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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감한 규제 완화가 경제 살린다 - 박동운
	2005-12-21
과감한 규제 완화가 경제 살린다 독일과 일본의 경제 흐름을 보노라면 성장 회복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깨닫게 된다. 독일 경제는 연평균 성장률이 ‘라인강의 기적’으로 일컫는 1951∼60년대에 7.9%였는데 그 후 10년 단위로 4.5%, 2.7%. 2.6%, 1.4%로 추락하다가 2001∼04년에는 0.7%를 나타냈다. 2005년 3분기까지는 0.5%다. 이는 독일이 1970년 사민당 집권 후로 사회주의 정책을 펴온 결과다. 이를 놓고 슈뢰더 전 총리는 2003년 독일 자체의 붕괴를 막기 위해 분배 중심의 사회주의 정책을 버리고 성장 중심의 시장경제 정책을 펴겠다고 선언하지 않았던가. 일본 경제는 1980년대까지는 세계의 선망 대상이었지만 1987∼91년 ‘거품경제’를 경험한 후 최근 몇 년을 제외하고 10여년간 성장률이 1%를 약간 넘는 장기불황을 경험했다. 이는 일본이 거품경제 후유증 속에서 구조개혁을 게을리 한 결과다. 노무현 정부 이후 한국 경제의 성장률을 보면 독일과 일본 경제의 흐름과 큰 차이가 없다. 집권 첫 해인 2003년 3.1%, 2004년 4.6%, 2005년 3분기까지 3.5%가 그 근거다. 최근 정책 입안자나 많은 국민은 경제가 살아난다는 기대감에 사로잡혀 있다. 그 근거로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는 얘기들을 한다. 반가운 얘기다. 가녀린 마파람에도 비 소식을 믿으려고 하는 농민들의 심정 같다. 한국 경제가 왜 이렇게 되고 말았는가. 그 이유의 하나는 경제 성장에 대한 지도층의 비전이 없기 때문이다. 성장률이 3.1%를 기록했던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은 경기부양책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한 데 이어 2005년에는 경제는 “총리가 알아서 한다”고 했다. 최근 이해찬 총리는 오늘의 한국은 1980년대 말 이후 가장 안정적이라는 말로 묘사했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은 그 동안 한국 경제를 규제 일변도로 이끌어 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세계에서 한국밖에 없는 출자총액제한제도 존속, 쥐꼬리만큼 풀어준 수도권 공장 신·증축 규제, 1등 기업 잡겠다는 금산법 개정, 부자와 부자기업 잡으려는 소득세율·법인세율 인상, 주택 관련 규제 등 기존 규제와 새로운 규제들이 한국을 더더욱 ‘규제백화점’으로 만들어 왔다. 이런 여건에서 어느 기업이 투자를 늘리겠는가.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망에 따르면, 간판 기업들의 4분기 순이익이 20% 정도 감소하여 2006년 경제 성장의 주요 엔진인 설비투자가 0.1%밖에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한국 경제의 위기 중 하나는 성장 잠재력 위축이다. 성장 잠재력은 노동, 투자, 생산성에 의해 결정된다. 한국은 출산율이 1.17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다. 투자는 위축 일로에 있다. 낮은 출산율, 위축되는 투자, 룩셈부르크의 5분의 1에 지나지 않는 낮은 생산성 등으로 한국 경제의 저성장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참으로 염려스럽다. 대안은 없는가. 물론 있다. 노무현 정부는 지금이라도 과감하게 기업 규제를 완화·철폐하여 기업 투자를 촉진해야 한다. 아일랜드 중국 인도의 경우를 교훈으로 든다. 아일랜드는 규제가 세계에서 가장 약한 나라의 하나다. 법인세율은 12.5%로 세계에서 가장 낮다. 아일랜드는 1990년대 이후 해마다 7% 이상 고도성장을 기록한 결과 1인당 국민소득이 1990년에 1만달러, 1998년에 2만달러, 2003년에 3만달러를 기록했다. 1990년대 이후 10%가 넘는 고도성장을 통해 G6에서 G4로 우뚝 올라선 중국, 2000년 이후 7%가 넘는 고도성장으로 한국을 G11에서 G12로 밀어내고 G11을 차지한 인도도 교훈을 준다. 노무현 정부는 규제를 과감하게 완화·철폐하여 기업 투자를 촉진해야 한다. 지금 한국경제의 유일한 선택은 ‘성장 우선’임을 강조한다. 박동운 (단국대 교수·경제학 / 시민회의 정책위원) 출처 - 세계일보 2005. 12. 21 시론