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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미사일 사태는 '퍼주기' 산물 - 제성호
	2006-07-10
北 미사일 사태는 '퍼주기' 산물 지금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온 국민이 충격에 휩싸여 있다. 이번 7·5 미사일 도발에는 미국을 겨냥한 대포동 2호 외에 한국과 일본을 타격할 수 있는 노동 1호 및 스커드 미사일 발사연습이 거의 동시에 실시됐기 때문이다. 동북아의 안보와 평화에 대한 위협이 현실화된 것이다. 하지만 그간 노무현 정부가 보여준 태도는 지극히 안이했다. 북한식 민족공조 노선에 호응(?)하려는 것인지 사태 축소에 급급했다. 미사일 사태가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 등 ‘강경노선’과 우리 언론의 ‘과장보도’ 탓인 양 책임을 떠넘기려는 인상을 주기도 했다. 이 같은 심각한 ‘안보위기 상황’에서 우리 정부와 국민은 혼연일체가 돼 난국을 잘 헤쳐 나가야 함에도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직접 주재하지 않았다. 국정원장은 외국 출장으로 자리를 비웠고, ‘다 알고 있고 여유 있게 대응했다’는 위기 불감증도 정부 관리의 입에서 스스럼없이 나왔다. 이는 안보 시스템에 나사가 풀렸음을 말해주는 단적인 예들이다. 다음주에 열릴 제19차 남북장관급 회담은 예정대로 열린다고 한다. 개성공단 건설과 금강산 관광도 지속한다고 한다. 정부의 대응만 보면 미사일 발사 이전 상황과 무엇이 달라졌는지 알기 어렵다. 오늘의 미사일 사태는 한마디로 ‘퍼주기’ ‘감싸기’ ‘눈치보기’로 일관해 온 평화번영 정책의 산물이라 하겠다. 그간 우리 정부는 쌀과 비료 지원에 1조7000억원의 국민 혈세를 퍼부었다. 지금까지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건설 등 남북 경협의 명목으로 북한에 들어간 경화(미국 달러)와 각종 대북 사업 추진을 위한 뒷돈까지 합치면 천문학적 액수에 이를 것이다. 대북 지원과 남북 협력의 결과 한반도에 평화가 뿌리내리고 군사적 긴장이 완화됐는가? 그 반대로 6·15 정상회담 후 서울에 돌아온 김대중 전 대통령이 했던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안보위협)은 없다”는 말은 허구였음이 거듭 확인되고 있을 뿐이다. 그동안 김정일의 북한은 우리의 ‘퍼주기’ 정책을 이용해 최대한 받아가면서도 큰소리쳤다. 반면 우리 정부는 대북 저자세로 당국간 대화를 구걸했고, 합의문 생산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쓴소리’ 하는 것은 북한을 자극하는 행동으로 금기시됐다. 핵, 인권, 미사일, 위폐 등 북한 관련 사안에서 채찍은 없고 감싸기와 두둔하기로 일관했다. 북핵 개발이 자위적 억지력의 일환이란 북한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노 대통령의 발언이 그 대표적인 예다. 우리의 대북 지원이 북한의 주민복지 예산 절감으로 연결돼 결국 북한의 군사력 유지·증강, 그리고 대남 군사위협 증가란 부메랑으로 이어지기에 이르렀다. 이 같은 현상은 확고한 안보의 토대 위에서 화해·협력을 추진하지 않은 데 기인한다. 이제 더 이상 화해·협력의 성과에 치중해 우리 안보와 국가 정체성을 훼손해선 안 된다. 평화는 ‘지원’을 통해 ‘구걸’하는 방법으론 실현되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북한이 미사일 발사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 보장을 공식 천명하기 전까지는 위기관리 차원에서 안보 우선 정책을 펴야 한다. 비상시국에 한가하게 금강산 관광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의미 없는 합의 생산을 위해 회담에 매달리는 자세도 재고돼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는 교류와 지원 위주에서 안보와 협력을 병행하는 방향으로 대북 정책을 대폭 수정해야 한다. 강온 양면의 전략이 정답이다. 제성호 (중앙대 교수·법학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세계일보 2006. 7. 8 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