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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성적 예산정책 피해는 국민이 - 현진권
	2006-09-12
감성적 예산정책 피해는 국민이 내년도 예산 편성 당정협의안이 발표되었다. 주된 특징은 올해보다 규모 면에서 6∼7% 늘어나며 일반회계에서 9조원의 적자국채를 발행한다. 영역별 지출증가율을 보면 복지 10%, 국방 9%로 높게 나타났으며 복지·국방·교육의 세 분야에 약 110조원의 예산이 짜여 있다. 본래 예산이란 정부의 정책 방향을 구체적으로 반영하는 정책수단이다. 참여정부는 출범할 때부터 분배와 복지를 강조하였으므로 내년예산에도 복지에 대한 정책의지를 담은 것은 어쩌면 자연스럽다. 그러나 이는 우리의 경제환경이 낙관적일 경우에 적용할 수 있다. 내년 국내외 경제환경을 고려할 때 대부분의 경제예측은 낙관적이지 못하다. 복지·국방·교육 예산 110조 한국은 선진국 문턱으로 가는 갈림길에 서 있다. 선진국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고 모든 정책역량을 경제성장에 주력해야 가능하다. 예산정책은 공공자원을 분야별로 배분하는 정책이지만 또 다른 중요한 정책목표가 경제성장이다. 배분하는 방식에 따라 한국의 선진국 진입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복지지출은 성장에 주는 파급효과가 작으며 경제관련 지출은 성장속도를 촉진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복지예산이 무조건 낮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국가경제가 발전할수록 복지수요가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이며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문제는 정부의 복지정책이 너무 외형적 팽창에 의존하는 데 있다. 본래 복지관련 정부지출은 한번 증액하면 다시 줄이기 힘든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장기적이며 지속적인 지출이므로 정책의 효과성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노동유인책에 대한 평가도 없이 국민기초생활보호제도를 확대하고 근로유인세제 등과 같은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고 시장기능을 완전히 무시한 채 정부 주도의 보육서비스를 확대하는 것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지출규모의 증가 수준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해당 분야의 비효율성을 제거하는 개혁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막연히 사회적 소수를 돕자는 감성적인 구호로 복지예산에 접근할 때 우리가 치러야 하는 비용은 장기적이며 엄청난 수준일 것이다. 이는 유럽 복지정책의 변화를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국방예산의 증가율도 9% 수준이다. 자주란 곧 비용분담을 의미한다. 자주라는 멋을 부리기 위해 앞으로 국민은 그만큼 경제적 부담을 져야 한다. 세계는 국가 간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혀 있으며 국방도 이런 구조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 국방으로 인한 편익이 해당국가에만 귀속되는 경우는 없다. 그래서 공동방위를 통해 비용분담을 하는 것이다. 자주란 곧 비용분담을 의미 그런데 우리는 왜 자주라는 명분 때문에 국민의 경제적 부담을 높여야 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참여정부 3년 반 동안 북한관련 예산규모는 과거 두 정부의 북한 관련지출보다 더 크다. 예산을 통한 정책효과 분석은 정부지출에서 기본적인 사항이지만 아무런 변화를 보이지 않는 북한에 조건 없는 지원이 성스럽게 자리하고 있다. 북한관련 예산만큼 국방예산이 감소돼야 하나 예산안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 교육예산으로 30여조원이 배분되었다. 비용 대비 교육서비스 수준이 너무 낮다는 것은 모든 국민이 인식하고 있다. 형평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평준화 수준을 높이기 위해 계속해서 교육예산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지출이 높은데도 많은 국민은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 외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예산은 국가의 장기적 성장수준을 결정하는 중요한 정책수단이다. 자주, 복지, 형평에 너무 집착한 예산정책은 국민의 감정에 호소력이 있을지 모르지만 반드시 그 비용을 치러야 한다. 내년에는 대선이 있는 해이므로 예산정책이 더 걱정된다. 현진권 (아주대 교수 / 바른사회시민회의 사무총장) 출처 - 세계일보 2006. 9. 12 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