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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독민의 “공화국탈출” 47년을 되돌아본다. - 신일철
	2002-08-24
동독민의 “공화국탈출” 47년을 되돌아본다. - “형무소국가” 동독에서 북한을 다시 본다 - 1. 서독은 동독정치범 3만4천을 “자유사오기”(Freikauf) 했다. 최근 나날이 커지는 탈북자문제와 북한의 인권문제의 대두 앞에서 통일되기전까지 서독의 대동독정책에서 동독정치점을 최고 1인당 4만마르크씩주고 사왔고 26년간 비밀거래로 석방?국외추방시킨 양심수가 3만4천명에 이른다는 사실을 다시 참고삼아야 한다. 서독의 브란트수상의 “동방정책”(Ost Politik)이 동독에 대한 “퍼주기” 였다는 과장된 홍보는 더이상 되풀이되어서는 안된다. 브란트시장은 동독이 “베를린 장벽”을 쌓는 것을 규탄하여 독일내에 “철의장만”을 만들고 동독은 “형무소국가”를 만든다고 비판했다. 그후 서독연방은 경제파탄의 동독에게 경제지원을 주거나 마르크를 주는 대가로 동독인의 인권을 사들인 것이다. 이것을 서독에서는 “Freikauf” 즉 “자유사오기”라 했다. 동독은 돈이 아쉬워 “정치범”의 인민매매까지 했다. 비전향 공작원 출신 60여명을 북에 보내면서 단 한명의 국군포로, 납북어부 한명도 “푸라이카우프” 하지 못한 것이 햇볕정책의 한계였음을 서독의 경우를 보고 새삼 느끼게 된다. 서독은 동독의 인권신장을 위해 동독의 감옥에 있는 양심수 구출의 뜻을 담은 “우리들의 수인을 생각한다” 기념우표도 발행했다. 우리는 북한 인권문제에 너무 무관심하다. 2. 1961년 “베를린 장벽” 이전까지에 269만명이 서독으로 넘어왔다. 히틀러의 제3제국 독일 패망으로 독일은 4개국 분활점령을 당하게 되었다. 그중 “소련군 점령지역”이 동독이다. 서독에서는 이 동독지역을 “소비에트 점령지역”이라 해서 독일어로 “존”(Zone)이라 했다. 소련점령군은 소서독에서 발행된 동독의 자유에의 행군을 기념한 우표 “추방 10년 1945～1955”을 슬퍼하는 뜻을 나타낸다. 소련파인 독일공산당이 소수파였으므로 동독지역의 사회민주당과 강제 통합시켜 “독일 사회주의 통일당”을 만들었다. 이 소련의 위성정권이 40여년간을 “형무소국가”로 동독지역을 강권통치했다. 동독의 붉은 독재자 울브라이트와 호네카가 모두 소련추종의 괴뢰였다. 그대신 동독의 사민당 지도자들은 투옥당하거나 서독으로 탈출했다. 스탈린형 동독집권당은 다른 소련점령지역 정책과 같이 농민의 토지를 빼앗는 토지개혁, 중소기업, 상업을 모두 폐지하고 국영화를 감행했다. 우선 이에 불만을 가진 동독시민들이 서독으로 망명했다. 소련 점령후부터 “공화국탈출”은 40여년간 끊임없이 계속되었다. 무엇보다도 1953년 6월 17일에는 동독 노동자들이 공산당정권에 반대해 반공궐기를 했다. 노동자들은 당국의 식량 등 생필품의 가격인상과 노동 ‘노르마’ 10% 인상의 졸렬한 실책에 대한 반항에서 비롯되었다. 더욱이 암시장이 범람하자 동독정권은 “배급표” 교부의 범위를 제한하는 점령을 발표했다. 중산층이나 자기 소득으로 생계를 꾸릴 수 있는 주민들에게는 배급표를 주지 않는다는 발표가 반공궐기의 도화선이 된 것이다. “농업집단화”도 동독당국의 대실책이었다. 동독정권의 잘못된 정책에 항거해서 노동자들의 데모가 터졌는데 그 구호에는 “우리는 노동자이다. 노예가 아니다. 노르마의 압정을 중단하라. 자유선거를 실시하라.” “노르마”는 스탈린주의적 노동력착취의 기본인데 노동달성 목표량을 말한다. 동베를린의 “스탈린거리”에서 시작된 노동자들의 데모가 어느덧 동베를린시민의 데모가 된 것이다. 소련군정은 평양의 종로거리도 “스탈린거리”로 개명했는데(지금은 폐지됨) 동독등 소련군 점령지역마다 스탈린거리를 만들 것이다. 이 데모는 소련주둔군의 탱크가 출동하여 이 자유의 행진에 항해 발포 진압했다. 