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사회시민회의

> 자료 > 바른사회 칼럼

	미국과 중국의 환율갈등 - 윤창현
	2006-05-16
미국과 중국의 환율갈등 최근 환율불안은 위엔화 절상을 둘러싼 미-중 갈등때문 국제경제흐름을 주도할 선진국으로의 진입을 꿈꾸며 최근 금값이 심상치 않다. 금 1 트로이 온즈 즉 31.1 그램 정도의 국제시세가 700달러를 넘어섰다. 외환위기 당시 300달러 정도였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숫자이다. 이란의 핵문제로 인해 세계 정정이 불안한 부분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달러 문제이다. 사실 금시세와 달러가치는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2차대전 후 국제금융질서의 근간을 이룬 브레튼우즈 시스템의 출범 당시부터가 그랬다. 2차 대전 당시 유럽제국들이 전쟁의 포화 속에서 신음하는 동안 미국은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하와이 이외의 지역은 폭격을 전혀 받지 않은 채 군수품 생산에 전념할 수가 있었다. 그 결과 전세계 금의 3분의 2정도가 미국으로 건너왔다. 엄청난 금 보유량을 기본으로 미국은 전후에 달러와 금의 교환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하여 다른 모든 나라들이 달러를 기축통화로 사용하도록 유도하였다. 금 1온즈당 35달러로의 교환을 보장한 것이다. 이 약속을 토대로 고정환율제가 가능해지고 한동안 이 체제는 별 무리 없이 잘 굴러갔다. 그러나 1960년대 중반 미국이 월남전에 참전을 하는 바람에 엄청난 전쟁비용을 치르다보니 달러가 남발 되었고 이에 불안을 느낀 나라들이 달러를 금으로 바꾸려고 시도하자 미국은 달러를 금으로 바꾸어주겠다는 약속을 스스로 철회하였다. 이른바 1971년 8월 15일 닉슨의 금태환 정지선언이다. 그러나 달러 이외의 대안이 없었다. 각국은 계속 달러를 기축통화로 사용하였고 그대신 고정환율제 대신 변동환율제가 자리잡았다, 금이 아닌 달러본위제가 자연스레 정착된 것이다. 그 이후 달러와 금은 세계 최고의 안전자산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였다. 특히 국제정세가 불안할 경우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서의 금과 미국달러채권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면서 가치가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런데 최근 달러의 움직임은 매우 불안하기 짝이 없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쌍둥이적자이다. 약 8000억 달러에 이르는 경상수지 적자, 그리고 4000억 달러에 이르는 재정적자는 미국경제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고, 특히 달러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 사실 경상수지 적자에 의해 달러가 전세계에 풀리면 달러가치는 하락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미국은 이 달러로 자국이 발행한 가장 안전한 채권 곧 미국재무성채권을 사도록 유도한다. 그리하여 경상수지 적자에 의해 풀린 달러가 미국재무성 채권을 통해 미국내로 역류해 들어온다. 결국 일단 풀린 달러가 상당 부분 회수가 되고 달러가치는 어느 정도 유지된다. 그러나 미국이 지속적으로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면 미국경제에 대한 우려가 생기면서 달러가치에 대한 불신이 생기게 되므로 언젠가는 한번 달러가치 조정을 해야 한다. 1985년의 경우 쌍둥이적자 문제가 불거지자 미국은 그 해 9월 플라자 합의를 통해 달러당 240엔에서 120엔대로 엔을 절상시켜버렸다. 지속적인 달러강세에 따른 무역적자와 재정적자가 계속적으로 누적이 되고 나면 이 문제를 일시에 해결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다. 지금 미국이 노리는 것은 중국이다. 위엔화가 너무 약하게 책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당사자인 중국은 별로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 쥐꼬리만큼의 금리인상 정도가 고작이다. 1985년의 플라자 합의 이후 급격한 엔고 하에서 장기불황을 포함, 엄청난 비용을 지불했던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것이다. 중국만의 급격한 위엔화 절상은 절대로 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최근의 환율 불안은 우리와는 거의 무관하게 미국과 중국 그리고 이를 둘러싼 국제정세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이다. 어찌 보면 우리가 그다지 할 일도 없다. 우리가 할 일은 이를 지켜보면서 움직임이 너무 가팔라지지 않도록 약간의 개입을 통해 속도를 조절하는 정도일 것이다. 문제는 우리의 수출산업이다. 이제 우리 기업들은 수출보험이나 환율보험 등 미시적인 전략을 통해 일단 소나기를 피하고 장기적인 생존을 기약해야 할 것이다. 한계수출기업들의 무더기 도산은 위험하므로 가능한대로 수출기업에 대한 간접지원 프로그램도 만들 필요가 있다. 1997년에는 달러가 너무 부족해서 외환위기를 당했고 이번에는 달러는 넘쳐나는데 환율이 급격히 조정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환율을 둘러싼 국제간의 갈등과 조정과정을 보며 우리가 결코 세계 무대의 주역이 아니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하루바삐 선진국으로 도약하여 힘센 국가로서의 위상을 정립하고 종속변수가 아닌 독립변수로서 세계 상황을 주도하는 힘있는 국가가 될 날을 꿈꾸어본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바른사회시민회의 상임집행위원) 출처 - 뉴라이트닷컴 2006. 5. 15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