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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리더십 바로 세워야 한다 - 사공일
	2006-06-26
경제 리더십 바로 세워야 한다 짧은 기간 내에 성공적으로 종결되어야 할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과 이제 곧 닥치게 될 대통령 선거를 내다보며, 경제 리더십을 바로 세워야 함을 재삼 강조하고자 한다. 물론 강력한 대통령책임제인 우리 정부에 있어 경제 리더십의 원천은 대통령이다. 그러나 경제 리더십의 구현은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경제부총리를 통해 이룩되어야 한다. 그런데 불행히도 현재 경제부처의 조직과 운영 스타일은 경제부총리가 제대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 않다. 경제부총리의 리더십은 구체적으로 정부 경제정책의 기획·조정·총괄 기능을 통해 발휘될 수 있으나, 이러한 기능은 1994년과 1998년에 졸속 추진되었던 경제부처 조직개편 과정에서 크게 약화되었다. 뿐만 아니라 현 정부 들어서는 각종 ‘위원회’ 등 주변 조직의 신설, 운영으로 더더욱 약화되어 있다. 얼마 전에 발표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2006 세계경쟁력 보고서에서 정부의 비효율성이 우리의 국가 경쟁력을 크게 약화시키게 된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 것도 이와 무관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 필자는 1998년 경제부처 개편 논의가 진행되고 있을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경제정책 기획·조정 기능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위해 없어졌던 경제부총리제의 재도입과 기존 경제부처의 개편으로 ‘경제기획조정부’(가칭)를 신설할 것을 주장해 온 바 있다. 그나마 명목상의 경제부총리제는 2001년에 부활되었으나 명실상부한 경제 총수로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경제부처의 재개편은 아직도 이룩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정치 일정상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이는 이 시점에 경제부처 조직개편을 새삼 주장할 생각은 없다. 단지 대통령의 리더십 발휘로 기존 경제부처 조직의 운영의 묘(妙)라도 최대한 살려 경제부총리의 경제정책 총괄 기능을 강화해 주길 바라는 것이다. 돌이켜보건대, 정부가 추진했던 한·칠레 FTA 협상과 한·미 투자협정 협상, 기타 주요 정부 프로젝트들의 추진이 지지부진했거나 실패한 것도 대통령의 결단과 이를 통한 경제부총리의 리더십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어쨌든 경제 리더십의 강화 없이 현재 진행 중에 있는 한·미 FTA 협상의 기한 내 성공적 종결은 힘들다고 생각되어 더욱 걱정스러운 것이다. 물론 한·미 FTA가 우리 경제의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실제 우리 경제를 지속 발전시키기 위한 만병통치약은 ‘기업 하기 좋은 여건’을 만드는 일들이다. 그런데 한·미 FTA는 각종 제도의 선진화와 기업투자를 저해하는 각종 규제의 완화를 촉진하여 기업 하기 좋은 여건 조성에 기여하는 측면도 갖고 있다. 따라서 이것만으로도 한·미 FTA는 우리 경제를 위한 만병통치약은 아닐지라도 그 중요한 일부는 된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또한 한·미 FTA는 한·미 기업 간 상호투자 및 기타 협력을 촉진하여 이미 세계 4대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이웃 효과’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제도적 기반이 될 수도 있다. 반대로 이번 협상에 실패하여 미국의 FTA 협상 우선순위에서 우리가 밀려나 있을 동안에, 대만(이미 공식적으로 제안한 바 있음)과 일본이 먼저 미국과 FTA를 성사시키는 경우를 한번 상상만 해 본다면 이번 한·미 FTA 협상의 성공적 종결이 중요함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각 경제부처는 물론이려니와 교육, 법률, 보건·의료, 문화·관광 등 관련 비경제부처와의 원만한 의견 조정을 위해 대통령의 힘이 실린 경제부총리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선거철이면 언제나 겪어야 하는 일이지만, 정부 경제정책이 인기 영합적인 정치논리에 크게 휘말리지 않도록 경제 총수의 리더십이 바로 서야 하는 것이다. 사공 일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 / 바른사회 고문) 출처 - 조선일보 2006. 6. 26 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