이 53년 6월의 동독 반공권기에서 동독 공산정권을 “탱크 공산주의”라고 규탄했다. “공산주의 타도”, “자유선거 실시”를 내건 동독데모는 36년후 1989년에 성취된 독일 통일운동의 시작이었다. 동독정권은 선거에서 흑백투표함으로 반대표를 봉쇄하고 100% 찬성의 선거였다고 하니 어떻게 북한선거와 그렇게 같은지 모르겠다. 서독에서는 1953년의 동독반공 봉기를 기념해서 우표를 발행했는데 이 “17 Juri, 1953”은 1953년 6월 17일을 슬퍼하는 서독의 기념우표였다. 이 우표에는 노동자의 두손이 쇠사슬로 묶여 있다. 53년 동베를린 반공의거후 58년 항거리 자유의거, 1960년 체코자유화에 이어지면서 동독민의 서독에의 탈출인 “공화국도망”(Republikflucht)은 더욱 증가하여 그대로 방치하면 동독 1700만 인구가 모두 도망하여 무인지경이 되게 되었다. 드디어 동독정권은 자유선거 등으로 자유화당하기 보다는 공산체제 고수를 위해 “베를린장벽”을 쌓아 “공화국도망”을 저지하려고 결정했다. 1961년 “베를린장벽” 이전까지 “공화국 도주자”는 약 2백65만이었고 지식인, 전문인 등이 모두 서독으로 넘어왔는데 엔지니어 등 기사가 1만9천, 교사 1만7천, 대학교수도 7백75명이나 되었다. 거기에는 재판관 등 판검사도 94명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1945년 8.15에서 6.25의 1.4후퇴까지 500만의 월남피난민의 대민족이동이 있었다. 만일 6.25가 없었다면 북한동포의 탈북이 계속되어 역시 북한의 “공화국 도망”도 약 1천만이 되었을 것이다. “독일민주공화국”(D.D.R.), 동독이 건국된 1949년에서 61년 8월 13일까지 총인구의 16%인 약 269만명이 서독으로 도피했다. 이미 그때에는 서독에 “라인강의 기적”인 경제부흥이 시작되었다. 3. “베를린장벽”후 서독의 동독인권개선 정책 “베를린장벽”은 동독의 “형무소국가”(Zuchth- ausstaat)를 유지하는데 약 36년간의 무리를 하여 “사회주의” “노동자의 나라”의 간판이 새빨간 거짓임을 온 세계에 노정했다. 이 체제연명용 “장벽”은 우선 동독으로부터의 “노동력의 유출”을 저지하려 한 것이며 강제수용소 체제의 완성이기도 했다. 이 장벽은 자국민을 범인처럼 감금한 “감옥국가”의 상징이었다. 콩크리트의 갱도, 철조망, 죽음의 지뢰밭, 감시탑, 그리고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국경경비대들, 6볼트, 12볼트의 400암페어의 전류가 흐르는 철책, 감시용 세파트개들, 이런 “도망방지” 장치로 유지해온 동독공산체제는 이미 1960년대의 “장벽”에서 무너지기 시작한 것을 억지로 버텨온 것이다. 서독연방정부와 정당, 사회단체는 동독의 가혹한 인권유린에 대해 줄기차게 인권문제를 제기했다. 서독은 쇄락해가는 동독에 경제지원을 하되 철두철미한 상호주의 원칙을 지켜서 동독내의 인권개선을 촉구했다. “베를린장벽” 이후 서독망명에 실패한 사람들이 “공화국 도망자”로 체포되어 많이 투옥되었다. 이에 서독정부는 정치범 수용소의 양심수 “신변의 자유”를 동독정부로부터 돈을 주고 사오다 시피했다. 1963년 후부터 동독정권은 정치범을 팔아 넘기는 인신매매를 자행하기를 20여년간 서슴치 않았다. 동독정권은 인권유린?인신매매의 수입을 올리기 위해 무고한 양민에게도 가중된 장기형량을 선고하여 정치범을 양산하여 실리를 추구했다. 1980년대에 막테부르그 지방에서만도 무고한 4백여명에 대해 인신매매값의 인상을 위해 유죄판결을 자행했다는 것이다. 호넥커 등 동독지도부는 정치범 인신매매의 보다 높은 최고가격을 매기기 위해 무고한 사람들에게도 높은 형량을 선고했다. 이런 정치범에 대해 서독은 많은 돈을 주고 사서 동독의 형무소에서 서독으로 직행하게 한 사업을 세칭 “Freikauf”(자유사오기)라고 했다는 것이다. 서독측은 1인당 최고가격 4만마르크를 주고 “자유사오기”를 했는데 이에 동독당국은 무려 3만3천750명의 소위 “정치범”을 넘겨주어 총계 35억마르크의 인신매매 소득을 취했다는 것이다. 