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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 작전통제권과 한미 안보동맹 - 남주홍
	2006-06-08
전시 작전통제권과 한미 안보동맹 이 달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을 추모하고 그 숭고한 뜻을 기려 오늘의 안보현실을 직시하자는 애국애족의 달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6·25의 산 역사는 6·15의 헛된 구호에 묻히고 풍전등화의 운명에서 우리를 구해준 미국과 유엔 참전국들의 은혜는 반미 자주 성향의 좌파정권에 의해 망각돼 왔다. 지난 8년반 동안의 이른바 내재적 접근의 친북 햇볕정책은 국가안보 기본사고와 전략논리를 철저히 왜곡해 왔고 좌파 민족주의와 통일 지상주의를 표방하여 도도한 역사의 흐름과 민의를 정면으로 거역해 왔다. 5·31지방선거 참패 원인의 일부를 집권당 스스로가 무분별한 친북반미 정책에서 찾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단적인 예로 전시 작전통제권 조기 환수와 한미동맹 문제를 들어보자. 한미 안보동맹이 지금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시 작전통제권이란 우리 군에 대한 유사시 작전상의 제반명령 및 절차에 관한 관할권을 말하며 이는 한미연합군사령관(주한미군 사령관)의 전투명령에 관한 군령권이고, 인사행정에 관한 군정권은 한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에게 있다. 이렇게 이원화된 것은 한국전쟁 당시 한국군의 단독전쟁 수행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가 택한 것이다. 55년이 지난 지금 질적으로는 많이 달라졌지만 구조적으로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질적으로 한국군의 화력과 기동력 그리고 군수·병참력 등이 많이 향상됐지만, 기습공격형 군구조와 작전배치, 무기체계 및 특수전 수행능력 등 양적인 측면에서는 아직도 우리의 대북 전력지수가 70% 안팎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쉽게 말해서 적의 선제공격시 초전 대응력과 조기 반격력, 그리고 응징 보복력 행사 모든 면에서 주한미군의 적극 참여 없이는 한국군의 독자 방어에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전시작전권을 미국측이 관할해온 것이다. 현 정부는 2020년까지 289조원의 전력 증강비를 투자하는 국방개혁안으로 이 한계를 극복하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작전권 환수도 이 일정에 맞추어 단계적으로 추진해야지 지금처럼 5~6년 내에 환수하겠다고 서두를 일이 아니다. 군사력 건설은 소요 제기부터 시험·평가 그리고 기술·훈련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작업시간과 막대한 예산이 드는 장기사업으로서 5년 단임의 정권말기, 그것도 이미 ‘국민적 불신임’을 받은 상태에서 결코 함부로 예단할 성격이 아니다. 전·현직 한미연합사령관이 한국군 전시 작전권 환수에 앞서 독자적 작전능력 확보가 우선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하는 것은 바로 이 전략의 시간과 공간성 문제 때문이다. 더욱이 지상작전권은 한국군이 갖고 해·공군 작전권은 미군이 갖는다는 구상이나 2012년까지 한미연합사를 해체하겠다는 계획은 비록 이론적 차원이라 하지만 매우 모험적 전략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사실상 주한 미 지상군 완전철수를 요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고, 연합사령부를 없애는 것은 오히려 통합군을 지향하는 미·일 안보동맹과 정반대로 ‘홀로서기’를 지향하는 것이다. 이라크전에서 보듯 현대전이 네트워크 중심 전쟁(NCW)이 되면서 전쟁 개념이 동맹군과 육·해·공 연합 및 합동작전으로 통합화하는 추세임을 감안한다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북핵위기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이 시점에서 대통령이 북한 핵무기는 ‘방어용’이라고 발언하고, 통일부장관이 휴전선이나 다름없는 북방한계선(NLL)의 협상 여지를 밝힌 것은 모두 이 같은 전략현실주의를 무시한, 이념적으로 편향된 정치적 사고를 반영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주권국으로서 자주국방을 위해 전시 작전권을 갖는 것은 당연하지만 지금은 서두를 때가 아니다. 핵위기 관리 실패와 북한의 급변 가능성, 그리고 한미동맹 해체 위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장기적으로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 섣부른 ‘남북 평화체제’론이나 ‘자주군대’론은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만들 수 있다. 남주홍 (경기대 교수·국제정치학 / 바른사회 회원) 출처 - 문화일보 2006. 6. 8 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