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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에 예속되는 북한경제 - 김태기
	2006-02-01
중국에 예속되는 북한경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지금까지 개혁·개방의 시늉만 했다. 북한 주민의 기아사태 때문에 생필품 거래를 허용하는 등의 변화가 있었지만, 이 사태를 모면하면 다시 배급제로 돌아가려고 했다. 뿐만 아니라 김 위원장은 핵카드로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행태까지 보였다. 지난 달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도 북한이 핵개발 문제에 이어 인권 문제, 위폐 문제 등으로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이었다. 이러다 보니 중국 방문의 목적이 북한을 주체적으로 개혁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당장의 위기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움직임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게 된다. 지금까지 북한이 어려움에 빠질수록 중국의 입김은 더 커져 왔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문을 닫아걸고 중국에만 매달리고 있다. 반면, 중국은 자본주의 바람이 불어 너도나도 돈벌이에 나서고 있다. 이러다 보니 북·중 간의 경제교류는 북한이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북한의 무역구조는 한국이 포용정책을 취한 2000년 이후 급격한 변화를 보였고,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게 늘었다. 2004년의 경우 한국·일본·중국과의 무역은 북한 전체의 무역 중 60%이상을 차지했다. 그 가운데서 중국은 60%를 차지한 반면 한국은 30%, 그리고 일본은 불과 10%를 차지했을 뿐이다. 북한경제를 들여다보면 북한은 중국에 예속되는 정도를 넘어 식민지화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은 중국에 대한 원료 공급기지가 되고 있다. 북한과 중국의 교역구조는 중국이 북한에서 원료를 가져와 가공을 하고 북한에 물건을 팔아, 북한은 중국에 큰 적자를 보는 식민지 경제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실제로 북한이 중국에서 들여오는 수입품 중 가장 비중이 큰 품목은 석유, 쇠고기 등 소비재이다. 반면 북한이 중국에 수출하는 대표적인 품목은 무연탄·철광석·철강 등 원료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 기업은 북한의 자원을 수십 년 간에 걸쳐서 개발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있기 때문에 그 후유증이 크고 오래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비극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우선 김 위원장의 자각이 필요하다.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커다란 잘못을 일으키고 있는지부터 알아야 할 것이다.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군 최우선정책(선군정치)은 주민을 굶주리게 만들고, 결국 자원과 영토까지 헐값에 팔아넘기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금이라도 핵개발을 포기하고 경제개발을 택해야 한다. 또, 인권탄압 문제나 위조지폐 문제 등 인류사회의 규범을 위반하는 일은 즉시 중단해야 한다. 이를 통해서 한국은 물론 일본 미국 등 세계 각국과 교류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김 위원장은 중국뿐만 아니라 체코 등 동유럽의 옛 사회주의 국가나 아시아에 있는 베트남이나 인도 등도 방문하여 견문을 넓힐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과 미국 등의 경제개발 전문가를 초빙, ‘학습’을 할 필요가 있다. 김 위원장이 세계의 변화나 자본주의의 속성을 알지 못한다면 북한경제의 중국 예속화 문제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의 잘못은 덮어둔 채 북한 문제를 민족 문제로 보는 일부 ‘민족주의자’들도 북한경제의 중국 예속화와 식민지로의 전락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 점은 북한의 작은 변화를 애써 확대해석하고 낙관적으로 보고 싶어하며, 김 위원장을 조금이라도 자극하지 않으려는 우리 정부도 마찬가지다. 북한 문제가 이대로 간다면 통일은 고사하고 북한을 중국에 고스란히 바치는 것과 같은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압박도 협상의 일부라는 점을 유념하고, 김 위원장에게 이러한 문제점을 정면으로 제기하고 개혁·개방을 요구해야 한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경제학 / 시민회의 회원) 출처 - 문화일보 2006. 2. 1 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