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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주는 부동산정책 개발하라 - 류동길
	2006-06-12
희망주는 부동산정책 개발하라 5·31 지방선거 결과는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등 먹고살기 어려운 국민이 노무현 정권에 대해 사실상의 탄핵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선거 이후 최우선으로 재검토해야 할 정책으로 부동산·세금 정책이라는 여론이 많았다. 하지만 경제부총리와 건교부장관, 청와대 경제보좌관의 말을 들어보면 부동산·세금 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움직이면 쏜다”는 건 경찰이 범인에게, 보초 근무병이 수상한 사람을 발견했을 때 하는 말이다. 우리의 부동산 양도소득세에도 이 말은 적용된다. 그런데 움직이지 않아도 쏘겠다고 한다. 종합부동산세와 보유세가 바로 이 경우다. 부동산값이 뛴 것은 세금이 낮아서가 아니다. 낮은 금리에다 돈은 많이 풀려 있고 기업의 투자의욕은 꺾여 있다. 무분별한 개발정책으로 풀린 토지보상비는 갈 곳이 없어 부동산으로 몰렸다. 2005년의 토지보상비는 16조~18조원으로 추정되고, 올해부터 3년간 매년 19조원 정도 풀릴 예정이다. 어디 그뿐인가. 행정도시, 혁신도시, 177개 공공기관의 지방이전 계획은 전국의 땅값을 부추겼다. 그래놓고서 세금으로 잡으려 한다. 꼬리 붙들고 목표한 방향으로 돼지를 몰고가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버블 세븐’이라는 이상한 용어를 만들어 특정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몰아붙인다. 일부 투기꾼이 있겠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아파트 분양 때부터 살았거나 몇 십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무엇을 잘못했는가. 충청표 겨냥해서 행정도시를 밀어붙이고, 서민표 겨냥해서 20%와 80% 운운하며 양극화를 강조하는 등 편 가르기를 했지만 서민들은 이번 선거에서 정부 여당의 기대를 외면했다. 먹고살기 어려운데 남을 때린다고 자기 형편이 좋아지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부동산정책을 완벽하게 만들었는데 이를 무력화하려는 집단 때문에 잘 먹히지 않는다고 했다. 남에게 탓을 돌릴 수 있는가. 집값 부동산값이 크게 오른 것은 이 정부 들어서다. 경고인지 동정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나중에 종합부동산세 한번 내보시라’고 했다. 일부 지역 사람들이 집을 안 팔고 불끈 쥐고 있다고도 했다. 처음부터 비싼 집을 산 것이 아니고 정책 잘못으로 값이 뛰었는데 왜 집을 팔아야 하는가.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부동산세가 8배 올랐다고 세금폭탄이라고 하는데 아직 멀었다”고 했다. 주택소유자에 대한 협박이었다. “헌법보다 고치기 힘든 부동산제도를 만들겠다”는 것은 오만과 독선이었다. 좋은 제도면 아무도 바꾸려고 하지 않을 것인데 그런 걱정은 왜 할까. 그 자리를 물러난 뒤 부동산과 세금정책에 대해 “우리가 가는 길이 옳다고 확신한다”고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부동산세에 대해 흔히 미국의 경우를 예로 들지만 양도세의 경우, 주거용 주택은 일정기간 거주한 경우 양도 차익에서 일정액을 면제하는가 하면, 집을 판 돈으로 가격이 같거나 더 비싼 집을 구입하면 양도세를 안 낸다. 현금으로 실현되지 않은 소득에 대해서는 과세하지 않기 때문이다. 재산세액이 소득의 일정 비율을 초과할 때 그 초과액을 소득세에서 세액공제를 한다. 소득 대비 재산세 부담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경우 소득 대비 주택가격이 미국보다 훨씬 높다. 정책 실패로 집값이 올랐는데 아무 잘못도 없는, 더욱이 대부분의 재산이 주택인 서민들이 세금폭탄을 왜 맞아야 하는가. 집값이 올랐다고 소득이 오르는 게 아니니 빛 좋은 개살구가 아닌가. 움직이면 쏠 것이 아니다. 움직이지 않으면 더욱 쏠 게 아니다.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기 위해 물러서는 건 패배가 아니다. 집 없는 서민에게, 자라나는 세대에게 희망을 주는 부동산정책을 개발하라. 세금폭탄으로 집값을 잡을 게 아니다. 류동길 (숭실대 명예교수·경제학 / 바른사회 회원) 출처 - 문화일보 2006. 6. 12 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