해요, 논리의 비약이다. 이어도는 지리적으로 한국에 인접해 있다. 일찍부터 제주도 뱃사람들이 이곳에서 조업을 해왔다. 어민의 이해관계도 우리가 중국보다 훨씬 압도적이다. 민요와 전설, 소설 등에 자주 등장하는 것처럼 이어도는 한민족과 고락을 같이해 온 곳이다. 그래서 정서적으로 우리의 관할 아래 있은 지 오래다. 국제법도 우리의 편에 있다. 중간선 원칙에 따를 때 이어도는 한·중간 가상(假想) EEZ 경계선의 우리측 대륙붕상에 위치해 있다. 우리가 관할권을 행사하는 것은 지극히 정당하다. 2003년 6월 종합해양과학기지를 설치한 것은 유엔해양법협약 제60조와 제80조에 따른 것이다. 중국이 시비하는 것은 한국의 정당한 관할권을 부인하는 비우호적인 행위요, 주권적 권리를 위협하는 도발이다. 그럼에도 중국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앞으로도 해양 감시 등의 활동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2000년 8월 서명된 한·중어업협정에 따라 설정된 ‘공동수역’에 이어도가 들어가 있는 사실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다. 더불어 중국이 ‘무인 암석’에 불과한 퉁타오(童島·이어도에서 245㎞에 위치)를 기점으로 200해리 EEZ를 주장하는 속내가 의심스럽다. 따라서 우리로선 긴장을 늦추어서 안 된다. 중국의 그릇된 주장을 압도할 수 있는 국제법적 논리 개발과 함께 우리의 실효적 지배를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 제성호 (중앙대 법대 교수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문화일보 2006. 9. 19 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