서독은 약 40만의 동독인을 서독으로 이주시켰다. 이들은 “이주자”(Ubersiedler)라 하는데 매년 8천명, 많을때에는 한해 3만명 이상이 서독으로 이주했다. 동독당국이 서독으로 이주시키는 주된 대상은 청장년 3,40대는 엄격히 제한하고 60세(여성), 65세(남성) 이상의 노령 연금수급자를 이주대상으로 했다. 동독은 재정파탄으로 연금을 줄 수 없는 처지에 주로 연금생활자를 서독으로 내보낸 것이니 일거양득이 되었다. 40만 이상의 동독인을 통일전에 이주시켰다. 이것이 서독의 상호주의 원칙 실천의 일면을 잘 말해준다. 동서독간의 우편?소포교환에서도 동독은 많은 경제적 실리를 챙겼다. 동독지도부는 서독등 해외에서 동독 친척에게 보내오는 소포에서 달라 등 금품을 모두 빼냈다. 동독의 우편물 검열도 철저하여 “작전적 기술적 처리”라 해서 X선 투사, 필요한 문면복사 등을 하더라도 개봉한 흔적이 나타나지 않게 원상대로 봉함하는 기술적 처리를 했다고 한다. 물론 “신서의 비밀”을 보장할 턱이 없다. 오히려 우편물 검열과정에서 동독당국이 빼낸 금액도 거액이라고 했다. 그 정확한 수자는 알 수 없으나 1985년에서 “베를린장벽” 붕괴까지 4년간에도 1100만마르크 이상을 탈취했다고 동독검찰청의 공식문서가 밝히고 있다. 그중 약 690만 마르크가 동서독간의 우편물에서 빼낸 것이라 한다. 1985년 이후 서독으로 갈 우편물이 잘못돼서 동독에 간 소포나 우편물은 모두 동독관리들에 의해 착복되었다고 하는데 그 액수도 약 400만 서독마르크 상당에 이른다고 한다(서독신문(Die Welt)의 1991년 11월 2일 기사). 그중의 320만 마르크 상당의 금품은 동독 국가안전성의 특별전시장에서 국가안전성의 고급장교들에게 밀매되었다는 것이다(Die Welt, 2. November, 1991). 앞으로 남북한간의 우편?소포왕래가 열린다고 할지라도 동독의 경우와 같이 금품이나 약품이 친척들에게 제대로 배달된다는 보장이 없으리라는 예감이 든다(東中野修道, ?동부독일사회주의 체제 연구? 참조). 악명높았던 동독의 비밀경찰 “슈타지”에는 동독총인구 3분의 1에 해당하는 약 600만명에 대한 개인조사기록과 서독의 200만명의 개인조사기록의 거대한 사찰문서가 산적해 있는 것을 통일 후 확인했다. 베를린 장벽 붕괴후 압수된 비밀경찰서류는 한줄로 나열해서 220km에 이를 만큼의 방대한 분량이었다고 한다. 특히 동독의 “형무소 국가” 체제의 유지를 위해 많은 지식인, 작가 등 요시찰 인사에 대해 한사람당 400쪽의 문서, 10권 분량식 철저한 도청?밀고, 사찰보고 문서가 나왔다는 것이다. 동독지도부가 반체제 인사에 대해 밀고, 도청, 감시보고, 방문검색 등으로 이런 방대한 인원과 시간을 낭비했으나 끝내 “국가파산”을 면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실로 통일후 동독공산정권이 체제유지에 쏟은 인권유린적 노력은 온 사회를 “일망감시대”의 형무소국가화의한 연명책이었음을 알 수 있다. 북한도 자기체제고수를 위해 “내부의 적”에 대한 사찰?감시?투옥에서는 동독을 능가하는 “형무소국가”였음이 앞으로 여실하게 드러날 것이다. 동독의 비밀경찰은 거의 완벽에 가까운 인민감시, 인권탄압의 앞잡이었으나 서독으로부터의 TV 등 방송과 유일한 자유의 숨통이던 교회의 채널을 통해 전체주의 체제 파산의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 한국의 우표중에 북한정치범 수용소의 양심수 구출에 대한 우표를 발행한 적이 있었을까. 이 역시 햇볕정책의 사각지대이다. 동독인민의 “공화국 도주”와 북한동포의 탈북사태는 자유에의 장정인 점에서 그 본질이 같으며 그 결말도 역시 같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신일철 (고려대 철학과 명예교수 / 시민회의 고문) 출처 - 자유공론 2002년 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