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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장 드라이브가 ‘양극화’ 해법이다 - 최창규
	2006-05-26
성장 드라이브가 ‘양극화’ 해법이다 시중에 나도는 우스갯소리 중에 우리나라가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받아들여 이만큼 발전한 것이 전 세계 불가사의 중 하나라는 이야기가 있다. 다시 말하면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평등의식이 강한 나라가 드물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우리나라 속담에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속담이 있겠는가. 또 회사에서도 같은 해에 입사한 동기가 자기보다 먼저 승진하면 엄청난 수치로 받아들이는 것이 우리나라 보통사람들의 정서 아닌가. 나라를 뒤흔든 흉악한 범죄자들마저도 잡히면 꼭 부자에 대한 적개심을 내뱉으면서 마치 자기가 무슨 의적이나 된 듯이 자기 범죄를 합리화하는 말을 꼭 한마디씩 한다. 그런데 최근 정부·여당은 양극화 이슈 자체를 마치 자기들의 전유물인 양 아무데나 갖다 붙이면서 국민 간에 막연한 적대감을 조성하고 있다. 그리고 그 해법을 제시함에 있어서도 이제는 이성을 잃은 듯, 부동산 가격의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시민단체의 활동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국민을 오도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마디로 정부 정책의 실패를 반성하기보다는 복부인이나 언론 탓으로만 돌리고 있는 것이다. 재정경제부가 25일 통계청의 도시 근로자 가구 원자료를 분석한 ‘소득 계층별 분포 추이(2001∼2005)’에 따르면 현 정부 들어 상류층 일부는 중산층으로 떨어지고 중산층의 상당수가 빈곤층으로 떨어지면서 빈곤층이 늘었다고 한다. 이러한 하향 이동 결과는 많은 경제학자들이 이미 예견하고 있었다. 온갖 규제 속에 전방위로 기업 활동을 위축시켜 놓은 상황에서 분배만 강조하다 보니 경제 성장은 뒷전일 수밖에 없었다. 대신 일자리가 줄고 빈곤층이 늘면서 오히려 양극화가 심해진 것이다. 사랑과 신뢰보다 인간의 증오와 분노를 이용한 정책이 올바른 결과를 가져오기는 어렵다. 이른바 폭력적인 방법으로 평등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공산혁명을 일으킨 러시아, 중국, 베트남의 예를 보자. 일부 당 간부와 고위 관료만을 빼고는 대부분의 국민이 절대빈곤에서 허덕이는 아주 ‘평등’한 사회가 되지 않았나. 늦었지만 이들 나라가 지금은 모두 절대빈곤을 탈피하기 위해 시장경제를 앞다퉈 도입하면서 절대빈곤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다. 북한도 대다수 주민이 생존을 위해 탈출하려 할 정도로 절대빈곤에 허덕이는 아주 ‘평등’한 사회가 됐다. 대다수 국민의 생활을 개선하고 양극화를 진정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리한 분배정책보다는 경제성장을 통해 좋은 기업과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대기업을 중소기업 규모로 줄인다고 해서 진정한 의미에서 양극화가 해소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중소기업을 하나라도 더 제대로 키워서 대기업을 더 많이 만들어야 양극화가 해소된다. 축구나 경제나 그 원리에서는 비슷한 점이 많다. 덩치가 큰 선수는 공정한 경쟁을 위해 경기를 할 때 두 발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뛰게 하고, 세계 축구 규칙은 무시하고 우리식 축구 규칙만 따로 주장하며, 국내팀 간 실력차를 없애려고 우리 국가대표팀한테 동네 꼬마축구팀을 시간 내서 의무적으로 가르치게 하고, 월드컵 출전하기 전날 감독이 교통 위반했다고 시합 끝날 때까지 구치소에 구류를 살린다면 감히 우리 축구 국가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이나 할 수 있겠는가. 축구는 세계에서 4등만 해도 감독과 선수가 국가 영웅 대접을 받는데, 기업은 왜 전 세계에서 몇 등 하면 국내에서 죄인처럼 움츠려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그리고 우리 국민은 왜, 축구 국가대표팀은 열심히 응원하면서 정작 자신들에게 소중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세계 시장을 무대로 밤낮없이 뛰어다니며 국위를 선양하는 대한민국 기업들에 대한 응원에는 소홀한지 모르겠다. 최창규 (명지대 교수·경제학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문화일보 2006. 5. 26 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